코로나19 긴 터널에 이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발목을 잡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황까지 장기화되면서 서울 소상공인의 경영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시가 서울경제의 실핏줄이자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157만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장사하기 좋은 서울’ 만들기에 힘을 보탠다.
서울시는 위기 해결에 즉각적인 도움이 되는 자금지원부터 안정적 경영을 위한 매출 증대 방안, 공정한 환경 조성은 물론 새 길을 찾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까지 체계적으로 담은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26일(화) 발표했다. 내년 총 5,356억 원을 투입해 집중적인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2022년 12월 기준) 서울 전체 사업체 중 94%에 해당하는 157만 개가 소상공인 사업체다.
서울 소상공인 평균연령은 51세며 하루평균 11.9시간, 주 5.9일을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에도 불구하고 평균 영업이익은 연 3,100만 원, 부채 1억 8,500만 원에 달하는 것이 소상공인의 현실이다.
내년을 소상공인·자영업자 심폐소생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아울러 폐업과 재창업을 반복하는 ‘회전문식 창업’이 이어지지 않도록 재창업은 엄격하고 탄탄하게 준비시키고, 취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소상공인에겐 직업교육을 통해 안정적 공공·민간일자리 취업을 지원하는 것도 주요 내용이다.
내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는 ①신속·간편·장기·저리로 ‘자금보탬+’ ②수수료 완화‧판로확대로 ‘매출보탬+’ ③안정적 경영환경 조성‧사회안전망 강화로 ‘공정보탬+’ ④새출발 소상공인 지원으로 ‘새길보탬+’의 4대 분야 19개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첫째,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온라인 중심의 소비 트렌드 변화로 위기에 처한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신속·간편·장기·저리로 자금을 보태준다. 올해보다 2,350억 원 늘어난 2조 1,000억 원 규모다.
우선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2,3금융권까지 내몰리고 있는 영세 중·저신용 소상공인(신용평점 600점 이상)을 위한 마이너스통장인 ‘안심통장’을 신설한다. 1인당 1,000만 원까지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고 영업일 1일 이내 승인 처리가 된다. 시중은행 마이너스 대출 평균금리 7.9%보다 낮은 5% 수준으로 필요한 금액을 상시 인출, 입금할 수 있어 이자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생계형·중저신용 소상공인(신용평점 839점 이하) 대상 ‘신속드림자금’은 지원 대상을 저소득‧사회적약자까지 확대하고 ‘취약계층지원자금’ 지원 규모도 5,050억 원에서 6,500억 원으로 늘렸다.
준비된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창업기업자금’도 올해보다 650억 원 많은 총 1,000억 원, 잠재력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성장지원자금’도 1,750억 원 증액한 총 2,400억 원 투입하는 등 소상공인 지원 자금 규모를 대폭 늘려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탠다.
둘째, 배달·결제수수료 완화를 통해 경영 부담을 줄이고 온라인 시장 진입 지원, 골목상권·전통시장 활성화 등을 통한 판로 확대로 매출에 보탬을 준다.
우선 내년 5조 5,000억 원 발행 예정인 온누리상품권 사용가능 골목상권을 현재 402개에서 600개를 추가해 2029년 1,002개까지 늘린다. 아울러 서울페이 앱에 온누리상품권 결제 기능을 추가해 시민 편의도 높일 계획. 통상 온누리상품권 발행액의 32%가량이 서울 시내에서 결제되는 것을 고려할 때 내년에만 약 1조 8천억 원 규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민간 배달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활성화한다. 더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는 공공배달앱 이용을 늘려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 현재 공공배달앱 수수료는 1~2% 수준이다. 가맹점주의 자발적 플랫폼별 차등 가격 확산 추세와 병행하여 시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소상공인단체, 자치구 등과 협력해 공공배달앱의 입점가맹점을 늘리고 자치구 배달전용 상품권(15% 할인) 사용 자치구도 전 자치구로 확대(10개구→25개구)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자사‧계열사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백화점과 주유소, 신용카드 등 민간기업이 발행한 마일리지‧포인트를 소상공인 사업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울페이 포인트로 전환‧사용하는 동행마일리지도 도입한다. 현재 참여를 확정한 기업은 ▲현대백화점 ▲현대자동차 ▲S-OIL ▲신한은행 ▲신한카드 5곳으로 이들 마일리지 중 10%만 서울페이포인트로 전환돼도 서울사랑상품권 2,948억 원 발행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결제수수료가 최대 5%에 달하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토스페이‧알리페이‧라인페이 등 국내 3개, 해외 15개 간편결제사에 서울페이 결제QR 코드를 개방해 수수료를 신용·체크카드 수준인 1.25~1.5% 수준까지 대폭 낮춘다. 5천억 원의 간편결제가 발생시 소상공인들은 88억 원(국내)~135억 원(해외)의 수수료 절감효과를 누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드와 1인가구‧핵가족화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환경 변화를 반영한 소상공인 판로지원도 다각화한다. 온라인 시장 진입 지원과 전통시장 밀키트 개발 및 판매지원 등이 주요내용이다. 전통시장 밀키트는 내년 주요시장 5개 점포를 선정해 추진 예정이다.
(온라인판로지원) 전담 매니저가 상품 기획‧개발부터 디자인, 마케팅, 유통사 MD 1대1 연계, 국내외 온라인플랫폼 입점을 지원한다.
(중장년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맞춤형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부터 전문가 컨설팅, 온라인플랫폼 제작 및 사후관리까지 통합지원한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 기술력 있는 농식품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해 전문가 상담부터 투자유치‧판로 등을 지원한다.
셋째,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관리,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해 공정한 소상공인 경영환경 조성에 보탬을 준다.
먼저, 젓가락부터 세제, 고무장갑까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게 비싼 가격으로 강매시켰던 잘못된 ‘필수품목’ 지정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서울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말 그대로 필수적인 것만 본사에서 구매하고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은 직접 구매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필수품목 항목과 공급가격 산정 방식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와 협의 없이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을 금지한 가맹사업법령 개정에 따른 조치의 일환이다.
최근 급증한 모바일상품권 사용에 대한 높은 수수료(6~11%)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 실태를 조사하고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모바일상품권 플랫폼 사-쿠폰 사-가맹본사 간 상생협력 채널 구축하고 지속적인 불공정 행위 조사와 제도 개선 건의 등 자율적인 상생을 유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일하다 다쳐도 생계 때문에 쉴 수 없었던 자영업자 산재보험도 최대 5년간 매월 보험료의 30~50%를 지원 예정이다. 자영업자 퇴직금으로 불리는 노란우산공제 희망장려금(월 2만원, 1년간), 자영업자 고용보험료(월보험료 20%, 최대 5년) 지원도 지속한다.
마지막으로 창업, 폐업, 재창업을 반복하는 일명 ‘회전문 창업’을 줄이고 취업 등 소상공인의 새길에도 힘을 보탠다.
우선 불가피한 사유로 폐업하는 소상공인에겐 전담 폐업전문가를 1대 1로 매칭해 폐업 결정부터 행정절차 안내, 폐업실비 최대 300만 원 지원, 사후관리 등 전체단계에 대한 지원을 펼친다. 재창업을 준비하는 소상공인을 위해선 또다시 폐업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350여 명의 창업경영전문가가 시작부터 탄탄하게 지원한다.
폐업 후 취업을 원하는 소상공인은 서울시 기술교육원의 직업훈련을 연계하거나 서울시일자리센터를 통해 취업상담과 컨설팅, 일자리 매칭 등을 지원한다. 내년 우선 소상공인 1,000명(직업훈련 200명, 일자리연계 8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서울신용보증재단 보증을 이용 중인 소상공인 금융 빅데이터 분석(매출감소, 제2금융권 대출잔액 증가 등)을 통해 위기 상황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소상공인 1300여명을 발굴‧지원하는 ‘위기 소상공인 선제지원’도 이어나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폐업률이 급증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위기에 처한 서울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고자 ‘힘보탬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면서 “서울경제의 실핏줄이자 지역경제 버팀목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땀흘리고 있는 소상공인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끝까지 소상공인 곁에서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