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식품·외식 시장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며 온라인 식품, 배달 시장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격리체제가 장기화되자 인터넷을 통한 식료품 주문이 대폭 늘었다.
그 중 집에서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 분석센터 ‘Infoline’는 밀키트 시장은 2019년도 15억 루블(한화 약 261억원)을 기록, 2022년도에는 60억 루블(한화 약 105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러시아 밀키트 산업
러시아에서 밀키트 제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다. 손질된 재료와 레시피를 배달해주는 기업 ‘셰프마켓(Chefmarket)’이 러시아 밀키트 1세대로 꼽힌다.
셰프마켓은 2013~2015년도까지 러시아 내 50개의 도시에 체인을 세우며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셰프마켓에 이어 밀키트 업체 ‘Elementaree’와 ‘Partiyaedi’가 차례로 등장하며 시장 규모가 본격적으로 크기 시작했다.
‘Elementaree’의 창업자 올가 지노비예 바는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올 상반기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밀키트 시장이 약 30억 루블(한화 약 525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팬데믹 상황속에서도 밀키트 사업만 성장한 것이다.
‘Elementaree’ 밀키트 제품의 경우 하루 주문량만 약 1만 6천건에 달한다. 주문량의 90%는 모스크바, 10%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뤄진다.
러시아 밀키트 메뉴는 보통 샐러드, 수프, 파스타, 미트볼, 스테이크로 유럽식이 대부분 이며, 아시아 메뉴로는 일본식 된장국, 베트남의 양꿍을 찾아볼 수 있다.
러시아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식당들의 영업이 어려워졌다. 이에 고스트 레스토랑과 유사한 다크 키친(Dark Kitchen) 형태로 가게 문은 닫아놓고 배달만 운영하는 식당들이 늘기 시작했다. 베트남 식당 ‘Dyadyushka Ho’에서는 4월부터 일부 메뉴를 밀키트 상품화 시켜 손질한 재료, 양념, 레시피를 배달하고 있다.
올가 지노비예 바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탈리아, 아시아, 조지아식 등 세계 로컬 푸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관련 밀키트 상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밀키트 업체들은 대기업으로 인수돼 브랜드화 되거나,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의 투자를 받으며 입지를 넓혀 가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참조. Kati 지구촌리포트 9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