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은 집에서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들 이른바 ‘게으른 소비자’들이 주요 소비계층으로 부상했다. 따라서 효율성과 간편성이 중국 식품 소비트렌드 자리잡으며 인스턴트 식품과 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컨설팅 기업 리스 앤 리스(Ries&Ries)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인스턴트 라면 판매량은 1,036억 개에 달하였으며 그중 38.85%인 402.5억 개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톈마오(天猫)가 발표한 <라면 맛지도>에 의하면 라면 소비가 가장 많은 도시는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선전, 광저우, 우한, 난징, 쑤저우, 충칭, 정저우 순이었다.
양은 줄이고 더 예쁜 디자인으로 여심 공략
중국 내 인스턴트 라면 시장을 주도하는 건 지우우허우(95后) 여성 소비자이다. 지우우허우란(95后) 95년생 이후에 태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로 현재 20대 초반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중국 전체 라면 소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달한다. 남성 중심에서 여성 소비자 중심으로 새로운 주 소비계층이 이동한 것이다.
중국 인스트라면 업계는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색다른 시도에 나서고 있다. 양은 줄이고 디자인은 예쁘게 바꾼 3세대 인스턴트라면 시장이 도래했다.
기존 1세대 중국 인스턴트면은 봉지라면이 주를 이루었다. 이후 소비자들의 편의성 고려한 용기 형태로 2세대 제품들이 등장했다. 3세대 인스턴트 라면은 기존 200g 내외 용량에서 130~140g으로 양을 줄이고 여성들이 선호하는 세련된 디자인을 포장 패키지의 변화를 이루었다.
중국의 인스턴트면 업체인 ‘광시뤄장위엔식품’은 인스턴트 면패키지에 이색적으로 핑크색을사용한 ‘소녀면’을 출시했다. 젊은 여성소비자를 주타깃으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 또 다른 인스턴트면 업체 ‘하이츠지아’도 중국 현지 여성들이 선호하는 신맛과 매운맛으로 유명한 쑤안라펀을 인스턴트 라면으로 선보였다.
고급화로 제2희 호황기 맞은 중국 라면 시장
세계인스턴트라면 협회(WINA)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라면 판매량은 2015년부터 급격히 줄었다. 2016에는 연간 판매량이 385억 개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라면업계에선 고급화 전략을 띄웠다.
젊은 소비자에 맞춰 다양한 맛의 제품을 개발하고 들어가는 재료의 질을 높였다. 포장 또한 고급스러운 제품이라는 인식이 들도록 공을 들였다.
중국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면인 뤄쓰펀(우렁이를 삶은 육수에 쌀국수를 넣어 만든 광시지역의 면요리). 쑤안라펀(식초와 고추기름을 사용한 탕에 당면을 넣은 쓰촨 지역면 요리) 등을 활용한 비교적 고가의 인스턴트 라면이 출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뤄쓰펀과 쑤안라펀 인스턴트 라면의 경우 평균 라면 가격인 5~6위안(약 900원내외)보다 비싸지만 인기가 좋다. 뤄쓰펀의 경우 시뤄회, 리우췐, 동아이 등의 브랜드 제품은 6~7위안(약1,100원)의 중고가 가격이다. 뤄바왕, 하오환뤄, 뤄장위엔등의 제품은 12~15위안(약 2,300원)으로 고가다. 쑤안라펀의 경우 주 소비층인 중·고등학교 여학생을 고려해 10위안(약 1,700원) 선에 판매된다.
'캉스푸 익스프레스 속달면관‘은 고기 덩어리가 듬뿍 들어간 건더기 스프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포장한 제품을 30위한(약 5천원)에 선보여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중국 현지 라면업계에서는 뤄쓰펀과 쑤안라펀과 같이 중국 각 지역의 대표요리를 인스턴트라면으로 개발한 제품을 ‘특색라면’으로 칭하고 있다. 작년 뤄쓰펀과 쑤안라펀, 두 종의 인스턴트 라면은 쌀국수를 제치고 특색라면 중 판매량 1, 2위를 올렸다.
한국 인스턴트 라면 중에는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이 작년 중국 C2C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플랫폼에서 약 1,300만개 판매하며 한국산 라면의 저력을 보여줬다.
중국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젊은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잡고자 저칼로리·디자인·독특한 맛 개발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