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가 네이밍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재미있거나 독특한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화제가 되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거나 소위 매출 대박을 일궈낸 선례도 점차 늘고 있다.
사람의 이름도 그 사람의 인생과 ‘운명’에 큰 몫을 하는 것처럼, 브랜드의 이름 또한 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한일 외식컨설팅 전문가인 알지엠컨설팅의 강태봉 대표는 “치열한 경쟁 가운데 있는 업종이라면 상품이나 업종의 특성을 드러내는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브랜드 네이밍은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이밍 전략은 단순한 이미지 메이킹을 넘어서 마케팅의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브랜드의 가치를 담은 이름
브랜드의 특징을 잘 담아낸 브랜드명 일수록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쉽다. 또한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본래 목적도 놓쳐서는 안 된다. 기왕이면 브랜드가 지향하는 철학을 잘 담아내는 것이 좋다.
국내 최대의 반찬전문식품기업인 도들샘에서 운영하는 ‘오레시피’의 경우 홈푸드의 모든 것을 안전한 먹거리로 제공한다는 것을 사업 콘셉트로 하고 있다.
맛에 대한 감탄사인 ‘오’와 조리법을 의미하는 ‘레시피’라는 단어의 결합이다. 이를 통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주부들에게 ‘반찬전문점’이라는 사업내용을 쏙쏙 각인시키는 좋은 이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석떡볶이 프랜차이즈 ‘청년다방’은 분식과 카페를 접목시킨 컨셉을 내세운 곳이다.
한 곳에서 식사와 디저트, 간단한 주류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지인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의 개념으로 ‘다방’을 강조했다.
복고풍의 분위기가 가득한 이곳은 인테리어부터 소품, 디자인 등을 활용해 더욱 편안한 느낌을 살렸다. 덕분에 중, 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일으키는 공간으로 젊은 고객층에게는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자들을 위한 감자탕이라는 ‘남다른 감자탕’은 유별나고 톡톡 튀는 차별화된 맛과 남자 콘셉트를 결합한 브랜드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트렌드를 반영한 재미있는 네이밍전략 눈에 띄어
최근엔 브랜드의 이름을 만들 때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알아보게 네이밍을 하는 것이 트렌드다.
예전처럼 어려운 한자를 써서 생각을 하게 하는 네이밍보다는 직관성이 있는 네이밍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특히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네이밍의 경우 재미(fun)라는 요소가 가미되면 더 효과적이다.
팔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2월 ‘팔도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괄도네넴띤’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1020 세대를 겨냥하여 SNS에서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를 실제 제품명으로 활용했다.
‘괄도네넴띤’은 출시 보도 후부터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출시 한 달 만에 500만개 전량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와 같은 인기에 힘입어 팔도는 지난 7월 ‘괄도네넴띤‘을 ‘팔도비빔면 매운맛’으로 이름을 바꿔 정식 제품화했다.
분식 프랜차이즈 ‘얌샘김밥’에서는 마라 열풍에 맞춰 김밥과 비빔면 2종을 구성된 신메뉴 ‘대충마라’를 출시했다.
‘대단히 충실하게’라는 뜻을 ‘대충’이라는 두 글자로 줄여 재치 있는 이름으로 표현했다. 마라 소스에 볶음 고기를 넣은 ‘대충마라김밥’은 얼얼하고 매운 마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파파존스 피자가 지난 8월 출시한 신메뉴 ‘하쿠나 마타타 피자’는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느낌의 단어 ’하쿠나 마타타’를 메뉴명으로 내세운 게 눈에 띈다.
'하쿠나 마타타'는 스와힐리어로 문제없다는 뜻이다. 직장 및 학업 등으로 인해 각자 지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고객들이 하시는 모든 일이 다 잘 풀리기를 소망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아 네이밍했다고 파파존스 관계자는 전했다.
신메뉴 ‘하쿠타 마타타 피자’는 메뉴명뿐만 아니라 패밀리 사이즈의 씬 도우로만 출시됐다.
일반 도우보다 얇고 바삭한 씬 도우를 사용함으로써 신선하고 푸짐한 토핑 자체의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며 씬 도우의 고소한 맛과 함께 풍성한 치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파파존스 피자는 ‘하쿠나 마타타 피자’ 출시를 기념해 다음달 5일까지 한정기간 동안 7000원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단번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 네이밍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