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트에 가면 푸딩을 우유팩에 담아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이색적인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푸딩은 일본인이 사랑하는 디저트 중 하나로 백화점, 편의점, 전문점 등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우유팩에 담긴 푸딩은 업무슈퍼(業務スーパー) 매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우유팩 푸딩’이 소개된 이후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업무를 보거나 수업을 들으며 자연스레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며칠 동안 두고 마실 수 있는 1리터 이상의 대용량 커피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우유팩 푸딩 역시 코로나 이전에도 시중에 나와 있던 제품이었으나 작년부터 수요가 더욱 높아졌다.
커스터드, 초콜릿, 치즈, 커피 등 다양한 맛의 우유팩 푸딩이 있으며, 가격은 보통 1킬로그램 용량 기준으로 175엔~248엔(약 1,700원~2,500원)에 형성돼 저렴한 편이다. 홈카페 문화의 성장으로 우유팩 푸딩을 구입해 집에서 타피오카펄, 생크림, 마시멜로, 과일 등을 섞어 자신만의 푸딩으로 만든 다음 SNS에 공유한다.
우유팩 디저트 시리즈는 업무슈퍼의 오리지널 상품으로 2014년 물양갱이 처음 공개됐으며, 오렌지 젤리, 레어 치즈 상품이 연이어 나왔다. 우유팩 커스터드 푸딩은 다음 해인 9월에 출시됐다.
거대한 유통기업들이 자리 잡은 시장에서 차별화를 이루고자 개발한 것이 업무슈퍼 측에서 개발한 것이 바로 우유팩 디저트였다. 한 팩당 푸딩의 무게가 1킬로그램에 달해 냉장 응고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수차례 테스트를 반복해 제품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또한, 값싼 가격 설정이 가능했던 것은 공장 시설, 설비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일본 아이치현에 위치한 우유 가공 공장에서 동일한 기계를 이용해 우유팩 디저트를 만들어낸다. 하나의 라인이나 기계를 사용해 두가지 이상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일본에서는 '이도류공장'이라 부른다.
우유팩처럼 윗부분 양쪽을 뜯은 다음 흔들면 기다란 푸딩이 나온다. 우유팩 옆면에는 푸딩을 활용한 디저트 요리법을 표기해뒀다. 한 팩당 용량은 7~8인분이다. 캐러멜 소스 없이도 충분히 괜찮은 보급형 푸딩의 맛이 난다. 유통기한도 2개월 정도로 넉넉해 집에 두고 먹기 적합하다.
저렴한 가격에 장기간 보존 가능한 대용량 제품이라는 점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추가할 수 있는 요소가 코로나19 이후 바뀐 대중의 소비 취향과 맞아떨어지면서 우유팩 푸딩이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