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식품시장에서 치즈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18년 한 해 중국의 치즈 생산량은 2만여 톤에 도달 했고, 치즈 수입량은 13년 연속 증가해 10만 8천톤에 육박했다. 중국 농업과학원 농업 정보연구소의 ‘2019-2028년 중국 유제품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억 5천만 명에 이르는 ‘지요우허우 (95后 : 95~99년에 출생한 세대를 이르는 말)’ 계층이 중국의 차세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젊은 세대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치즈는 미래 중국 유제품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2028년 중국인의 연평균 치즈 소비량은 현재의 5배인 1인당 0.5kg에 달할 전망이다.
수입산 강세인 중국 치즈 시장
중국의 유명 피자 체인점, 베이커리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업체가 수입 치즈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치즈 또는 중국 유제품을 사용한다고 밝힌 브랜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외식업 관계자들은 중국 제품에 비해 수입 치즈가 식감, 향미 등 품질이 우수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양식을 찾는 손님들이 가격에 덜 민감한다는 점도 원가보다 품질 좋은 수입 치즈를 선택하는 원인으로 파악됐다.
‘2019년 중국 치즈 시장 소비 권장 및 구현 경로’ 보고서에 따르면 , 중국 내 치즈 판매 경로는 소매 32.1%, 요식업계 도매 64.9%로 도매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도매 시장에서도 외국 브랜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낙농 기업인 뉴질랜드의 폰테라 제품이 전체 물량의 42%를 차지, 이어 16% 호주 브랜드인 MG가 뒤를 이었다. 중국에서 수입 치즈브랜드들은 공고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그 외 시장 점유율을 놓고 중국 업체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이다.
폰테라사는 올해 상반기에 중화권 요식업계 및 직배송 고객 매출이 52% 증가했으며, 또한 폰테라 산하 버터 브랜드인 앵커 역시 ‘중식과 양식의 융합’이라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해 현지 외식업계에서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
주목해야 할 중국 어린이 치즈 시장
중국 치즈 시장을 이미 호주나 뉴질랜드 브랜드가 독차지하고 있지만, 어린이 치즈 시장만큼은 중국 브랜드가 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어린이 치즈 시장에 비교적 일찍 진출한 중국 유제품 업체 미아오커란뚜오의 올 상반기 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핵심 판매 품목인 봉치즈 (손에 들고 섭취하기 간편한 스틱 모양의 치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0% 가까이 증가했다.
한 유제품 업계 전문가는 “어린이 치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유망하며, 향후 어린이 치즈를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선한다면 5년 안에 시장 규모가 110~150억 위안( 약 1조 8,500억 ~ 2조 5,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많은 치즈 업체들이 어린이 치즈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으며, 폰테라 역시 어린이 치즈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치즈, 아시아 문화권 유사성 살려 시장 공략해야
한국은 1980년대에 이미 치즈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경험했다. 2017년 한국의 1인당 연간 치즈 소비량은 중국의 30배인 3.1kg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니즈를 충족시켜오며 한국 업체들은 상당한 경쟁력을 키워왔다.
이는 중국과 문화적 유사점이 많은 아시아 국가로서 한국 업체가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 장점이 될 수 있다. 음식점 도매 납품과 어린이 치즈를 중심으로 빠른 성장 중인 중국 치즈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한국 기업의 강점을 살린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