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 대구 맛남 ㅣ 맛을 잇는 사람들 VOL.1

 

“스승님, 스승님, 이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요리 구력이 20-30년이 넘는 베테랑급 대구 요리인들이 서울에서 내려온 ‘스승님’과 함께 창작 활동이 한창이다.

어렵게 모신 스승님은 단지 그가 유명해서만은 아니다. 오랜 세월 요리를 익힌 전문가의 눈에도 비범한 솜씨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요리를 차려내는 맵시는 물론이고, 곰탕 하나도 본인들은 상상도 못했던 아이디어로 더 빠르고 진한 국물을 끓여내는 솜씨에 제자들은 스승을 “요리에 통한 분”이라고 자랑했다.

 

대구 제자들과의 인연으로 대구 ·경북 식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스승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지역 음식문화유산을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출발지가 바로 대구. 대구 하면 따로국밥, 소막창구이, 찜갈비 등 맵고 뜨겁고 짠 음식만 떠올리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자 대구의 제자 6명과 함께 숨어 있는 맛과 이야기, 그리고 멋을 담은 ‘경상북도의 밥상’을 차렸다. 다름아닌 이종국 요리연구가와 경북의 맛을 잇는 고수 6인의 ‘맛있는 만남’의 현장,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칠 게 없는 밥상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최정민의 녹두황장 & 최공해선액장

경주 최씨 가문의 장맛을 잇다

경북 경산은 대구의 동쪽에 접한 근교 도시다. 대구에서 경산으로 도시의 경계를 넘으니 점차 높은 건물이 줄어들고 시야가 트인다. 과수원과 대학 캠퍼스를 지나자 사진이 있는 간판으로 눈길을 끄는 향토 음식점 <뜰안>이 나타난다.

 

 

서바이벌 요리 프로그램 ‘한식대첩4’의 우승자인 최정민 대표가 25년 동안 운영해오고 있는 한식당이다. 유명 요리 프로그램 우승자의 한식당으로 지역 명물이 되었지만, 취재팀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식당의 식탁에 오르지 않은 최 대표의 보물, 녹두황장과 최공해선액장 때문이다.

 

최정민 대표는 동해가 면해 있는 울산이 고향이다. ‘최부자’로 알려진 경주 최씨 가문으로 18명의 대가족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식구도 많고 제사도 많은 집안이라 음식과 가까울 수 밖에 없었다.

 

 

“어릴 적 먹었던 음식 맛을 혀가 기억하고 있다”는 그가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집안 레시피는 녹두황장이 대표적이다. 영남 지역 반가 사대부들의 영양 별식으로 가문에 전해 내려온 녹두황장은 청국장의 일종으로, 냄새가 심하고 보관이 어려운 탓에 현대로 오면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런데 이를 최 대표가 냄새가 나지 않도록 변형해 다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대한민국명인회로부터 녹두황장 명인으로 인증도 받았다. 녹두황장의 기본 재료는 메주콩과 녹두로 띄운 청국장이다. 이것을 절구로 찧은 뒤 고춧가루, 표고버섯 가루, 고추씨, 다진 마늘 등을 넣고 버무린다.

연잎으로 감싸 3시간 숙성하면 은은하게 향이 배어든 장이 완성된다. 한지로 한 겹 더 감싸 보관하거나 곧장 반찬처럼 먹을 수도 있다. 맛을 보니 과연 특유의 발효취가 강하지 않고 콩의 구수함이 진했다. 녹두까지 더해져 영양소는 더욱 풍부하다.

 

 

이름부터 생소한 최공해선액장 역시 대대로 이어진 전통 장이다. 멸치액젓에 갖가지 해산물을 담근 액장으로, 최씨 가문에 내려온다 해서 ‘최공’이라 이름 붙였다. 만드는 방법은 이러하다. 먼저 직접 담근 멸치젓을 내린 액젓에 무, 양파, 감초, 당귀 등을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말린 홍합, 새우, 문어는 물에 불린 뒤 찌고, 생전복은 참기름을 발라서 찐다.

 

쪄낸 재료를 다져 된장, 다진 청양고추, 마늘, 육수와 버무리면 완성. 영양식으로 생선찜이나 쌈, 고기 요리 등에 두루 잘 어울린다. 대표의 기억 속에서는 어린 시절 제사를 지낸 뒤 남은 해산물을 말려뒀다가 여름철 반찬으로 만들어 먹곤 했다고 한다.

 

경산은 최 대표 배우자의 고향이다. 1979년 결혼한 뒤 농업, 축산업에 이어 외식업을 하며 이곳에 정착했다. 요리를 향한 최 대표의 열정은 경주 최씨 가문의 전통 조리법을 넘어 대구와 경북의 향토 음식 탐구로 항하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고조리서를 가까이 두고서 공부한 결과, 2016년 「음식디미방」 강사 자격증 1급을 취득했고, 지난해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식품외식산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구가톨릭 대학교 외식조리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장 강의를 진행하고 경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경산의 밥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는 등 본인의 지식과 경험을 전하는 일에 여념이 없다.

 

“타지 사람들은 대구 경북 음식을 두고 맛이 없다고도 하는데, 경북은 종가와 고조리서가 가장 많은 지역이에요. 고조리서는 우리 음식의 근간이라 할 수 있지요.” 경북의 음식문화유산을 자랑하는 음성에는 청년의 에너지가 듬뿍 담겨 있다.

그의 진정한 목표는 한발 더 나아가 귀한 전통 장을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재해석하여 내놓는 일이다. “시대의 음식 문화는 현시대 사람들이 맛있다고 인정하는 것이지요. 이어온 전통 음식을 근간으로 현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 ​뜰안
  • 경상북도 경산시 압량읍 대학로 361

 

 

변미자의 개복치 물회

포항 바다와 어육장의 만남

이름부터 생소하고 독특한 개복치의 정체는 바닷물고기다. 한 마리에 작게는 300kg, 크게는 2t까지 거뜬히 나가는 거대한 녀석이다. 무색, 무미, 무취의 특징을 가진 속살을 네모나게 썰어두면 영락없이 청포묵처럼 보인다.

 

 

식감은 묵보다 더 쫄깃한 편. 경북 포항에서는 오래전부터 개복치를 즐겨 먹었다. 전라도 길흉사에 홍어가 꼭 올랐다면, 포항을 포함한 영남 해안 지방에선 개복치가 빠지지 않았다고. 보통 껍질 부분은 썰어서 초장에 찍어 먹고 뼈 부위는 국으로 끓여 먹는데, 이런 개복치를 물회로 만드는 기발한 발상을 한 이가 있다. 바로 대구 수성구의 한식당 <용지봉>을 운영하는 변미자 대표다.

 

 

<용지봉>은 경북 지역의 양반가 내림 음식들을 재해석한 로컬 메뉴들을 한우 숯불구이와 함께 코스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변 대표는 포항이 고향인 남편(김수진 대구관광협회장)을 통해 공수해온 개복치를 종종 상에 올렸다.

그런데 미끈거려서 젓가락으로 먹기 힘들어하는 손님들을 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물회로 만들게 됐다. 우선 개복치 껍질 부위를 삶아서 냉장고에 하루 정도 굳혀둔다. 하얗던 개복치 살이 투명해지고 말랑말랑해지면, 먹기 좋게 썰어서 문어, 전복, 해삼, 미역과 석이채, 각종 채소들을 함께 담는다.

 

그리고 청량한 얼음 육수를 부어 낸다. 여기서 특별한 점은 물회 양념에 고춧가루를 넣는 여느 지역과 달리 어육장을 가미한다는 것. 변 대표는 5년 전부터 전통 방법 그대로 어육장을 직접 담가왔다. 도미, 숭어, 전복과 말린 소고기, 꿩고기 등 귀한 육해공 산물들을 3년간 숙성시킨 깊은 발효의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진한 감칠맛은 얼음 육수에 넣어 탱글탱글해진 개복치를 포함한 해산물들과 함께 입안에서 넘실댄다. 한 그릇 안에 경북의 바다가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집안 음식을 대구의 별미로 등장시킨 변 대표의 요리 열정은 지난날에서도 엿보인다. 한식 외식업을 한 지 올해로 32년째. 사업 부도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작한 식당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그만큼 배움과 도전에 매달렸고, 그 결과 한, 중, 일, 양식과 복어까지 5대 조리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물론, 대구음식박람회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고, 대구 향토 음식인 ‘연요리’로 명인 인증까지 받았다.

 

5년 전엔 서바이벌 요리 프로그램 ‘한식대첩 4’에 30년 지기인 최정민 <뜰안> 대표와 함께 ‘경북팀’으로 참여해 당당히 대상을 거머쥐며 경북 음식의 저력을 온 국민에게 알리기도 했다. 어육장처럼 경북 음식문화유산을 직접 잇기 시작한 것도 대상까지 가는 고난한 과정에서 꾸준한 연구를 해온 덕분이다.

 

당시 경북의 고조리서와 반가 음식들을 연구하면서 지역에 보석같은 내림 음식이 많다는 걸 알게 된 변 대표는 지금까지도 관련 공부를 멈추지 않고 있다. 달걀 반숙과 송이, 게살, 문어 등 다양한 식감의 재료들을 고소한 잣 국물에 넣은 경주 최씨 가문의 내림음식 ‘수란채’, 고조리서 「음식디미방」에 나온 ‘대구껍질 누르미’ 등은 <용지봉>의 코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또한 직접 담근 어육장은 이곳 음식의 깊이를 더해주는 근간이다. 어육장의 풍미가 담긴 갈비탕은 제품으로도 개발돼 전국으로 판매된다.

 

최근엔 이종국 요리연구가의 컨설팅 아래 보쌈 전문점 <소풍가>, 국밥 전문점 <따뜻한 한그릇>을 리뉴얼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쉽게 이룬 일은 단 하나도 없었어요. 요리 인생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대구에 한식 파인 다이닝을 준비 중입니다. 고조리서를 재해석한 코스 메뉴들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새 꿈을 말하는 변 대표의 표정에서 굳은 의지가 드러났다.

 

  • 용지봉
  • 대구광역시 수성구 들안로 9

 

 

이정숙의 주찬 고추장

책으로 전해 내려온 선조들의 풍미

“이 책을 이리 눈 어두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 잘 알아 이대로 시행하라. … 부디 상치 말게 간수하여 쉬이 떨어버리지 말라.” 1670년경 집필된 고조리서 「음식디미방」의 말미에 나오는 당부의 글대로 장계향 선생이 일흔 넘은 나이로 적어 내려간 음식 조리법과 저장법 등을 후대에 널리 알리는 대구인이 있다.

 

 

음식디미방 연구소장이자 경북 영양군으로부터 음식디미방 명인 인증을 받은 이정숙 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소장은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음식디미방」 교육을 진행한다. 20여 년 전부터 고조리서와 약선 음식, 사찰 음식 등을 공부해 온 이정숙 소장은 7-8년 전 본격적으로 「음식디미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450년부터 1900년대 초까지 전해지는 조리서를 ‘고조리서’라고 하는데 1670-1680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디미방」은 경북 영양군 재령 이씨 종가의 종부인 장계향 선생이 자손들을 위해 남긴 저서다. 현

 

존하는 최고(最古)의 한글 조리서로서 조선 중기의 식문화를 담고 있다. 한글 구어체로 서술되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국수, 국, 떡, 한과, 술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분류된 것이 특징이다. 취재팀을 위해 소장의 특별한 「음식디미방」 시연이 마련됐다. 주제는 「음식디미방」의 떡 가운데 잡과편과 석이편. 잡과편은 찹쌀 반죽에 밤, 대추, 곶감, 잣 등의 고물을 입힌 떡으로, 여러 과일로 만들었다 하여 ‘잡과’편이라 부른다.

 

다채로운 색감 덕에 떡을 괼 때 고임의 맨 윗부분을 장식하는 웃기떡으로 사용한다. 석이편은 바위에 붙어 귀 모양으로 자라는 석이버섯의 가루를 넣고 찐 떡에 잣 고물을 입혀 만든다. 석이버섯과 잣 등 당시 귀한 재료를 사용한 데서 재령 이씨 가문의 음식에 대한 정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정숙 소장이 고조리서 공부를 시작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자녀들의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천연 염색을 배우다 그 원리가 흥미로워 고문헌을 통해 근원을 파고들기 시작했고, 의복 부분을 공부하다 조리 부분을 발견하고 살펴보게 됐다고. 주찬 고추장 역시 술과 안주를 모은 고조리서 「주찬」에 소개된 요리다.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건조해둔 도라지, 더덕, 무말랭이, 생강, 표고버섯, 석이버섯을 덖은 뒤 어육간장으로 버무려둔다. 그리고는 장을 담그거나 술을 빚을 때 주로 사용하는 구멍떡을 삶아 엿기름물을 붓고 떡이 풀어질 때까지 잘 젓는다. 녹은 찹쌀풀에 메줏가루를 발효한 밑장과 고춧가루, 조청을 넣고 섞는데, 소금으로 간하면 일반적인 고추장이다.

여기에 어육간장에 버무린 재료와 꿀, 죽염을 혼합하면 주찬 고추장이 완성된다.

3개월간 발효를 거치면서 맛이 더욱 깊고 부드러워져 양념 역할의 고추장을 넘어 옛 선비들에게 풍류를 돋우는 안주로 사랑받았다.

 

소장의 활동 지역은 대구이지만 경북 영주를 오가느라 바쁘다. 영주 풍기읍의 시골집에서 장을 담그기 때문이다. 마당에는 어육장부터 팥간장, 밀장 등 묻어둔 항아리가 많은데, 맛있게 익은 장을 나눠주거나 장이 필요하다는 지인에게 빌려줄 때면 특히 뿌듯하다고 말한다. “수강생들 이 어육장을 처음 배울 때는 힘들다고 하지만 그 맛을 보면 맛있어서 담그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해요.”

 

향토 음식 전수로 분주한 이 소장에게는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절기에 따른 절기식을 소개하는 책을 내는 바람이 있어요. 예를 들면 단오에는 수리취로 떡을 하고, 장마 전에는 배추가 무르기 전에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죠. 잊혀가는 전통 절기식을 조명하는 책을 남기고 싶어요."

 

  • 음식디미방
  • 경상북도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1길 8

 

 

정강희의 두부

정직하고 깊은 콩의 맛

지속가능성이라는 세계적 화두 아래 한국 밥상의 두부는 어느덧 건강한 식물성 단백질로 주목받는 음식이 됐다. 공장형 제품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이지만 전통과 비법을 담아 만든 두부가 그만큼 소중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구의 서쪽 끝, 달성군 다사읍에는 대표의 이름 석 자와 두부를 나란히 내건 한식당 <정강희 두부마을>이 있다. 직접 만든 두부와 자극적이지 않은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대구에서 나고 자란 정강희 대표가 2009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식당 밖 작업장에서 반자동 기계로 매일 만든 두부로 요리를 한다. 여기에 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밭에서 기른 채소와 나물, 직접 담근 장으로 맛을 낸 한식을 곁들인다.

 

“음식은 평생 먹는 것이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음식점이 재료 하나하나 신경 쓸 수 없을 테니 나라도 그렇게 해야죠.” 처음 시작할 때 분명히 흙을 밟을 수 있는 곳에 자리 잡았으나 그간 개발이 진행되어 주위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는 사실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다.

 

그렇다면 왜 두부였을까. 음식점을 시작하기 전부터 유기농 식재료로 건강한 밥상을 차렸던 정 대표는 두부도 직접 만들어 먹었다. 그러다 남한산성 근처의 한 식당에서 두부 전골을 먹었는데 그 맛이 잊히지 않았다. “이런 두부를 만들어 팔면 좋겠다” 하던 중 결국 엔지니어 남편의 도움을 받아 두부 생산 설비를 마련하고 지금의 음식점을 열었다.

 

두부 재료는 경북 영주의 부석태와 해양 심층수면 충분하다. 먼저, 불린 부석태를 기계로 분쇄하고 비지와 콩물이 분리되어 나오면 콩물에 해수를 넣어 응고시킨다. 이렇게 물컹한 상태로 완성된 것이 순두부다.

 

 

순두부를 틀에 넣어 모양을 잡고 눌러 물기를 빼내면 모두부가 완성된다. 기계를 활용하지만 완전 자동은 아니라 계속해서 콩물을 지켜보며 저어야 한다. 화학 응고제를 사용하지 않아 식으면 단단해지는 것이 이곳 두부의 특징. 갓 나온 두부를 맛보니 과연 콩의 고소한 향이 유달리 진했다. 김치 또한 정 대표가 자랑스럽게 내놓는 음식이다.

 

매년 김장철이면 1천5백-2천 포기의 김치를 담그는데, 재작년까지 직접 재배한 배추를 사용했을 정도로 옹골차다. 지난해는 농사일이 너무 힘들어 강원도 배추로 김장했다. 김치 맛의 비결을 묻자 여러 재료가 쏟아져 나온다. 포인트는 바로 고구마 생채와 두부를 만드는 콩죽이다.

고구마 전분이 군내를 잡아주고, 콩죽이 발효 과정에서 톡 쏘는 맛을 더해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것. 김장 날이면 한쪽에서 직원들이 고구마 채만 썰고 있는 진풍경이 펼쳐진단다.

 

또한 멸치젓갈은 3-4년 묵혀서 사용하는데, 대구 사람들은 진한 맛을 선호하기에 진젓으로 넣는다고. <정강희 두부마을>은 대구 달성군이 지정한 사찰 음식 전문점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음식 공부를 시작한 건 이곳을 연 지 2년이 지난 때로, 솜씨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다고. 그렇게 약선 음식을 배웠고 ‘건강한 음식’을 따라가다 보니 고조리서와 사찰 음식도 공부했다.

 

실제로 건강 관리를 위해 이곳을 찾는 단골이 많은데, 일주일에 네다섯번 찾아오던 손님이 몸이 편해졌다는 말을 전했을 때 더없이 뿌듯 했다고. 최근에는 오래 생각해왔던 1인상 메뉴를 도입했고, 건물 4층에 한정식 전문점을 새롭게 열었다.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신이 난다는 정강희 대표.

그런 정 대표의 바람은 자녀들이 가업을 이어가는 것이다. “특히 장과 김치는 제대로 가르쳐주고 싶어요. 장은 환경과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식품이라 언제 담그느냐에 따라 맛과 염도가 달라지거든요. 그러한 노하우를 제대로 알려주려고 합니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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