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서 무분별하게 생겨나는 미투브랜드로 인한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브랜드가 생겨나면 이를 모방해 만드는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다. 미투브랜드 난립으로 인해 수많은 매장이 출혈 경쟁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방 문을 닫는다. 본사의 지원 체계도 갖추지 않고 묻지마식 영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가 떠안고 있는 현실이다.
미투브랜드로 몸살 앓는 외식업계
미투브랜드하면 대표적으로 스몰비어, 대만카스텔라, 생과일주스, 쌀핫도그 그리고 올해 음료 시장을 휩씬 흑당 밀크티를 들 수 있다.
스몰비어의 경우 압구정봉구비어가 뜨자 달봉비어, 용구비어, 봉쥬비어, 첨담동 말자쌀롱 등 유사한 브랜드가 등장했다. 매장 인테리어, 상표, 메뉴 컨셉 등을 유사하게 따라해 소비자 입장에서 원조브랜드가 어디인지조차 분별할 수 없게 시장이 혼란스러워졌다. 이로 인해 봉구비어뿐만 아니라 미투브랜드 역시 시장에서 차별성이 없어지며 같이 하락세를 맞았다.
2016년~2017년사이 명랑시대 쌀핫도그를 중심으로 창업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쌀핫도그도 미투브랜드 난립을 피할 수 없었다. 청춘 감성 쌀핫도그, 아쫀 쌀눈 핫도그, 별스타 쌀 핫도그 등 상표를 등록했다. 정식 등록되지 못했으나 2017년 상표 출원한 핫도그 브랜드는 이외에도 수십개에 달한다.
산업통산자원부의 '2018 프랜차이즈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4631개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이 중 직영점 운영 경험 없이 가맹사업을 전개한 곳도 다수였다.
2018년 기준 등록 프랜차이즈 브랜드 6,052개 중 가맹본부가 단 하나의 직영점도 운영하지 않는 브랜드는 3,524개(58.2%)로 전체 브랜드 10개 중 6개꼴로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처리 더딘 미투브랜드 방지법안
미투브랜드로 인한 문제를 막기 위해 2017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등 12인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 계류 중이다. 주요 내용은 직영점을 2개 이상, 1년 이상 경영한 브랜드에게만 프랜차이즈 자격 요건을 부여하는 것이다.
공정위 역시 1개 이상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는 ‘창업단계 가맹사업 1+1’제도를 추진 중이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의 자격 제한 없이 일정 양식의 정보공개서만 등록하면 누구나 가맹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지난 12월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6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가맹사업 미투브랜드 난립 방지-직영점 운영경험 의무화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이승창 한국프랜차이즈학회장,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김동억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대표위원, 김상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사업실장 및 이순미 공정위 가맹거래과장 등이 참여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가맹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한 브랜드(가맹점 연평균매출액 : 3억3300만원)가 그렇지 않은 브랜드(가맹점 연평균매출액 : 2억9100만원)에 비해 가맹점의 연 매출액이 4200만 원(15%) 더 높았으며, 생존율도 5% 양호했다.
채 의원은 지난 10월 대표로 직영점이 없거나, 가장 장기간 운영한 직영점의 영업 기간이 1년 미안인 경우 공정위 및 시·도지사가 정보공개서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채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장 노하우가 있는 검증된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를 모집하되 근래에 문제가 되고 있는 미투브랜드 난립 현상에도 제동을 걸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