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한자리서 장사를 오래 하다 보니 이제 60세가 훌쩍 넘었다. 강산이 변하고, 음식을 사먹는 풍경 또한 예전과 다르다.
한 곳에서 오랜 기간 장사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해마다 있는 각종 식자재파동에 재료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빠르게 변하는 외식 트랜드와 유행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인천 제물포에서 20평 규모의 치킨 프랜차이즈(돈치킨 인천제물포점)를 운영하고 있는 이익형 사장(63세, 남).
이 씨의 경우 한자리서 10년 간 족발장사를 하다 오븐구이 치킨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꿨다.
최근 이 씨처럼 반 백세를 훌쩍 넘은 나이에 주력했던 업종을 바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가고 있는 노장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2016년 초, 점포 인근에 깔끔한 외관의 프랜차이즈 족발보쌈전문점과 무한리필 삼겹살집이 연달아 생기면서 전년에 비해 매출이 40% 이상 감소했다는 이 씨. 여기에 식자재 가격까지 크게 올라 운영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이 씨는 고정비를 줄이고자 주방찬모 한 명과 홀 서빙 직원 한명으로 직원 또한 대폭 줄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고.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메뉴가격을 올려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그렇게 하면 지금껏 쌓아온 단골고객들의 신뢰를 잃을 것이 분명했죠.”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주력했던 상품과 업종을 바꾸는 것. 가격변동의 폭이 심하지 않고, 수요가 많은 치킨 창업으로 가닥을 잡고, 35세의 아들과 함께 치킨 트렌드 시장 조사를 직접 하면서 지금의 브랜드로 최종 결정했다.
4개월 남짓 시장조사를 하면서 간장, 꿀, 쌀 치킨 등 다양한 맛의 치킨처럼 다양한 개성을 가진 수많은 치킨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 씨.
여러 브랜드를 조사한 후 그는 “갈수록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깐깐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서는 건강한 맛, 정직한 재료로 승부를 걸어야 된다고 생각해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 낸 건강한 치킨이란 컨셉의 ‘돈치킨’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10년 장사경력이 있는 그였지만, 가맹본사의 점주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조리교육은 물론 효과적인 고객응대법과 친절교육 등 장사의 기초가 되는 부분까지 초심으로 돌아가 성심껏 교육에 임했다.
업종 변경 비용으로 총 9천만원을 투자해 새롭게 오픈한 그의 점포는 지하철 1호선 인천 제물포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상가 1층에 있다.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는 없지만, 각종 상점들과 빌라촌이 형성되어 있어 주말 저녁엔 지역 주민들로 32석의 좌석이 꽉 찬다.
오랜 기간 이 지역에서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있던 이 씨는 배달보다는 홀 매출에 집중해 운영하고 있다고.
지역특성상 멀리 나가지 않고 거주지 인근에서 간단히 술자리를 갖는 고객이 많은데, 짬뽕탕, 해물탕 등 전문 탕요리가 잘 구성되어 있어 각종 친목모임 장소로 이 씨 점포를 많이들 찾고 있다.
현재 아들과 홀 서빙 직원 1명을 두고,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매장을 운영 중인 이 씨.
업종변경 후 크게 오른 매출에 대해 그는 판매하고 있는 치킨의 경쟁력을 꼽았다.
타 치킨브랜드의 경우 대게 8~9호 크기의 닭을 사용하지만, 돈치킨의 경우 11호 닭을 판매하고 있어 양이 푸짐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또한 담백한 오븐구이 치킨에 마늘소스, 데리야끼소스, 매운소스 등 3가지 소스를 제공,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족발장사 땐 들어가는 야채쌈, 샐러드 등 들어가는 야채들이 많아 여름과 겨울, 가격변동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치킨으로 업종을 바꾸면서 부수적인 식자재들이 들어가지 않아 마음 편히 장사를 하고 있다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