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안주로 오징어와 땅콩이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자리를 ‘치맥’(치킨과 맥주)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치킨이 확고하게 차지한 지 오래다.
요즘엔 ‘맥주’와 함께 먹기 좋은 안주의 조합으로 치맥 외에도 피맥(피자와 맥주), 만맥(만두와 맥주)등의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키며 트렌드가 되어 왔다.
실례로 오비맥주에서 2017년 11월부터 약 1년간 각종 SNS 채널 내 맥주 관련 키워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치맥, 피맥 등 맥주와 함께 즐기는 음식의 조합이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30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외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가벼운 음주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도수로 다음날 숙취 염려를 덜 수 있는 ‘맥주’와 궁합이 좋은 메뉴를 찾는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눈 여겨 볼 조합은 바로 튀김과 맥주의 조합을 일컫는 ‘튀맥’이다.
분식 메뉴였던 튀김, 치킨보다는 양과 가격 덜 부담스러워 젊은층 선호
트렌디한 술안주로 급부상
고소한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음식과 청량한 탄산감을 주는 맥주의 조합은 이미 검증된 맛 보증수표이지만, 특히나 쉽게 포만감이 드는 맥주에 부담 없이 곁들이기 좋다는 점에서 메인 플레이어로서의 튀김의 활약을 주목해 볼 만 하다.
최근 외식 및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튀맥’ 안성맞춤 메뉴를 소개한다.
먼저 일본 가정식 레스토랑 ‘후와후와(HUWA HUWA)’에서는 직장인 고객을 타깃으로 ‘술 한잔 곁들임 메뉴’를 별도 구성해 다양한 튀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먼저 닭의 연골을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잘라 바삭하게 튀겨낸 ‘연골 가라아게’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연골 특유의 재미있는 식감으로 맥주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또, 이번에 신메뉴로 출시 예정인 ‘목화솜 닭똥집’은 폭신한 목화솜을 연상하게 하는 비주얼의 닭똥집 튀김으로, 전분으로 튀김 옷을 입혀 바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후와후와는 문어와 오징어를 통째로 튀겨낸 ‘통문어 가라아게’와 ‘통오징어 가라아게’를 선보인다. 쫄깃한 식감은 물론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달짝지근한 풍미 덕에 맥주에 곁들일 가벼운 안주로 제격이다.
일본 오사카의 명물인 꼬치튀김 요리 ‘쿠시카츠’(串カツ)가 유튜브 등을 통해 인기를 얻으면서 이자카야나 일식 관련 업종에서 쿠시카츠를 메뉴에 도입하거나 전문 매장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고기나 채소를 꼬치에 꽂아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쿠시카츠는 오사카 신세카이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 중 하나이다. 주문과 동시에 튀겨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이 매력적이다.
일본 쿠시카츠 전문점의 경우 대게 주방을 기준으로 바 좌석으로 이뤄져 있어 셰프가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국내에서 쿠시카츠를 선보인 ‘쿠시카츠쿠시엔’은 이베리코 돼지고기 항정살과 치즈·사과·표고까지 20여종의 다양한 바삭한 쿠시카츠를 선보인다.
기본 메뉴로 22가지 튀김이 있고, 날마다 1~2가지의 테스트 메뉴를 선보인다.
이곳의 맛은 튀김옷에서 시작된다. 재료 사이사이를 채워 질감을 보조하는 역할답게 씹는 식감이 좋은 재료는 얇은 튀김옷을 사용한다. 튀김옷의 농도를 조절하고 짧은 시간 고온에서 튀겨 향을 살린다.
다양한 쿠시카츠를 고르는 재미가 인기의 비결이다. 돼지등심, 아스파라거스, 돼지갈비, 존슨빌 소시지 외에 모짜렐라치즈, 블루베리 카망베르 치즈, 꽈리고추, 샬럿(미니양파) 등이 있으며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 튀기기도 한다.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의 사이드 메뉴 ‘김떡만’은 김말이와 떡강정, 팝콘만두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제품으로, 한입 크기의 바삭한 튀김을 특제 소스에 버무려 냈다.
매콤한 소스의 오리지널 ‘매콤 김떡만’과 갈릭 소스에 버무려 맵지 않고 짭조름한 ‘갈릭 김떡만’, 사천풍 짜장 소스에 버무려 매콤달콤하게 즐기는 ‘사천짜장 김떡만’ 총 3종류로 제공한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양으로 간식으로도 먹기 좋다.
에어프라이어 열풍은 ‘튀맥’ 트렌드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이전에는 엄두 내기 힘들었던 튀김요리를 가정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식품업계에서 저마다 다양한 간편식 튀김 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청정원은 온라인 전용제품 브랜드 ‘집으로ON’을 통해 다양한 튀김류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순살치킨(2종), 팔선생 새우튀김(2종), 팔선생 꿔바로우 (2종) 등 총 6종으로 구성됐다. 모두 에어프라이어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실 때 손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식품에서는 1분 만에 완성되는 간편 안주로 ‘찬마루 어묵 가라아게’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의 30년 어묵명장과 함께 개발했으며 이자카야의 인기 안주인 가라아게에서 착안했다.
우엉, 당근, 양파 등 채소 원물을 넣고 감자 전분과 달걀흰자로 반죽해 담백하고 고소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기름 없이 팬에 가열하거나 개봉 후 전자레인지에 1분만 돌리면 완성된다. 일본식 안주를 한국인 입맛에 최적화해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기에 최근 1인가구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