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은 모든 외식업 경영자의 꿈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부터 백년가게 육성을 위해 30년 이상 된 도소매, 음식점을 발굴해 지원에 나섰다. 작년에는 총 81개 업체가 선정됐다.
서울시 역시 정치역사, 문화예술 등에서 보존가치가 있는 것들을 미래유산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중에는 1904년 개업해 종로에서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문설농탕’같이 역사가 오래된 음식점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일본은 1000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이 있을 정도로 노포(老鋪)가 많은 나라다. 백년가게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경영자의 자세가 중요하다.
일본 네기시 푸드 서비스의 창업자 네기시 에이지 대표는 1969년 아버지 회사가 도산한 것을 계기로 도쿄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창업을 했다. 20점포를 출점한 규탄 네기시를 통해 재작년 71억 엔의 매출을 올렸다. 백년가게를 위한 네기시 대표가 강조하는 외식업 경영자의 자세를 살펴본다.
인구감소로 맞이할 품질의 시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외식업계에도 위기이다. 일본의 경우 2040년이 되면 1억 700만 명으로 인구 2000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자, 소비자 모두 사라지는 상황에서 장사도 변해야 한다.
“옛날처럼 인구가 늘어날 때에는 품질과 수량 어떤 것을 추구해서 성공했다. 지금 고객은 태어났을 무렵부터 편의점이나 인터넷에서 무엇이든 손에 넣을 환경에 있다. 상품 비교가 쉽고 검색만 하면 식당에 대한 평가가 적나라하다. 음식이든 물건이든 성숙기에 올랐다. 인구감소로 이제는 품질의 시대다.”
품질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선 회사의 품질,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철저한 경영 이념이 필요하다. 만약 직원이 이념을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쌓아도 단번에 무너져 버린다. 경영 이념을 얼마나 구체화 해 나갈 것인지가 회사의 경쟁력이다.
“최근 어떤 회사는 경영 이념을 가지고 조례에서 선창하면 직원이 따라부르는 창화(唱和)를 하는 곳도 많아졌다. 하지만 낭독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일방적인 명령은 사람을 성장시킬 수 없다. 네기시 운영 최대 강점은 일상 업무에 경영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다.”
수평적 PDCA로 업무 진행
네기시 대표가 직원들의 업무를 통해 경영 이념을 구현한 방법은 수평적 PDCA다. 네기시 푸드 서비스에선 직원이 처음부터 P(Plan, 계획)에 참여해 의견을 내고 함께 사업, 전략 구상을 한다.
“많은 회사의 경우 사장과 책임자가 P(계획)을 수립하면 현장 직원은 수동적으로 D(Do) 행동에만 참여한다.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세운 계획이 아니므로 결국 회사일이 남의 일이 돼버린다. 남의 일이니까 의지가 생기지 않고, 계획이 실패해도 결국 책임자를 비난할 뿐이다.”
상사가 아닌 고객 걱정하는 직원을 만들어라.
고객 설문 조사는 어느 음식점에서나 하지만 네기시 그룹은 활용법이 다르다. 네기시 한 매장을 통해 매월 2천통의 설문 조사를 받는다. 그 중 500통 정도는직원을 칭찬하는 글이 적혀 있다. 네기시 그룹은 칭찬 문장을 그대로 상장으로 만들어 식사권과 함께 모두의 앞에서 표창한다.
“이 모습을 보면 직원은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 표창받는 직원이 고객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들으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크다. 이런 구조가 이뤄지면 직원은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걱정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직원이 실패했을 때 비난하지 않고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네기시 대표는 항상 “사람을 비난하지 말고 구조를 비난하라.”고 말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양으로
품질의 시대라지만 커뮤니케이션 만큼은 양을 중요시한다. 네기시 점포의 5개의 커뮤니케이션은 인사, 격려, 감사, 대답, 미소이다. 어떤 기업도 하고 있으나 네기시 대표는 왜 필요한가를 직원에게 이해시킨다.
“번성점의 바탕에는 좋은 인간관계가 있다. 인간관계는 인사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점장부터 솔선해 인사를 하도록 가르친다. 이를 통해 신뢰가 쌓인다. 굳이 말하자면 신뢰 저축이다. 신뢰 저금이 있는 점장에겐 직원의 충성도가 올라간다.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도와 고객이 만족하게 된다. 이 결과 회사의 이익이 늘어나고 이익은 직원 처우 개선으로 이어진다.”
인사라는 행위가 직원의 월급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형식적으로 인사를 하는 사람과 인사의 가치를 이해하고 하는 직원의 결과는 전혀 다르다. 이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네기시 대표의 몫이다.
원인은 나의 것
외식업 현장에서 부하 직원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상사들이 많다. 하지만 네기시 대표는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직원이 아닌 그들을 이해시키지 못한 상사에 있다고 생각한다. 상사의 문제는 점장, 관리자, 사장으로 연결된다. 타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네기시 대표는 ‘원인은 나의 것’이라는 말을 새길 것을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사람이라는 것은 재료가 아니라 재산이다. 그래서 직원에게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정말 우수한 경영자는 혼자 성장하는 사람이 아닌, 직원을 성장시켜 유능한 인재로 길러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