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아낌없이 주는 존재, ‘나무향기’ 윤경훈 대표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은 가장 소비가 활발한 상권 중 하나다. SKT가 실시한 상권조사에 따르면 재작년 총 매출 5조를 넘기며 1위를 기록했다. 대기업이 밀집돼 있고 주변으로 옛 모습을 간직한 관광지가 많아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활발하다.

 

상권 규모가 큰 만큼 임대료가 높고 경쟁 또한 치열하다. 유명 프랜차이즈도 입점했다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광화문역 8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장작구이 고깃집 ‘나무향기’는 뛰어난 맛으로 이곳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나무향기의 윤경훈 대표와 만나 사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도네시아에서 회사 경영 배워

윤 대표는 20대 후반부터 인도네시아에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들의 체계화된 운영 방식을 옆에서 보고 배웠다. 그 당시 경험이 지금 외식업 경영의 자양분이 됐다. 바쁜 와중에도 다양한 현지 문화를 통해 견문을 넓히는 노력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다.

 

“주말에 여가생활을 보내며 쉴 수도 있었지만 원체 새로운 것을 배우길 좋아해 현지인만 가는 골목식당을 찾아다녔다. 나시고랭(볶음밥), 미고랭(볶음구수), 사떼(꼬치요리)는 물론 희귀한 요리도 많이 먹어봤다. 젊은 시절 부지런히 돌아다닌 경험이 사업에서 발현된 것 같다.”

 

 

30대 초반 한국으로 돌아와 97년 종로에서 소갈비, 돼지갈비, 돌솥밥을 전문점 ‘한일회관’을 열며 본격적으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오히려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던 IMF

식당을 열기 위해 매장 수리가 한참이던 와중에 IMF 사태가 터졌다. 대한민국 모든 경제가 얼어붙은 시기였다. 잘나가는 기업들도 도산하는 상황에서 윤 대표는 벼룩시장에 구인 광고를 냈다.

 

“오히려 IMF는 나에겐  인재들을 잡을 기회였다. 벼룩시장에 구인 글을 실으니 전화기를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종일 전화가 왔다. 하루아침에 실직자 신세가 된 실력 있는 주방장, 홀 매니저들이 찾아왔다.”

 

주방, 홀을 합해 총 26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남들은 감봉할 때 윤 대표는 오히려 직원 복지를 강화했다. 지배인 등에게는 어려운 시절에도 100만 원씩 보너스를 줬다. 인재들과 같이 가고 싶다는 생각에 사람에 대한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직원들의 업무 성과가 자연스레 올라가는 환경이었다.

 

 

신발이 분실되는 경우가 잦아 매장에 구두 상품권을 두었을 정도로 손님이 몰렸다. 하지만 장사가 잘되자 건물 관리사장의 횡포가 심해졌다. 터무니없는 이유를 만들어 돈을 요구했다. 더이상 무리한 요청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장사를 접었다.

 

8개월 동안 빈자리에 입점한 나무향기

임대 문제로 시달리는 일에 지쳐 상하이, 청도 등 중국 지역을 다니며 공부 겸 휴식을 취했다. 부동산, 상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때였다. 발로 뛰며 조사한 내용을 상가 분석 노트를 적어나갔다.

 

한국으로 돌아와 부동산을 통해 지금의 나무향기 자리를 소개받았다. 경사진 길에 출입구는 하나뿐이고, 북향에 월세가 비쌌다. 입지가 좋지 않아 8개월간 공실로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윤 대표 눈에는 금싸라기 땅으로 보였다. 바로 계약금 백만 원을 걸었다.

 

 

“나무향기가 입점한 건물은 오래된 주상복합건물인 ‘미도파 주상복합’이었다. 부정적인 조건보다는 대기업·관공서가 밀집된 곳 사이라는 입지와 매장 규모가 커 고깃집을 열면 회식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 봤다. 대우건설 본사, 교보문고, 외교통상부, 서울시교육청 등이 주변에 위치했다.”

 

2010년 2월 매장 수리 중 인테리어 업자가 공사비용을 가지고 잠수해 버렸다. 다행히 윤 대표를 믿고 지인이 큰돈을 빌려줘 매장을 열 수 있었다. 장사는 시작부터 대박 조짐을 보였다. 오픈 전부터 손님이 줄을 서 기다렸다. 한번 찾아온 회식 손님을 단골로 만든 비결은 맛에 대한 철저함에 있다.

 

최고의 맛을 위해 소금부터 장작까지 연구해

나무향기 고기 맛은 간결하며 깔끔하다. 오리, 삼겹살, 갈비살 장작구이와 오리탕이 대표메뉴다. 질 좋은 오리고기를 납품받기 위해 진주, 정읍, 음성 지역을 찾아가 직접 선별했다.

 

돼지고기는 자유롭게 방목하며 키운 네델란드산을 사용한다. 항생제 관리가 철저하며 고기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갈비살 역시 일일이 껍질을 다 벗겨 식감을 살렸다.

 

소금은 전남 신안군 비금면 제품을 사용한다. 300가마씩 주문해 지하 4층 저장고에 보관해둔다. 3년이 넘어 간수가 빠져 단맛이 나는 소금만을 고집하고 있다. 육회는 더 오래된 6~7년 차 소금을 쓴다.

 

 

“오래 일한 요리사들도 땔감인지 바비큐용 나무인지 구분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장작을 태울 때 고기가 가장 맛있는지 책을 보며 연구했다. 바싹 말라 건조한 나무로 고기를 구우면 맛이 나지 않는다. 참나무을 사용하면 진이 함께 타면서 고기 감칠맛을 살려준다.”

 

갓김치, 쪽파김치, 1년 넘은 묵은지를 해남 현지의 이옥선 고모님에게 1톤씩 직송 받고 있으며 고유한 맛의 성질을 유지하기 위해 조미료는 거의 쓰지 않는다.

 

직원은 매장의 기둥이다.

그에게 직원은 매장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그만큼 직원에게 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급여는 물론 직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교육에 투자했다. 덕분에 예전 한일회관에서 함께 일한 직원이 여전히 팀장으로 나무향기를 지키고 있다.

 

업무가 끝나면 유명한 조리사를 초빙해 직원들과 함께 조리 교육을 받았다. 일주일에 두 번씩 3개월간 교육을 하고, 호텔 주방장을 불러 주방 관리를 맡기기도 했다. 성과가 좋은 직원에게는 자녀 장학금으로 900만 원을 지급했다. 또한, 지배인은 중국으로 4박 5일간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해 97년 첫 사업을 할 때부터 채용평가서를 만들어 면접을 실시했다. 능력보단 인성을 중심으로 면접관 의견을 기재하도록 양식을 만들었다. 그 외에도 식당 관리 모든 것을 체계화시켜 시스템으로 매장을 움직이고 있다.

 

끝으로 “한일회관 초창기에는 가게 앞에서 문지기 역할을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했다. 식당 역시 하나의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 같다. 언제까지 사장이 사사건건 붙어서 관리할 수 없다. 오히려 직원 업무에도 방해가 된다. 제대로 된 사람을 키워 나를 대신할 직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기회가 되면 새로운 환경에서 외식사업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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