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키워드는 다양한 창업 기회를 창조한다. 하나의 매장에 두 개 이상의 업종이 한데 어울어져 공유하는 ‘스토어쉐어’도 그중 하나다.
지난 4월 명동 한복판에 두 개의 브랜드를 하나의 간판에 내건 새로운 컨셉의 한식 스토어쉐어 컨셉의 매장이 오픈했다.
서울 3대 냉면집이라 꼽히는 ㈜유천대가의 유천냉면과 인천을 대표하는 해늘찹쌀순대의 ㈜해늘이 만났다.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의 숍인숍은 많았지만 대부분 공간이 분할돼 있었다.
하지만 이 점포는 브랜드도 다르고 상품도 다르지만, 33평대 매장에서 하나의 주방을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국인도 좋아하는 물비찹쌀
언뜻 냉면과 순대가 어울릴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고기를 냉면에 싸 먹는 육쌈냉면처럼 순대와 냉면의 맛 궁합이 잘 맞는다. 유천냉면x해늘찹쌀순대 명동점에서 가장 주문이 많은 건 물냉면, 비빔냉면과 찹쌀순대를 함께 주문하는 일명 ‘물비찹쌀’이다.
11시 반부터 시작되는 점심시간이면 매장 앞으로 손님 줄이 길게 늘어선다. 메뉴 특성상 주문하면 요리가 금방 나오기 때문에 4회전이 무리 없이 돌아간다. 객단가는 12000~13000원 사이로 냉면이나 순대국 단품일 때보다 3000원가량 높다.
유천냉면x해늘찹쌀순대 명동점은 평일이면 외국인 손님의 방문 비율이 더 높다. 한번 매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린 글을 보고 찾는 오는 이들이 많다. 지인 추천을 받고 찾아오는 일본 관광객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80년대 명동을 복원한 인테리어
이곳은 맛뿐만 아니라 80년대 명동을 재현한 인테리어로 장년층에겐 향수를, 젊은 세대에겐 뉴트로 감성을 자극한다. 이제는 서울 도심에서 보기 힘든 공중전화기, 시계 등 소품이 비치돼 있어 여행을 온 외국인에게 신기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과거 명동의 느낌을 살리고자 벽면은 3~4겹을 깎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만들었다. 창문 역시 복고 느낌을 살린 나무형 격자로 밖에서 보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 매장에 비치한 소품은 명동점 김효성 대표가 직접 골동품 가게를 다니며 공수해 왔다.
매장 주변으로는 옛 정취가 묻어나는 목재의자와 은은한 조명을 설치해 명동을 찾는 관광객의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더하기 아닌 곱하기 되는 협업
㈜유천대가와 ㈜해늘의 협업은 단순한 브랜드 간 결합이 아닌 서로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비수기 없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이번 컬래버레이션 매장의 최대 강점이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에는 냉면이 매출을 이끈다.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요즘 명동점의 경우 점심시간에 순대국이 30 ~ 40 그릇 나가는 동안 냉면은 180 ~ 190 그릇이 팔린다. 겨울이 돼서 냉면 매출이 주춤해지는 시기가 오면 순대국, 내장탕, 온반 메뉴가 이를 보완한다.
명동점 김효성 대표는 “오픈 때부터 손님 반응이 뜨거워서 놀랐다. 33평 매장에서 하루 약 4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서울과 인천에서 이미 검증된 두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 명동에서 제대로 된 한식을 선보이는 명소로 자리 잡아 한국. 외국 고객을 모두 만족 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외식 컨설팅회사 알지엠컨설팅의 강태봉 대표는 “지금까지 브랜드간 협업은 이벤트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협업을 통해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이번 ㈜유천대가와 ㈜해늘의 컬래버레이션은 주목할만하다. 이번 명동점이 성공사례를 남긴다면 돌파구가 절실한 외식업계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