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지킨 하얀 셰프복을 입는다는 자부심” 몬드리안호텔 김영근 부총주방장

의사, 약사 그리고 요리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모두 하얀 옷을 입고 근무하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흰색에는 기능적 역할 외에도 생명을 지킨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요리사 역시 의사와 다르지 않다.

 

몬드리안호텔(5성급)의 김영근 부총주방장에게 아침 일찍 출근해 반듯이 정리된 하얀색 셰프복을 입는다는 건 업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일종의 의식이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25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고 한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몬드리안호텔을 찾아 김 부총주방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로비에서 만난 그는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함께 있는 이들마저 기분 좋게 만드는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

 

 

얼마 전 몬드리안호텔로 이직하며 부총주방장이 됐다.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지

이직하기 전 한 호텔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니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경우가 잦아졌고, 스스로 나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해 이직을 결심했다.

 

지금도 현장에서 후배들과 일하기 때문에 모든 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같은 거는 없다. 후배들이 일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우려 한다. 무엇보다 요리를 한다는 업에 대한 책임감을 키워주고 싶다.

 

처음 셰프라는 꿈을 꾸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극기훈련을 가게 됐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수학여행과 달리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기 위한 극기훈련 문화가 있었다. 훈련장에서 요리를 해주는 셰프님의 모습을 보게 됐는데 뜨거운 불 앞에서 능숙하게 조리도구를 다루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다.

 

그 뒤로는 셰프에 대한 동경만 품은 채 대학교에 진학해 식품공학을 2년 동안 배웠다. 미래 진로를 고민하다가 마음속에 간직 한 셰프라는 꿈을 이루고자 외식조리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남들보다 부족한 경험치를 채우려고 취직할 때까지 호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고 했던 것 같다.

 

 

미디어 속 화려한 셰프의 모습과 현실이 달라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셰프로서 성장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몸이 피곤하기는 했지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 자체로 감사하고 재밌었다. 처음에는 중식으로 외식업에 입문해 1년 넘게 일했다. 중식 요리가 적성에도 곧잘 맞았지만 같이 일하던 선배의 권유로 방향을 한식으로 틀었다.

 

지금 세계적으로 한식 열풍이 부는 것을 보면 선배의 말을 듣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식 레스토랑, 호텔을 거치며 한식뿐만 아니라 양식, 일식 등 다양한 요리를 접할 기회가 많다 보니 전통 한식에 양식의 조리법을 대입해 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나만의 레시피를 개발하려 노력했다.

 

갈비 프로모션, VIP 한식행사 메뉴 작업, 럭셔리 브랜드, 기업행사를 주도적으로 맡아 진행했고, 해외 한식 프로모션 총괄 책임자로 방콕, 베트남, 두바이, 중국 등의 다수를 국가에서 한식을 선보였다.

 

 

해외에 나가 한식 요리를 구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보통 해외 프로모션을 가면 2주에서 한 달 정도를 현지에서 머무른다. 식재료가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현지에 맞게끔 레시피를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양념갈비에 넣는 배만 해도 연육작용에 차이가 있어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맛의 변화가 크게 없다면 가급적 현지 재료를 사용해 한국의 맛을 재현하는데 초점을 둔다. 2012년 태국 방콕 호텔에서 한식 프로모션을 진행했을 때 살성과 식감이 꽃게와 유사한 블루크랩으로 양념게장을 만들었다.

 

당시 언론, 잡지사가 취재하는 미디어데이가 공동으로 열린 큰 규모의 행사였는데 태국 왕족이 양념게장이 너무 맛있다며 행사 기간 내내 찾아온 일,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던 일이 기억난다.

 

그전에는 호주 시드니 중서부에 위치한 지역 스트라스필드에서 1년 6개월 정도 지내며 한식 바비큐 레스토랑 오픈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 고기가 손질 안 된 상태로 매장에 들어와 직접 손질까지 해야 했다. 바싹불고기, 육회 등 고기류와 점심 메뉴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덮밥 메뉴를 런칭했다.

 

자신만의 외식 철학은 무엇인가

음식을 할 때는 누구보다 정직하고, 위생적으로 완벽하게 하려 한다. 오픈 주방이 아닌 이상 주방은 고객이 볼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더욱 조리 위생, 청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맛있더라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든 요리를 반길 고객은 없다. 하얀색 옷을 입고 근무하는 직업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셰프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내가 만든 음식에 대해서는 책임을 다하려 한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는지

한식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그들을 위한 요리책은 없는 것 같다.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한식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만들면 한식의 세계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해 관련 작업에 시간을 쏟고 있다.

 

셰프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준다면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만 생각해서 자기 개발에 소홀해서는 셰프로서 성장 가능성이 낮다. 외식업계 트렌드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지 않나. 최일선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저 역시 20대 초반 일을 시작해 40대 중반이 넘었지만 여전히 월급의 5%는 요리관련 서적에 투자하며 능력을 갈고 닦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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