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 제3차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BTS, 트와이스와 같은 아이돌그룹을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음식, 문화, 정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한다. 이런 분위기를 타며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단연 인기다.
일본 오사카에는 한국 전통 궁중 요리를 선보이는 ‘韓味一’이란 식당이 있다. 이곳은 대중적인 김치찌개, 떡볶이, 삼겹살 등이 아닌 삼계탕, 양념게장과 같은 외국인에겐 다소 생소한 한식 메뉴를 다룬다.
매일 먹고 싶어지는 ‘韓味一’ 삼계탕
‘韓味一’의 요리를 책임지는 이는 한국의 궁중 요리 전문점 ‘삼청각’에서 부주방장은 지낸 박삼순 대표다. 독립하며 일본으로 건너와 개업한 매장이 바로 ‘韓味一’이다. 자매점으로 한국식당 한곳을 더 도쿄 에비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韓味一’의 대표 메뉴 중 하나는 토종닭처럼 큰 닭을 부드럽게 삶아낸 삼계탕이다. 삼계탕 속에는 배불리 먹을 있도록 찹쌀을 가득 채워 넣었다. 한국은 테이블에 놓여있는 소금, 후주 조미료를 넣어 각각 입맛에 맞게 간을 조절한다. 하지만 ‘韓味一’은 인삼, 대추, 마늘, 물에 닭고기 삶은 육수를 섞는다. 그 다음에 소금, 후추로 맛을 정돈하고 대파와 구기자를 넣어 간까지 맞춘 상태로 삼계탕을 내놓는다.
닭고기는 두 번 끓여 아주 부드러운 상태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뼈도 간단히 분리 시킬 수 있다. 약간은 뽀얗게 흐린 국물은 찹쌀과 섞이며 걸쭉한 식감을 낸다. 영양가 가득한 뜨끈한 국물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매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몸보신 요리다.
일본인 입맛도 훔친 신선한 양념게장
삼계탕과 함께 ‘韓味一’의 인기 메뉴는 양념게장이다. 중독성 있는 맛으로 한국에서는 밥도둑이라 불리는 게장이 일본인의 입맛도 훔쳤다. ‘韓味一’은 제대로된 한식의 맛을 선사하고자 철저한 원칙을 세우고 게장을 만든다.
우선, 살아있는 꽃게만을 사용한다. 도쿄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은 쉽지 않다. 박 대표는 알고 지내던 업자를 통해 전용 수조 두 개를 구입해 그 안에서 게들을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풀어놓는다.
두 번째로 마늘을 사용하지 않는다. 한식이라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마늘을 빼고 고추, 간장, 참기름, 설탕, 소금, 생강, 양파로 양념을 만들어 꽃게를 담근다. 양념게장을 담근 지 1일째는 게의 본래 맛을 느낄 수 있고, 2일째부터는 양념이 적절히 배인 게장을 먹을 수 있다.
한국 요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막걸리다. ‘韓味一’는 울산 양조장에서 만드는 막걸리 ‘복순도가 손막걸리’를 들여놨다. 일명 '샴페인 막걸리'라고 불리는 손막걸리는 2012년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공식 건배주로 선정되며 인정받은 술이다. 누룩을 만드는 양이 한정돼 있어 일본으로 수출되는 양은 소수이다. ‘韓味一’ 매장에도 들어오지 못하는 날이 있어서 정통 막걸리를 마시고 싶다면 예약은 필수다.
도쿄 에비스에 있는 매장은 박 대표의 아들이 운영하며 일본에서 대를 이어 한식을 전파하고 있다. 박 대표가 1960~1970년 무렵에 만들었던 한국의 전통 음식 레시피를 전수받았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만들어 준 요리를 자신의 눈과 혀, 손으로 익혔다. 맛을 그대로 전해주기 위해 사소한 절차라도 모두 똑같이 실천하고 있다.
일본의 중심인 도쿄에 가게를 낸 것도 ‘삼계탕을 세계로!’라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식을 알려 나가는 것이 두 모자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