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만나는 스페인의 맛
하비에르 아란다 레스토랑

스페인의 스타 셰프 하비에르 아란다의 요리를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27세에 첫 미쉐린 스타를 받은 그가 마드리드의 레스토랑 <라 카브라(La Cabra)>, <가이탄(Gaytán)>, 시우다드 레알의 <레타마(Retama)>에 이어 첫 해외 지점을 압구정에 지난 9월 마련했다.
스페인 유학 시절, <라 카브라>에서 매 끼니를 챙기던 이성호·이성진 공동 대표가 그의 요리를 한국에서도 맛보고 싶어 제안했다고. 하비에르 총괄 셰프는 두 달 간격으로 양국을 오가고, 호세 라몬 헤드 셰프가 상주한다.
이곳은 <가이탄>의 요리를 옮겨오되 장류 등을 활용해 한국적인 터치를 가미했다. 일명 ‘오감(5 Senses)’ 코스는 서서 먹는 웰컴 핑거 푸드로 시작해 채소, 바다, 땅, 스윗(디저트) 순서로 이어지며 각 장소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스패니시 퀴진을 선보인다.
런치 코스는 프리픽스로 세션당 한 가지 요리를 선택할 수 있고, 디너에는 총 13코스의 요리가 제공된다. 식재료 중 절반은 스페인 현지의 것을 사용하고, 한국의 제철 채소도 적극 활용한다. 와인은 국제 소믈리에 학교 교장인 피에다드 소믈리에가 담당하며, 세계 여행을 테마로 와인을 페어링한다. 여기에 통통 튀는 인테리어가 식사 경험을 완성한다. 구불구불한 소파와 연두색 의자 등 자연물에서 영감받은 내관은 요리와 어우러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카바야’는 바다 코스의 고등어 요리로, 스페인과 한국의 재료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훈제 고등어를 된장에 마리네이드한 뒤, 산도 있는 스페인의 아세이투나 소스를 뿌려 고등어 지방의 녹진한 맛과 균형을 맞췄다.
여기에 스페인의 피파라 고추 맛을 입힌 양배추와 된장에 마리네이드한 메추리알을 곁들였다. 땅 코스 메뉴인 ‘코치니요’는 새끼 돼지고기를 활용한 스페인의 대표 요리다.
고온의 기름을 여러 차례 부어 바삭거리는 껍질과 사르르 녹는 속살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 사바용·모과젤리·갈릭 등 3가지 소스의 달콤쌉싸름한 맛과 무, 비트, 당근 피클의 청량함이 어우러져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 하비에르아란다레스토랑
-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79길 19 레인에비뉴 201호
자연을 닮은 작은 요리
오스테리아 나뚜라

국내 1세대 이탤리언 파인 다이닝 <오스테리아 마티네>가 새로운 업장명으로 재탄생했다. ‘나뚜라(NATURA)’는 이자연 대표의 이름에서 딴 것으로, 자연의 모습을 요리에 담아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오스테리아 마티네>의 오랜 단골손님이었던 이 대표는 레스토랑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인수해 7월부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의 고풍스러운 유러피언풍 외관과 인테리어는 그대로 살리되, 조명과 테이블 색을 밝게 바꿔 한층 화사한 분위기로 꾸몄다. 주방을 이끄는 조동현 셰프는 <오스테리아 마티네>에서 3년간 수셰프로 근무한 인물로, 이탤리언 베이스의 유러피언 단품 메뉴를 스몰 디시에 담아낸다. 요리는 재료와 식감과 모양을 살린 자연스럽고 싱그러운 형태를 지향하는데, 예를 들어 가리비 관자 메뉴에 한국에 흔하지 않은 완두콩 순을 활용하는 식이다.
70여 종의 와인 리스트는 이연정 매니저를 중심으로 대표와 셰프가 함께 선정했으며, 가벼운 요리와 잘 어울리는 산뜻한 풍미의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와인 위주로 구성했다. 낮에는 채광이 한가득 쏟아지는 테라스에 앉아 신나는 음악을 즐길 수 있고, 밤에는 재즈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분위기 있는 디너를 만끽할 수 있다.

‘가리비 관자’는 식재료의 맛과 모양을 그대로 살린 시그너처 메뉴다. 뭉근히 끓인 당근 퓌레 위에 노릇하게 구운 가리비 관자를 올리고, 완두콩 순, 그라나파다노 치즈 슬라이스, 아브루가 캐비어를 얹는다.
가리비의 쫀득한 식감과 당근의 상큼함, 아브루가의 톡톡함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풍미를 주고, 한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 돼지꼬리 모양의 완두콩 순을 가니시로 사용해 독특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비프 웰링턴’은 페이스트리 안에 소고기를 넣어 만든 영국식 요리다.
겉을 강하게 익혀 육즙을 가둔 안심에 머스터드 소스를 바른 후, 프로슈토, 표고버섯 뒥셀, 크림 스피니치와 함께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감싼 뒤 굽는다. ‘겉바속촉’ 요리이면서 빵과 고기의 묵직함과 속재료의 짭짜름함이 어우러진다.
- 오스테리아 나뚜라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54길 17 1층 NAT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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