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닝은 변신을 꿈꾼다. 이전과 다른 콘셉트로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는 이탤리언 다이닝과 네오 비스트로, 일식당이 여기 있다.
그리고 각각 해외 각국의 스타 셰프가 서울로 날아와 선보이는 코스 요리와 브런치는 이국의 맛을 선사한다.
한국의 계절을 담은 일본 요리 ‘텐신’(天真)

<스시 치카라>를 운영했던 윤충열 셰프가 지난 9월 염리동에 오픈한 일본 요리 오마카세 레스토랑. ‘천진’을 의미하는 <텐신>은 뜻 그대로 꾸밈없이 계절에 맞는 자연스러움을 선보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일식이라는 큰 틀 안에서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추구하는데, 코스는 크게 전채 요리부터 완모노(맑은 국), 생선회, 구이, 튀김, 식사, 디저트로 구성되며 11월부터 고객의 요청을 반영해 스시를 추가할 예정이다. 제철 식재료로 계절감을 담아내는 만큼 직접 산지에 방문해 생산자의 철학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을에는 횡성 토종닭, 통영 대게, 여수 자라 등을 사용한다고. 더불어 일본 요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첫 번째 육수(이치반 다시)는 홋카이도 리시리섬의 다시마와 가고시마현 마쿠라자키 가쓰오부시 등 고급 재료를 그날의 온도 및 습도를 계산해 우려낸다. 도로와 맞닿은 상가 1층 공간은 일본식으로 백색 자갈밭에 돌다리를 둔 휴지 공간을 두어 안과 밖을 구분했다.
기역(ㄱ)자 카운터 테이블이 오픈 키친과 맞닿아 있는 가운데, 도쿄의 일식당에서 착안하여 퍼포먼스를 위해 화로를 중앙에 배치했다. 사케 소믈리에(기키자케시) 자격을 취득한 셰프가 직접 추천하는 일본 술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가을 ‘전채 요리’는 왼쪽 위부터 차례로 ‘참깨와 시나몬 파우더를 올린 무화과’, ‘젤리 소스를 곁들인 자두와 오크라’, 참깨 소스에 버무린 표고버섯, 단감, 메론’, ‘내장에 비빈 대게 살과 카니스 소스’, 그리고 가운데의 ‘전갱이 회와 깨 된장소스’로 구성된다.
무화과를 마지막에 먹을 것을 권한다. ‘관서식 민물장어구이’는 한 번 쪄서 굽는 관동식과 달리 숯불에 천천히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다. 꼬치에 꿰고 타래 소스를 발라 껍질까지 바삭하게 구운 뒤 참깨를 즉석에서 갈아 올린다. 여기에 대나무 잎으로 감싼 찹쌀밥을 곁들였다. 숯불구이의 풍미와 신선한 깨의 향이 어우러져 고소한 맛이 배가된다.
- 텐신
- 서울특별시 마포구 대흥로24길 24 마포프레스티지자이상가 D동 104 호(염리동)
호기심을 자극하는 네오 비스트로 '큐리오'

빼곡한 빌딩숲 사이, 서초오피스텔 1층에 자리 잡고 있던 아늑한 프렌치 레스토랑 <서초양식당>이 지난 6월 새로운 업장명과 콘셉트로 돌아왔다.
업장명은 '호기심'을 의미하는 '큐리오시티(Curiosity)'의 줄임말로, ‘네오 비스트로’라는 이곳 요리의 정체성을 담았다. <파씨오네>, <류니끄> 등을 거친 조용진 헤드 셰프가 주방을 이끌며, 클래식한 프렌치 레시피에 아시안 터치를 결합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인다.
메뉴는 ‘올리브’, ‘문어’, ‘닭’, ‘옥돔’ 등 사용하는 식재료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여러 단품 요리로 구성했으며, 주변 시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계절의 맛을 반영한다. 맛의 근간이 되는 소스에서도 셰프만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토마토 워터, 장아찌, 샬롯 비니거 등 높은 산도가 기반이 된 재료를 통해 감칠맛과 신맛의 밸런스를 맞춘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3개월마다 변경되며, 일반인이 프렌치 요리를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가격대를 낮췄다고. 함께 페어링할 와인 리스트는 유럽의 컨벤셔널 와인 위주로 구성했다. 20석 남짓의 아담한 공간 내부는 메뉴를 적어둔 커다란 칠판과 벽돌 등 프랑스 현지 느낌의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알싸한 올리브 오일의 풍미가 느껴지는 ‘올리브’는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를 곁들여 먹는 ‘카프레제’를 변주한 스몰 플레이트다. 직접 만든 스트라치아텔라 치즈에 토마토 렐리시를 곁들여 구성은 비슷하게 유지하되, 올리브 오일 아이스크림과 헤이즐넛을 조합해 색다른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닭’은 프랑스 쥐라 지역의 닭 스튜인 ‘샤퐁 오 뱅존(Chapon au vin jaune)’에서 착안한 메뉴. 톡톡 터지는 식감의 보리 리소토 위에 바삭하게 구운 닭다리살과 튀긴 브루셀 스프라우트를 얹고, 화이트 와인, 샬롯 비니거, 헤이즐넛 오일, 모렐버섯, 닭 육수 등을 배합한 뵈르 블랑 소스를 듬뿍 뿌려 완성했다.
- 큐리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운로 226 1층
아시안 터치를 더한 유러피언 브런치, '센트레'

낮에는 브런치와 음료를, 저녁에는 유러피언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도산공원 인근의 카페&바. 캐나다 몬트리올의 레스토랑 <파크(Park)>의 안토니오 박 셰프와 협업해 메뉴를 개발했다. 셰프의 뿌리인 한국과 아르헨티나, 캐나다의 영향 아래 일식, 유러피언 테크닉을 연마한 그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요리로 구성된다.
예컨대 몬트리올식 토스트나 우메보시(매실장아찌), 시로 미소(흰 미소 된장) 소스 등에서 그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한식 재료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최한성 헤드 셰프의 메뉴도 함께 준비되어 있는데, 소스에 된장을 접목한 양갈비 스테이크가 대표적이다.
두 면이 통창으로 이뤄진 공간은 음료를 준비하는 바와 2개의 룸, 그랜드피아노를 중심에 둔 홀로 구성된다. 화이트 톤의 내부를 자연광이 밝히는 가운데 천장을 거울로 채워 한결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벽면에는 최영욱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 ‘카르마(Karma)’가 걸려 있어 독특한 한국적인 미를 더한다. 브런치 메뉴는 종일 운영되며, 브레이크 타임에도 음료는 주문 가능하다. 저녁 7시부터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시작된다.

몬트리올식 토스트인 ‘팡 도레 오 프로마쥬’는 브리오슈 식빵 사이에 고다 치즈와 슬라이스 햄을 끼운 뒤 앙글레즈 소스를 입혀 하루 숙성 후 버터에 구워낸 브런치 메뉴다. 여기에 수란과 제철 과일, 구운 베이컨과 몬트리올산 메이플 시럽, 민트를 올려냈다.
가을에는 무화과와 크림슨 포도를 사용한다. ‘트러플 뇨키’는 수미 감자로 반죽한 뇨키를 바싹 튀겨 속은 쫀득, 겉은 크리스피한 식감을 살렸다. 여기에 폰탈 치즈와 화이트 트러플을 조합한 크림소스를 곁들이고, 슬라이스한 트러플과 레드 소렐을 가니시로 올렸다. 뇨키를 반으로 가른 뒤 녹진한 소스를 듬뿍 찍어 식감을 충분히 느낄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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