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베트남 외식 트렌드 이끄는 '채식 레스토랑'

  • 등록 2020.02.20 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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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전통 속담 중에 ‘야채 없는 식사는 약 없이 고통 받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불교의 영향으로 채식 문화가 익숙한 베트남에서 건강, 동물복지 이슈가 겹치며 채식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 대도시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채식 레스토랑 트렌드에 대해 알아 본다.

 

무르익어가는 베트남 채식문화  

2019년도 Statista에서 발표한 '베트남 소비자 채식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 대상자 2,585명 중 약 28.9%의 응답자가 일주일에 3회~6회 정도 채식을 즐긴다고 답했다.

 

채식을 즐긴다고 답한 응답자의 대부분(64%)은 건강을 위해 채소 위주의 식단을 선호했으며, 이외에도 동물보호(41%), 채식주의자(38%) 등의 이유로 채식을 자주 먹는다고 답했다.(복수응답 가능)

 

 

베트남인들은 과거부터 식사 시 채식을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 중년 및 노인들은 현재도 전통적인 식사법에 따라 채식을 유지하는 이들이 많다. 베트남 통계청의 2019 종교 인구조사를 보면 전체 인구 중 460만 명이 불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조상숭배 신앙이 강해 가정집과 사업장에 작은 제단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는 관례가 있다. 매달 음력 1일과 14일(혹은 15일) 또는 음력 7월 15일(백중날 : 조상의 혼을 위로하는 날)에 약식 제사를 지내고 채식을 한다.

 

 

젊은 세대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 ‘동물 보호’ 등의 이유로 채식 식단을 선호한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등의 트렌드의 확산으로 채식주의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베트남 소비자의 소득 수준이 개선됨에 따라 ‘건강’, ‘유기농’. ‘식품 안전’ 등의 키워드가 중요하게 인식되면서, 최근 베트남 대도시를 중심으로 채식 레스토랑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하노이 및 호치민시 주요 채식 레스토랑

KOTRA 베트남 하노이무역관에 따르면 현지 언론 및 유명 푸드 블로거의 의견을 종합했을 때 하노이에는 110개, 호치민시에는 약 120개의 채식 레스토랑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노이와 호치민시가 소득 수준이 가장 높고,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점, 도시를 중심으로 ‘웰빙’,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채식 레스토랑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식당이 주를 이루었던 과거와는 달리, 고풍스러운 느낌의 채식 레스토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채식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도 등장했다.

 

 

하노이에서 영업 중인 채식 레스토랑으로는 베트남 전통식 위주의 채식 음식을 파는 ‘우담채’, 불교식으로 꾸민 공간에서 뷔페식으로 채식을 즐기는 ‘사드후’, 야외 정원에 불상을 배치하는 등 종교적인 느낌이 강한 ‘비 라이’ 등이 있다.

 

 

호치민시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규모의 채식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훔 베지테리안’, 두부 요리 및 채식 전골과 각종 퓨전음식이 특징인 ‘도아센방’, 저렴하게 커리, 두부 및 버섯요리를 선보이는 ‘라우 베지테리안’ 등이 현지인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채식 레스토랑이다.

 

전통 음식부터 두리안 피자까지 다양화된 채식 메뉴

베트남 채식 레스토랑의 경우 전통적인 베트남 음식이 많으며, 고기 대신 버섯과 두부를 곁들인 음식이 대표적이다. 콩, 연꽃씨, 각종 견과류 등을 곁들인 다양한 메뉴도 찾아볼 수 있다.

 

고기대신 버섯을 으깨 만든 채식 쌀국수, 두부 및 야채로 요리한 채식 페이스트, 라이스페이퍼에 각종 야채를 말아 만든 스프링롤 등 레스토랑마다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호치민과 하노이시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고기를 넣지 않은 멕시칸 타코, 두리안 피자, 버섯 샤브샤브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노이의 채식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건강한 메뉴를 찾는 손님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환경 문제에 관심 있는 고객을 위해 유기농 채소 및 친환경 포장재 사용, 플라스틱 빨대 대신 대나무 빨대를 사용하는 등 운영 환경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채식을 단순한 식사가 아닌 라이프 스타일로 추구하고 있는 만큼 호치민, 하노이, 다낭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채식 레스토랑의 인기는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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