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국내 우유 시장의 매출 규모는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저출산으로 인한 유아의 우유 소비량 감소와 두유, 커피음료 등 우유의 영양소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이 다양해지며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우유 제조사에선 다양한 조합의 가공유, 뉴트로 컨셉의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를 마음을 잡고 있다.
국내 우유 시장 매출 흐름
2016년부터 분기별 우유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3분기가 공통적으로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2분기 매출이 높은 양상을 보인다. 날씨가 더워지며 우유 및 음료 판매량 증가가 매출 향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매출액 기준 우유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채널은 편의점(27.6%)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할인점(22.65%), 독립슈퍼(19.7%), 체인슈퍼(19.3%) 순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타 채널 대비 다양한 가공유 신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접근성이 높아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맛의 가공유 신제품, 기발한 패키지 제품에 대한 구매가 늘고 있다. 반면, 주 고객층이 주부인 대형할인마트는 가공유에 비해 백색시유(흰 우유)의 판매량이 꾸준하다.
우유 종류별로는 백색시유가 65%이상으로 우유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다. 1인당 우유 소비량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소득 증가와 건강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며 고급 유기농 우유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유기농 우유는 일반 우유 대비 30~40% 가격이 높지만, 품질 좋은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백색시유 다음으로는 바나나 우유, 초코 우유 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다.
2018년과 2019년 3분기 제조사별 매출을 살펴보면, 1위는 서울우유의 ‘나 100%’로 전체 우유 매출액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남양유업의 ‘맛있는 우유 GT’, 3위는 빙그레의 ‘바나나 맛 우유’였다.
소비자 이목 끄는 다양한 가공유
백색시유 소비 감소를 극복하고자 우유업계는 다양한 맛의 가공유 출시했다. 기존 가공유 시장이 바나나, 초코, 딸기, 커피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호박고구마, 복숭아, 쑥 등 이색적인 조합을 선보이고 있다. 독특하고 새로운 제품을 찾는 젊은 층의 소비 트렌드와 부합하며 이색 가공유 시장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는 2018년 2월 오디맛 우유를 시작으로 귤맛, 리치피치맛, 바닐라맛, 호박고구마맛 등 ‘세상에 없던 우유시리즈’를 출시했다. 서울우유도 작년 11월 겨울시즌을 맞아 ‘호박고구마 카톤 300’을 공개해 좋은 반응을 받았다.
푸르밀은 ‘여수 쑥 우유’, ‘청도 홍시 우유’, ‘이천 쌀 우유’ 등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가공유를 만들었다.
뉴트로 감성 입은 우유
식품·외식업계 핵심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뉴트로 감성이 우유까지 퍼졌다.
푸르밀은 작년 5월 추억의 맛을 재현한 ‘자판기 커피’와 ‘자판기 우유맛’ 상품을 출시했다. ‘자판기 우유맛’은 분유을 넣은 자판기 우유 특유의 달달한 맛을 살려 2030세대의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한다. 복고풍 그림과, 80년대를 연상시키는 서체를 사용해 뉴트로 감성을 살렸다.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 패키지에 80~90년대 사용한 빙그레 로고를 새겨 넣어 레트로 느낌을 더 강조했다. ‘바나나맛 우유’는 2016년부터 겨울마다 상품 디자인을 변화 시켜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주려 노력 중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과거 서울우유 홍보를 위해 제작된 컵을 뉴트로 컨셉으로 다시 선보였다. ‘1949년 특설 밀크홀 레트로잔’, ‘1965년 균질우유 레트로잔’, ‘1994년 앙팡 레트로잔’ 3종류다.
이외에도 서울우유 치즈, 딸기요정, 모두랑 아이스크림 레트로 컵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서울우유측은 옛 감성을 살린 패키지를 재출시해 젊은 세대부터 기성세대까지 아우른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콩, 쌀, 견과류 등 식물성 식품으로만 만든 ‘식물성 우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정식품은 가장 대표적인 식물성 우유인 두유에 애플망고를 넣은 ‘베지밀 과일이 꼭꼭 씹히는 애플망고 두유’를 출시, 기존 담백한 맛을 가진 두유와 달리 상큼한 두유로 젊은 층을 공략했다.
유당불내증(우유의 주성분인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는 증상)을 겪는 사람뿐만 아니라 채식 위주로 식습관을 변화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식물성 우유’의 향후 시장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