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OOD 비즈니스]선물용 쌀 만들어 판로 개척한 日 농가

  • 등록 2020.03.27 09: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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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쌀을 캐주얼하고 세련되게 변신시켜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있다.

혼슈 중심부인 시가현 나가하마시에 위치한 햐쿠타쿠미야(百匠屋)는 쌀을 선물의 개념으로 풀어냈다.

 

지역에서 생산한 쌀을 검은콩, 찹쌀, 팥 등과 섞어 다양한 컨셉을 입히고 파스텔톤 포장지와 노시(熨斗, 축하의 선물에 인사말을 적어 덧붙이는 종이)로 꾸몄다.

 

 

우리나라 역시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이 옛말이 됐을 정도로 쌀 소비량이 떨어져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985년 128.1kg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8년 69.5kg까지 감소했다. 작년 9월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생산자협회 등 농민단체들이 쌀 목표가격 인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나서기도 했다.

 

똑같은 쌀이지만 새롭게 해석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일본 농가의 사례를 소개한다.

 

건강한 쌀을 간단하고 맛있게

햐쿠타쿠미야(百匠屋)에서 판매하는 쌀 상품은 1인분씩 컵 용기에 담아 판매한다. 사용하는 쌀은 시가현 후베이 지역에서 가져온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모두 저농약, 최소한의 화학 비료 사용으로 재배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씻지 않고 바로 밥을 지을 수 있는 제품이라 물양을 맞춰 함께 넣으면 된다. 또한, 쌀과 함께 있는 잡곡을 가압해 팽화 상태로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물에 불려서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 없다. 1인분 씩 나눠서 포장돼 있고 밥을 짓는 법이 간편하기 때문에 선물용은 물론 아침에 집밥을 먹고 출근하려는 1인 직장인의 수요도 늘고 있다.

 

갓 지은 밥은 알파화 상태가 돼 단맛이 나고 찰기가 있어 맛있다. 하지만 식게 되면 베타 상태 녹말로 돌아가 맛이 없어진다. 햐쿠타쿠미야(百匠屋)에서 사용하는 쌀은 고시히카리 중 최고급 품종을 사용해 식은 상태에서도 찰기와 맛을 잘 유지해 도시락용으로도 적합하다.

 

경조사를 위한 쌀 선물세트

쌀 선물 세트는 축하용, 연말용(歳暮, 신세진 사람에게 연말에 선물을 보내는 일본 문화), 조사(弔事)용, 3종류가 있다. 빨강, 파랑, 연두 보라, 노랑 등 포장지를 상황에 맞게 꾸몄다. 축하용에는 하얀색과 빨간색을 사용하고, 조사용 상품은 연두색과 보라색을 쓴다. 쌀 가격은 개수에 따라 1600엔~5500엔 사이이다.

 

 

축하 쌀에는 백미와 찹쌀 특별한 가공 붉은 팥, 붉은 쌀을 넣어 색감을 살렸다. 조사용 쌀은 잡곡을 넣지 않고 고시히카리 품종의 쌀만 넣어 정갈하고 구성했다. 지역 농가 활성화를 위해 시가현에서 새로이 개발한 쌀 품종을 사용한 미즈카가미 상품도 있다. 시가현 중앙부에 있는 일본 최대의 호수인 비와호의 물을 사용해 알맞은 끈기와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이다.

 

 

7종류의 노시(熨斗)는 동백꽃, 소나무, 매화, 금붕어, 국화 등이 그려져 있어 주문 시 용도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한편 일본 아오모리현의 이나카다테 마을은 식생활의 서구화로 쌀 소비량이 줄어들어 위기를 겪자 논에 색깔이 있는 벼를 심어 만화 캐릭터, 미술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논 아트’로 유명세를 얻으며 일본인 물론 전 세계적으로 관광객을 모았다. 게다가 논 그림 사진을 찍으면 판매 사이트로 연동되는 QR코드를 개발해 판매 증진을 꾀한 경우도 있다. 경기도 여주시 역시 이를 벤치마킹해 논에 세종대왕 그림을 그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김미경 기자 mkyng@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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