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OOD 비즈니스]전통 식기를 구독한다. 음식점과 공예의 만남

  • 등록 2020.03.31 13: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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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전통 공예 식기를 구독모델로 음식점에서 이용하는 서비스가 생겼다.

사라지는 전통을 지키고자 두 청년이 뭉쳤다. 홋타 타쿠야 대표와 우라타 쇼고 대표는 전통 공예품인 도자기와 칠기 등의 식기를 월별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서비스 ‘Craftal’를 새로이 선보였다.

 

 

일본은 전통 공예 도자기와 칠기, 목공, 종이 제품 등 생활 밀착형 기술을 전국 각지에서 계승·보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는 점점 줄어들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고 생활 패턴의 변화, 원자재 확보가 힘들어지며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일 전통 공예 산업진흥협회에 따르면, 전통 공예품의 생산액은 1980년경에 비해 5분의 1이하로 감소했다.

 

 

‘Craftal’ 서비스는 전통 공예품을 산지 음식점과 서로 연결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월 3만 원으로 접시와 그릇 구독

두 사람은 모두 ‘Craftal’ 서비스를 만들기 전부터 전통 공예 사업에 종사해왔다. 홋타 대표는 Culture Generation Japan, 우라타 대표는 Catal 이라는 기업을 각각 경영하고 있었다. 두 회사는 일본 지역 산업에 참여하고 상품 개발 및 판촉 지원 사업 등을 전개하는 곳이다. 이번 서비스는 두 회사의 공동 사업으로 시작했다.

 

‘Craftal’ 서비스는 음식점이 전통 공예품의 식기를 이용, 교환할 수 있는 월 정액제 서비스이다. 접시, 컵, 그릇 등을 가게의 컨셉이나 계절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 구독할 수 있다.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아리타야키, 세토야키, 미노야키, 쿄야키, 키요미즈야키 등에서 도자기 그릇을 모았고 니가타 칠기, 교토 칠기와 제휴를 맺었다.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용기는 전통 공예품의 상품 개발 및 판촉 등을 담당하는 코디네이터가 엄선했다.

 

이용 기간은 최소 3개월부터이며 이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거나 마음에 드는 식기는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사용하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기 전이면 다른 식기로 교환도 가능하다. 음식점에선 그릇 구매 비용 아끼고 보관 공간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신청 및 문의는 웹사이트를 통해 받는다.

 

 

‘Craftal’ 구독모델은 3종류로 나뉜다. ‘기본’ 모델은 매월 3만엔으로 총 30점의 접시와 작은 그릇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신규 개점한 매장을 위한 ‘스타터’ 모델은 4만엔에 총 40점의 용기를, 프리미엄은 5만 엔에 50점을 이용할 수 있다.

 

음식점과 장인을 연결하다.

‘Craftal’ 서비스는 음식점과 공예품 제작사 각각의 니즈가 맞아떨어져서 탄생했다. 음식점, 특히 객단가 1만엔이 넘는 식당에서는 요리를 돋보이게 하는 고품질의 식기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비용을 떠나서 좋은 그릇을 찾고 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제철 요리는 계절감이 있는 디자인과 소재 등을 사용한 식기를 써야 한다. 하지만 항상 창고에 둔 그릇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구독모델을 도입하면 필요한 시기에 원하는 그릇만 쓸 수 있어 이러한 문제가 해소된다.

 

공예품 제작자 측에선 구독모델을 통해 소비자와 연결할 새로운 창구가 된다. 시장 축소에 따라 전통 기술을 알릴 기회가 적어지는 상황에서 판매처를 확보하는 기회이다. 소비자와 접점을 찾아 장인의 작품과 정신을 알려간다.

 

특히 지금까지는 그릇이 판매되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었다. ‘Craftal’ 서비스를 통해 실제 점포에서 사용 후기를 듣고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알아 품질을 개선해 나가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Craftal’ 측은 서비스가 안정기에 들어가면 장인과 음식이 함께 메뉴와 그릇을 개발하는 협업 모델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일식뿐만 아니라 양식까지 진출이 목표

일본의 전통 공예 시장 규모가 작아진 것은 식습관이 서구화되며 양식당이 많이 생겨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식당에 맞는 그릇을 사용하다 보니 일본 전통미를 살린 그릇에 대한 수요도 줄어든 것이다.

 

 

‘Craftal’은 2020년까지 우선 매장 20곳에 구독모델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 시부야에 있는 전통 일식당 TAJIMA에서 그릇 구독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이곳의 카즈히코 주방장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원하는 그릇을 쓸 수 있어 만족한다. 전통을 이어온 그릇들은 다 저마다 스토리가 담겨있기 때문에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음식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도 선사한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향후에 전통 공예품의 해외 전개를 강화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일식당뿐만 아니라 양식당에 식기를 사용을 제안하고 의견을 받아 해외 요리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진출 가능한 시장을 넓혀 음식점과 일본 전통 공예품 장인이 상생하는 모델이 이들의 최종 꿈이다.

김미경 기자 mkyng@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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