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사이트] 한우를 가장 럭셔리하게 알리는 법

마장축산물시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우뚝 서 있는 지상 5층 규모의 건물. 바로 한우 전문 다이닝 <본앤브레드>다.

 

 

아버지에 이어 2대째 한우 유통업을 이어받은 정상원 대표는 최상급 한우를 정육하는 것에서 나아가, 한우를 부위별로 즐기는 코스인 맡김차림을 개발하며 서울 한우 다이닝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그의 다음 행보는전 세계에 한우의 진면목을 알리는 일이다. 서울미식주간(테이스트오브서울) 행사를 취재하던 홍콩의 미식 전문 저널리스트 바네사 영이 정 대표를 만났다.

 

 

서울 프리미엄 한우 다이닝 <본앤브레드>에서 한 식사는 서울미식주간 행사 중 가장 인상적인 이벤트 중 하나다. 마장축산물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본앤브레드 BORN & BRED >는 서울미식을 대표하는 레스토랑과 바를 선정한 올해 ‘테이스트오브서울 100선’에서 그릴 파트 1위를 차지했다.

 

한우 유통 회사를 운영하던 부친의 가업을 이을 때 그에겐 꿈이 있었다. 발골하고 정형하는 것을 넘어 한우의 참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5년 전 한우 전문 ‘원 테이블 다이닝’을 차렸다. 그렇게 시작한 <본앤브레드>는 이제 5층짜리 건물에서 정육부터 캐주얼・프라이빗 다이닝, 맡김차림까지 모두 운영하며 코리안 바비큐를 세계에 알리는 선두 주자를 달리고 있다.

 

<본앤브레드>는 50년 경력의 베테랑 직원들이 매일 경매에서 고기를 수급해온다. 이렇게 구매한 최상급 고기를 세심하게 자르고 다듬어 맡김차림으로 내온다.

웬만한 한우 부위를 모두 맛볼 수 있고, 선조의 지혜에 착안해 구운 고기를 간 얼음 더미 위에 올린 뒤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일종의 쇼도 선보인다. <본앤브레드>는 마장동에 이어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내년 3월엔 부산에도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을 넘어 해외 진출 계획도 추진 중이다.

 

 

부친 세대와 비교했을 때 현재 정육업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나?

 

역사적으로 정육은 천대받는 직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계로 대체할수 없는 장인의 기술로 인식이 바뀌었다. <본앤브레드>는 이런 인식을 지켜가고 더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육업과 레스토랑 운영 중 무엇에 더 중점을 두나?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바비큐 그릴 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정육업 병행이 필수적이다. 레스토랑은 앞으로 서울 외 다른 지역과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 있다.

 

<본앤브레드>의 한우 맡김차림은 특별한 코스 같다. 소고기 사시미를 손님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나 해산물 요리를 입가심용으로 제공하는 아이디어 등 여타 프리미엄 바비큐 레스토랑과 다르다. 메뉴는 누가 개발했나?

 

부친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한우를 정육하고 요리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셰프들에게 요리에 대한 의견을 내면, 모두가 <본앤브레드>다운 메뉴를 만들기 위해 함께 연구한다.

 

한우를 마리네이드하고 소스를 준비할 때 한국의 전통 조리법을 쓰나, 아니면 서양의 맛을 결합하나?

 

기본적으로 한국의 전통 조리법에 기반하지만, 다른 나라의 테크닉이나 맛을 차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요리를 참고한 소고기 타르타르, 소시지, 토스카나 스타일의 소고기 타코 등이 있다. 한우의 맛을더 좋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떤 아이디어든 시도한다. 한우를 마리네이드할땐 모친의 특별한 레시피를 활용한다. 공개할 순 없지만 맛이 정말 좋다!

 

 

가장 좋아하는 한우 부위는? 관련된 추억이 있나?

 

소의 배에 해당하는 치마살을 가장 좋아한다. 내가 어릴 적, 부친은 퇴근하면서 검은 비닐봉지에 치마살을 들고 오시곤 했다. 가족들이 모여 고기를 구워 먹던 그때가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해외여행을 갈 때 바비큐 레스토랑을 방문해 요리 스타일을 눈여겨보는 편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인가?

 

이탈리아 판차노 PANZANO 에 있는 정육점 겸 레스토랑 <안티카 마첼레리아 체키니 ANTICA MACELLERIA CECCHINI >. 이곳을 운영하는 다리오 체키니 DARIO CECCHINI 는 세계적인 정육업자로, 내가 2015년 <본앤브레드>를 오픈했을 때부터 선망하던 사람이다.

 

처음 그의 레스토랑에 갔을 당시 깊은 감명을 받고 서울에서 컬래버레이션 디너를 열자고 제안했다. 다리오와 나는 세대를 이어 정육업을 한다는 점, 고기는 버리는 부위 없이 모두 활용한다는 신념 등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양국 정육 가문의 의미 있는 만남이 되리라 생각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3년간의 기다림 끝에 지난 6월 28일과 2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점에서 갈라 디너를 마련했다.

 

다리오는 인품이 멋진 사람이다. 그는 갈라 디너 때 한국어로 ‘고기!’를 외치며 고기 해체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재치 있는 그의 모습에 손님들 반응이 좋았다. 이후 내 부친을 만났을 땐 나의 대부가 되고 싶다며 정중하게 허락을 구하더라. 특별한 순간이었다. 오는 12월에 다리오의 직원 중 한 명이 <본앤브레드>에서 일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다리오와 함께할 다음 컬래버레이션을 기대하고 있다.

 

 

‘코리안 바비큐’ 하면 아직은 저렴한 삼겹살을 먼저 떠올리는 것 같다. 한국 고기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한국 고기 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본앤브레드>를 열었다. 한국엔 삼겹살부터 프리미엄 한우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품질의 고기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이 중 품질이 우수한 한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상급 한우를 선별해 수준 높은 서비스와 함께 제공한다.

 

국내뿐 아니라 홍콩에도 최근 몇 년간 동업하는 회사들을 통해 코리안 바비큐를 알리고 있다. 해외 지점을 오픈한다면 그 첫 번째는 홍콩이 될것이다.

 

​K-컬처가 부흥하고 있다. 어떤 영향을 받고 있나?

 

K-팝 스타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단골손님이다. 그들이 인터뷰나 브이로그 등에서 <본앤브레드>를 언급한 것 때문인지, 해외 팬들이 자주 찾아온다.

 

<본앤브레드>는 올해 ‘테이스트오브서울 100선’에서 그릴 파트 1위를 차지했다.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또한 한국・해외에서 코리안 바비큐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우리 팀원 모두 대단한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 서울 그릴 파트의 1위로 선정된 만큼 더욱 더 코리안 바비큐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의무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코리안 바비큐는 저렴한 삼겹살 그 이상의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도 한우의 차별화된 맛과 품질을 널리 전파하고 해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힘쓸 것이다.

 

  • 정상원 대표

 

 

<본앤브레드> 대표. 1978년 설립된 한우 유통회사 ‘한우고향’을 운영하던 아버지에 이어 2대째 한우를 다루고 있다. 2015년 마장축산물시장에 작게 마련한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거쳐, 2019년 지금의 신관을 오픈했다. 지하 1층은 한우 오마카세(맡김차림), 1-3층은 캐주얼・프라이빗 다이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푸드&라이프

더보기
요즘 주목받는 브랜드의 비결? ‘공간 마케팅’
최근 유통업계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브랜드 가치를 가까이서 전할 수 있는 플래그십스토어 및 팝업스토어를 다수 선보이고 있다. MZ세대 사이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Instagram)'과 '할 수 있는(-able)'의 합성어로,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을 의미하는 신조어)한 인증샷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일상을 공유하거나,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브랜드 공간을 찾아다니는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 1분 안팎의 숏폼 영상에 열광하는 것처럼, 짧은 기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공간 마케팅의 유리한 점으로 꼽히고 있다. 주류업계, 브랜드 경험 극대화 위한 매개로 플래그십스토어 및 팝업스토어 선택 추세 주류업계 역시 다양한 브랜드 공간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국내 주류시장의 트렌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주류를 단지 마시는 상품이 아닌 취미생활 혹은 가치소비의 일환으로 여기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에 부응해 공간 마케팅을 통해 더욱 밀도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정통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가 서울 광화문에 선보인 플래그십스토어

비즈니스 인사이트

더보기
서울시, 외국인 선호 한옥 ‧ 도시민박 등 우수 서울스테이 20곳 선정… 최대 500만원 지원
서울시가 외국인 대상 한옥 체험·도시 민박 등 위생 및 안전관리, 고객서비스는 물론 서울만의 차별성을 담고 있는 우수 업소를 선정해 다양한 지원을 펼친다. 특히 올해는 지원금을 지난해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고 상품기획‧인테리어는 물론 안전관리·홍보 비용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서울의 매력을 담은 우수한 숙박시설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5월 13일부터 27일까지 ‘2024 우수 서울스테이’ 공개모집에 나선다. ‘서울스테이’는 서울시 소재 대체숙박업(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한옥체험업)이 등록할 수 있는 숙박업 브랜드이다. 등록 숙소들은 번역, 홍보, 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올해 서울스테이 등록업소 중 20개소를 ‘우수 서울스테이’로 선정해 숙소환경 개선(방역·위생), 홍보마케팅 등에 사용가능한 지원금을 업소별 최대 5백만 원까지 지원한다. 특히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숙박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중요한 요인이 환경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지난해보다 2.5배 늘어난 500만원으로 지원금을 대폭 늘렸다. 선정된 우수 서

식품외식경영포럼

더보기
청년창업의 꿈…서울시 청년 골목창업 경진대회, 총 4억 6천5백만 원 지원
서울시가 혁신적 아이디어로 골목상권 활성화에 앞장설 청년 창업가를 발굴·지원하는 ‘2024년 서울시 청년 골목창업 경진대회’ 참여자를 모집한다. ‘서울시 청년 골목창업 경진대회’는 2회에 걸친 경진대회를 통해 진정성과 가능성을 완비한 청년 예비 및 초기 창업가(창업 3년 이내)를 선발해 창업자금과 융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전문가 컨설팅을 중심으로 한 인큐베이팅도 제공하여 실질적 창업 성공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경진대회는 청년 창업가들이 사업계획과 아이템을 발표, 시연하는 오디션 방식으로 오는 1, 2차 경진대회를 통해 총 30개 팀을 선발한다. 1차 경연에서 선발된 40개 팀은 약 3개월간의 인큐베이팅을 통해 창업 지원을 받은 후 2차 경연을 통해 최종 30개 팀이 선정된다. 2022년 첫 경진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3회를 맞은 골목창업 경진대회는 지난 2년간 총 57개 팀(’22년 30개 팀, ‘23년 27개 팀)을 선발해 9억 3,000만 원 상당의 창업자금을 지원했다. 올해는 1차 경진대회에서 창업단계별(예비·초기 창업가)로 별도로 심사를 진행해 창업 준비 상황에 맞게 세심히 심사하고, 서류·면접단계에서 ‘융합형’, ‘골목상생형’ 가산점을 신설해 다양한

J-FOOD 비즈니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