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물론 맛까지 더해진 제철 식재료로 한껏 맛을 낸 '신토불이' 메뉴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이 같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 외식·식품업계의 새로운 전략으로 떠올랐다.
지역의 우수 농수특산물은 신뢰도와 호감도를 높여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해 6월 지역농산물 이용 촉진 등 농산물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지역 농산물 활용을 통한 상생의 길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마케팅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지역농산물을 찾기보다는 출하량이나 계절별 특성 등 지역 일대 특징을 고려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꼬막비빔밥’ 열풍, 지역 특산물 활용한 요리 인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우수 농수특산물을 활용해 제품의 맛과 영양을 살린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최근 외식 메뉴 선택 기준이 건강에 집중된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고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꼬막’이다. 겨울 별미였던 꼬막이 외식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겨울 제철 식자재인데다 꼬막의 특성상 해감 등 제품화가 쉽고 다이어트·웰빙 열풍으로 해산물 수요가 늘어난 점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이 마무리되면 외식 시장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가장 빠르게 ‘꼬막비빔밥’을 대표 메뉴로 선보인 ‘연안식당’은 지난 1년간 130호점 넘게 오픈, 가맹점마다 문전성시를 이뤘다.
연안식당은 ㈜벌교꼬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맛과 영양이 높은 벌교꼬막을 다양한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꼬막비빔밥 전문점인 연안식당은 이번 협약을 통해 고객들에게 벌교의 신선하고 뛰어난 꼬막을 제공하며 보성군청으로부터 벌교꼬막 판매 인증점으로 인정받게 됐다.
특정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일품요리도 있다.

스타벅스는 제주지역 15개 매장에서 '한라봉' '말차' '감귤' 등 제주도 특산품을 재료로 하는 이색 메뉴를 대거 출시했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하동 녹차, 해남 감자, 고창 흑보리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12가지 제품을 개발했다. 우리 작물을 알리는 한편 농가의 판로를 넓혀주는 상생 전략이다.
(주)엠피그룹이 운영하는 미스터피자가 완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복피자’를 선보였다. 전복피자는 미스터피자 완도청해점 점주의 의견을 수용해 엠피그룹 본사 R&D팀이 개발에 나서 출시된 특별 메뉴로, 전복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복 양식 어가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외식업계, 특산물로 맛·지역경제 모두 살린다
스타벅스와 미스터피자의 사례와 같이 전국 팔도 토종 식재료를 자체적으로 연구하는 한편, 지역 대학과 산학협력을 하거나 지방의 음식 명인·농가와 협약을 맺으며 지역 특색을 반영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맛과 영양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돕는다는 상생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미노피자는 2015년 ‘우리 농산물 피클’ 출시 이후 최근 우리 고구마를 활용한 신메뉴 ‘우리 고구마 피자’를 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농가 상생을 위한 로컬 푸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우리 고구마 피자’는 까다롭게 엄선한 국내산 고구마를 무스와 큐브 형태로 듬뿍 올리고 모차렐라, 카망베르, 체더 치즈와 리코타 치즈 소스 등 4가지 치즈와 와규 크럼블을 더한 프리미엄 고구마 피자다. 국내산 고구마를 활용해 특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살려 도미노피자만의 새로운 고구마 피자의 기준을 제시한 이번 ‘우리 고구마 피자’는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도미노피자는 국내산 문어와 와규 크럼블, 가쓰오부시 등이 어우러진 신제품 ‘참맛 문어피자’를 출시하고 영남 및 광주 지역 총 20개 매장에서 한정 판매해 도미노피자 경북신도청 매장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본아이에프는 울릉군과 특산물 보급을 확대하고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쉽게 맛볼 수 없는 독도산 해물과 울릉도 식재료를 대중적인 메뉴로 선보이며 지역 상생 모범 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본죽&비빔밥카페'의 '독도콩깍지 고둥죽' '독도새우해물솥밥'은 독도산 해물을 가득 넣어 청정 바다의 맛을 자랑한다. 붕어, 잉어, 메기, 숭어 등 다섯 가지 민물생선을 통째로 갈아서 얼갈이배추와 함께 푹 끓여 내는 어탕 전문 브랜드 '어탕채'는 임진강의 1급수에서 건져 올린 자연산 생선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반찬 전문점인 '국선생'은 각 지역 제철 식재료만 사용하면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슬로건을 내세웠다. 제철 식재료를 쓰는 만큼 식재료 가격은 낮추고 음식 맛은 높였다. 인기 메뉴인 우거지국은 해남 우거지만 엄선해 사용한다. 대표 메뉴인 곤드레밥, 19곡 영양밥, 찰보리밥에 들어가는 쌀은 전국 최고의 친환경농업지구로 선정된 아산만 삽교천 일대 청결미만 사용한다. 김치찌개, 콩비지, 제육볶음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도 제주산 무항생재 돈육만 쓴다.
바다요리전문점 '해초섬'은 산지에서 직송한 국내산 제철 식재료만 취급한다. 남도·제철·직송 등을 주요 키워드로 내세운 해초섬은 해초는 전남 장흥에서, 어류는 완도와 제주도 등지에서 영농 위탁방식 계약으로 직접 가져온다. 소고기 원산지는 강원도 철원 등지다. 주요 원재료가 100% 국내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