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와인 견문록 | 프랑스 샹파뉴

5월에 떠날 와인 산지는 샹파뉴다. 전 세계 어디서도 따라올 수 없는 최상급 품질과 독특한 매력의 유일무이한 샴페인 생산지다.

 

파리에서 기차로 약 1시간 떨어진 샹파뉴는 왕들의 대관식이 열렸던 대성당이 있는 랭스와 작은 도시지만 샴페인 생산에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는 에페르네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오직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해야 샴페인

 

랭스(REIMS)와 에페르네(EPERNAY) 주변 유명한 소산지들을 짚어본다면, 샤르도네의 지역으로 잘 알려진 코트 드 블랑(CÔTE DES BLANCS)과 코트 드 세잔(CÔTE DE SÉZANNE), 피노 누아의 재배지인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와 코트 드 바(CÔTE DES BAR), 피노 뮈니에를 주로 경작하는 발레 드 라 마르네(VALLEE DE LA MARNE) 등을 꼽을 수 있다.

 

샴페인이라는 와인은 몇 가지 규칙하에 생산된다. 먼저 모든 샴페인은 오직 샹파뉴 지역에서만 생산돼야 한다. 포도 품종은 앞서 언급한 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뮈니에 등의 세 품종을 주로 사용해야 하며, 모든 포도를 기계가 아닌 손으로 꼭 수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2차 발효를 병 안에서 일어나게 양조해야 한다. 이로써 미세하고 섬세한 기포를 지닌 스파클링 와인이 완성되는데, 이 2차 발효 과정에서 생명을 다한 효모와 앙금의 자연스러운 접촉으로 구수한 빵 굽는 향의 풍미도 갖게 된다.

 

이러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지만, 오직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되어야만 샴페인이라고 칭할 수 있도록 전 세계적으로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비교적 서늘한 지역인 샹파뉴 지역에서 고유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샴페인은 신선한 산도와 함께, 무지개가 연상되는 복합성, 그리고 밤하늘의 은하수가 입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듯한 황홀한 기포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고품질로 인해 샴페인은 전 세계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 중 원톱의 위치를 고고하게 지키고 있으며, 이에 대해 아무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샴페인의 종류별 특징은?

 

샴페인은 분류 기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뉠 수 있다. 포도 품종부터 보자면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품종을 섞어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샤르도네 100%로 만드는 경우를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이라고 한다. 경쾌하고 기분 좋은 산미와 감귤류의 풍미가 특징이다. 이와 반대로 적포도 품종인 피노 누아나 피노 뮈니에로만 만드는 것은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 묵직한 보디감과 살짝 스치는 붉은 과일의 풍미를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일반적으로 샴페인은 각 샴페인 하우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특징을 일관성 있게 지키기 위해 여러 해에 생산된 와인들을 섞음으로써 각기 다른 해의 특징을 평균화시키곤 한다. 당연히 빈티지를 표기할 수 없기에 논 빈티지(NON VINTAGE) 샴페인이라 부른다. 이와 반대로 수확이 특별히 좋다고 판단되는 해에는 빈티지 샴페인을 만든다.

 

훨씬 더 좋은 맛과 더 오랜 숙성 잠재력이 있어 때때로 50년 이후까지도 멋지게 숙성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10년 이하로 숙성된 빈티지 샴페인을 마시는 것은 그 와인의 가능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샹파뉴에선 유럽에서 유일하게 화이트와인에 레드와인을 섞어 로제 와인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쓰는 레드와인은 반드시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피노 누아와 피노 뮈니에만을 허락하여 품질과 지역적인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로제 샴페인은 더 풍부한 향과 아름다운 색감, 그리고 희소성으로 인해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마지막으로 샴페인은 당도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가 있다. 아주 드라이한 순서부터 아주 스위트한 순서로 열거하자면, 브뤼 나튀르(BRUT NATURE),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브뤼(BRUT), 엑스트라 섹(EXTRA SEC), 섹(SEC), 데미 섹(DEMI SEC), 두(DOUX) 등이다. 시중에서 우리가 접하는 샴페인의 90% 이상은 브뤼BRUT 등급. 이것이 일반적인 샴페인 당도의 기준이다.

 

현지 음식과 샴페인의 만남

 

샹파뉴 지역은 프랑스 내에서도 음식이 꽤 발달했고, 식문화의 수준도 높다 할 수 있다. 대표적인 특산 음식으로는 다양한 육류에 계란, 전분, 각종 향신료에 우유 또는 크림을 넣어 만드는 흰색 소시지인 ‘부댕 블랑’, 돼지 내장에 양파, 허브, 소금, 후추 등을 넣고 저온 조리한 순대 비슷한 ‘앙두예트’ 등이 있다. 그 밖에 깜찍하게 생긴 디저트 ‘랭스 비스켓’, 그리고 각종 야채에 콩과 훈제 햄, 때때로 닭까지 넣고 묵직하게 끓여내는 수프 ‘쥬트’가 있다.

 

이 지역 특산 치즈인 ‘랑그르’도 꽤 유명하다. 하지만 샴페인 자체가 상대적으로 고가인 관계로, 현지에서도 프랑스 다른 지역의 와인들과 특산 음식의 매칭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우리 주변의 음식과 샴페인의 만남

 

샴페인은 경쾌한 산미와 기분 좋은 기포감, 그리고 부족함 없는 과실 향을 지닌 만큼 거의 모든 육류, 해산물, 야채는 물론, 과일 등의 디저트와도 잘 어울린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샴페인의 종류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각기 매칭될 만한 음식을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우선 블랑 드 블랑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보디감과 기분 좋은 산도가 특징으로 새우튀김, 생선전 그리고 스시와 잘 어울린다. 그리고 로제 샴페인은 훈제 오리나 북경 오리와 안성맞춤이다. 오리의 붉은 속살이 로제 샴페인의 은은한 붉은 과일 향과 좋은 조합을 이루며 약간 느끼할 수 있는 음식의 맛을 산도와 기포감으로 잘 정리해준다. 그리고 브뤼를 포함해 드라이한 샴페인들은 구운 명란이나 참기름을 발라 말린 숭어알과의 매칭이 훌륭하다.

 

기름진 고소함과 감칠맛의 향연에 드라이 샴페인이 가세하며 맛의 차원을 여러 겹 상승시킨다. 또한 자주 시도되지는 않지만 새우살, 치마살, 갈빗살 등의 기름진 소고기 부위를 숯불 구이할 때 블랑 드 누아의 보디감과 튼실한 과일 향과 매칭해보자. 상상하지 못했으면서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결과에 저절로 미소짓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오래 숙성된 빈티지 샴페인이 있다. 야생 버섯 볶음과의 감칠맛 매칭도 훌륭하지만, 30년 이상 숙성된 빈티지 샴페인을 만난다면 아무 음식 없이 즐겨보자.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훌륭한 결과물을 눈 감고 오롯이, 찬찬히, 조용히 음미해보길 권한다.

 


WSA와인아카데미

 

18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초의 국제 인증 와인 교육기관이다. WSET 레벨 4 디플로마 자격을 획득한 강사진을 국내 최다로 보유해 수준 높은 와인 교육을 진행한다. WSET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강의 뿐만 아니라 지역심화과정, 세미나 등 와인 관련 지식과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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