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i 농식품 수출정보는 지난 3월 말 벨기에 슈퍼마켓 체인 콜라이트(Colruyt)가 업계 최초 ‘에코스코어(Eco-Score)’ 라벨 도입 소식을 전했다. 독일 슈퍼마켓 체인 리들(Lidl) 역시 4월 초 에코스코어 시범 도입을 발표했다.
에코스코어는 제품이 생산과 유통·소비 및 폐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점수로 환산하고 이를 다시 A에서 E 등급으로 나누어 표시하는 라벨 시스템이다. 초록색 A에 가까울수록 친환경적인 제품이다.
평가 내용은 대기·수질·해양·토양 오염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구체적인 항목은 다음과 같다. ▲이산화탄소 배출, ▲오존층 파괴, ▲미세 입자 배출, ▲토양 산성화, ▲방사능 함유, ▲수자원 고갈, ▲담수 오염,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고갈, ▲부영양화 유발 (담수, 토양, 해양), ▲담수 및 인체에 독성 물질 사용, ▲생물 다양성 저하 등 11가지이다.
적용 예시로, 제품의 운반 거리가 짧은 자국산의 경우 수입제품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것도 가점 요소이다. 반면 재활용 불가능 포장지가 사용되었거나 제조 과정 중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요인이 있으면 감점된다.
에코스코어는 영양 점수 라벨링 ‘뉴트리스코어(Nutri-Score)’를 본따 만들어졌는데, 뉴트리 스코어가 프랑스 정부 주도로 개발, 법제화된 것에 반해 에코스코어는 민간 주도로 개발됐다.
유카(Yuka), 마미통(Marmiton), 오픈푸드팩츠(Open Food Facts), 라푸슈(La Fourche)를 비롯한 십여 개의 식품 관련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이 에코스코어 개발에 참여했고, 자사 플랫폼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콜라이트는 2500여 개의 PB 제품에 에코스코어를 추가했다. 현재 에코스코어는 스마트위드푸드(SmartWithFood)라는 어플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마이콜라이트(MyColruyt), 콜렉트&고(Collect&Go) 등 슈퍼마켓과 연동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에 에코스코어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중 PB제품 패키징에 에코 스코어를 추가할 계획이다.
리들은 우선 소비자 단체, 관련 산업 전문가, 규제 기관 담당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베를린 리들 전 지점에서 선택된 특정 제품군에 에코스코어 라벨이 포함된 가격표를 부착한다. 이후 새로운 라벨링에 대한 소비자 반응과 경험을 연구해 에코 스코어 라벨링 독일 전역 확대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리들의 모기업인 독일 국적의 슈바르츠(Schwarz)그룹은 리들과 카우플란드(Kaufland) 두 개의 대형마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 규모 약 1,133억 유로(약 152조 원)로 유럽 리테일 시장 최대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다. 유럽 전역에 분포한 리들 매장은 만 개 이상이다.
리들과 콜라이트의 에코 스코어 도입 결정은 소비자들의 친환경적인 소비 습관 확대와 명확하고 믿을 수 있는 라벨에 대한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식품전문지 푸드내비게이터(Food Navigator)의 보도가 인용한 EU의 조사에 따르면, EU소비자 중 57%가 구매 결정 시 환경 관련 라벨링에 영향을 받았다.
푸드네비게이터는 콜라이트와 리들의 행보로 에코 스코어가 메인스트림에 진입하게 됐고, 5년 후에는 에코 스코어를 비롯한 다양한 환경 라벨들이 표준 라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