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맛남] 약선 요리를 위해 제천으로 귀향한 '열두달밥상' 김영미 대표

[기획인터뷰③]향토음식부터 뉴웨이브까지! 제천의 맛을 잇는 사람들

충북 제천시 백운면에 위치한 한식당 '열두달밥상'의 김영미 대표는 약선 요리가 좋아 귀향 창업을 한 사례이다. 손님들이 먹고 건강해질 수 있는 밥상을 만들고자 요리에 들어가는 된장, 간장을 매장에서 직접 담그며, 나물과 약초도 제천에서 나고 자란 것들만 사용한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날도 김 대표는 김장 600포기를 담그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약선 요리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다
김 대표가 약선 요리를 처음 접한 것은 2008년 즈음이었다. 숙명여대에서 약선 요리를 배운 다음 큰 고민없이 남양주 덕소에 덜컥 한식당을 차렸다. 지금은 약선 요리가 일반화됐지만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만 해도 음식 간이 약해 슴슴한 나물 요리를 찾는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7년간 운영했지만 식당으로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해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러다 고향인 제천으로 돌아가 약선 요리 전문점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제천시의 효능 좋은 약초, 청정 나물로 약선 요리를 만든다면 고객에게 특별하게 다가갈 것이라 확신했다. 집에서 운영하던 과수원 창고를 개조한 것이 지금의 '열두달밥상' 매장이다."

 

2014년 돌아와서 보니 마침 제천시에서 약초와 한방을 접목한 '약채락' 브랜드를 2008년부터 육성하고 있었다. 김 대표가 추구해오던 약선 요리와 잘 맞아 기술센터에 등록해 교육을 받고, 약선요리 최고 과정까지 수료한 다음 시에서 인증한 약채락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나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 건강 밥상
직접 텃밭을 운영하고, 청정 농장에서 키운 채소와 나물을 공급받아 사용한다. 무공해 나물 자체가 약이기 때문에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하고자 파, 마늘 등 향이 강한 재료는 넣지 않는다. 인삼, 당귀 등 8가지 약재가 들어간 팔진탕으로 지은 밥에 십여가지 나물 반찬이 나오는 '가마솥 약초밥상', 곤드레나물이 올라간 곤드레밥, 토종 하얀민들레밥 등이 있다.

 

 

열두달밥상에서만 맛볼 수 있는 토종 하얀민들레밥은 백운면에서 자란 하얀민들레가 들어간다. 정성들여 재배한 지역 민들레가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김 대표가 나서 메뉴로 개발했다. 말린 하얀 민들레 잎을 올려 약독, 항암 효과가 있는 약밥이다. 약초밥상과 판매 비율이 5:5 정도로 현재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류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방식으로 직접 만든 3년 이상된 된장만을 사용하고 있다. 한번은 일본에서 셰프들이 단체로 매장을 찾아온 적이 있다. 해물육수를 우려 된장찌개를 끓이는데, 맛을 보고 배우고 싶다며 한국의 된장, 간장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손님들 떠나고 빈그릇 쌓인 모습볼 때 가장 보람차
눈뜨면 바로 매장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바쁜 일상에도 요리 실력이 녹슬지 않기 위해서 레시피 연구도 부지런히 한다. 2019년에는 코리아 월드푸드챔피언십에 출전해 종합 대상을 수상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뭉쳐서 서울을 오가며 몇달 동안 틈틈이 요리를 개발했다. 출품작도 천연재료를 사용한다는 자신의 원칙을 지켰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지산지소(地産地消)는 김 대표가 중요시하는 가치 중 하나다. 손님들에게 언제나 갓 나온 쌀의 맛을 느끼게 하고자 지역 마을에서 나온 햅쌀을 바로 도정에서 사용하고 있다. 벼로 보관하고 있다가 열흘에 한번씩 도정된 쌀을 들여와 밥을 짓는다. 

 

올해로 귀향해 7년째 운영 중인 열두달밥상은 인근 리조트를 찾는 고객의 가장 인기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약선요리 특성산 먹어도 속이 편하다보니 하루 세끼를 해결하는 손님들도 있다. 오랜 단골 손님에게는 한달에 한번 일식 오마카세처럼 맞춤식 요리코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앞으로는 손님을 적게 받더라도 더 정성을 쏟을 수 있는 하이엔드 스타일의 매장을 운영해 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

 

 

김 대표는 "멋 모르고 시작한 음식 장사가 벌써 햇수로 15년이 지났다. 맛은 물론 손님의 건강을 챙긴다는 마음에 천연 재료를 사용한 수제를 고집하다 보니 지금처럼 매장 옆을 장독대가 가득 채우게 됐다. 음식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손님이 음식을 깨끗이 싹 비우고 갔을때 가장 보람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남김없이 비워져 테이블 위에 쌓아져 있는 그릇들을 보면 음식 장사하기 참 잘했다는 마음에 미소가 지어진다"고 전했다.

 

  • 제천 열두달밥상
  • 충북 제천시 백운면 금봉로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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