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인사이트] 언 마음까지 녹여주는 순대국 한그릇...‘남극의 순대국’ 강경갑 대표

시간이 꽤 흘렀지만 남극 극한의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남극세종기지 대원들이 나온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은 큰 화제를 모은 만큼 여전히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시 따뜻한 요리로 꽁꽁 언 대원들의 몸을 녹여주던 이는 강경갑 셰프였다. 대부분 식재료를 냉동된 상태로 공급받기 때문에 요리를 하기에는 열악했으나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 강 셰프는 세종과학기지 제23차 월동대 조리장, 장보고과학기지 총주방장으로 두 차례 남극을 다녀왔다.

 

 

겉으론 수줍은 듯 하나 누구보다 강인한 도전 정신을 가진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오랜 꿈이던 창업에 도전했다. 가게 이름은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 ‘남극의 순대국’이라 지었다. 매일 아침 직접 끓인 육수와 수제 순대로 손님을 맞이하는 강경갑 대표를 만났다.

 

남극의 셰프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어떤 계기로 남극에 가게 됐는지

1996년 부산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배우며 외식업에 입문했다. 호기심이 많아 양식, 중식 등 다양한 외식 업종에서 경험을 쌓다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한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셰프로 남극을 먼저 다녀온 선배로부터 남극행을 제안받았다. 석사논문, 요리대회로 굉장히 바쁘게 보내던 때라 여유가 없어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시골 촌놈이 언제 또 남극에 가보겠냐는 생각에 마음을 바꿔 도전을 결정했다. 

 

기대가 컸을 텐데, 실제 남극 생활은 어땠는지

처음 남극에 도착하면 3~4일 정도는 모두 사람들이 “여기 내가 왜 왔을까”라는 후회 섞인 근심에 빠진다. 그만큼 적응하기 녹록지 않은 극한의 환경이라 보면 된다. 칠레에서 가지고 들어오는 고기류를 제외하면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라고는 냉동제품, 통조림 등 가공식품이 전부라 셰프로서 걱정도 깊었다.

 

 

월동대에서는 저를 포함해 18명의 식사를 준비하고 대원 생일, 바비큐 파티도 챙기다 보니 업무량도 많은 편이었다. 그렇지만 경이로운 자연 광경, 귀여운 황제 펭귄 무리, 대원들과 추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다. 

 

 

남극에서 셰프로 일하며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

음식이 가진 힘을 느끼는 순간들이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보람을 느꼈다. 처음 남극에 도착하면 대원들끼리 서로 낯설어 서먹서먹하게 지내는데 결국 이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건 음식이었다. 어색하던 이들도 식사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모여 수저를 들고 한두 마디씩 건네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팀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김치찌개 한 그릇이 어떨 때는 그들의 육체·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줬고, 어느 날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잊게 해주는 치유의 약이 돼 주었다. 셰프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엄마의 마음, 손맛이 담긴 요리를 하고자 늘 신경 썼다.

 

첫 창업아이템을 순대국으로 정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젊은 시절 한식당에서 일하며 1년 동안 하루도 쉬지 못하고 하루 18시간씩 근무를 했다. 고생한 것에 비해 급여 수준 등 근무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후배들에게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희망을 주고 싶어서 순대국과 수제어묵 두 가지 아이템을 놓고 고민하다가 순대국으로 방향을 정했다. 남극세종기지에 있을 때 대원들에게 종종 순대국을 끓여주던 추억도 있어서 ‘남극의 순대국’이란 브랜드 콘셉트와도 잘 맞았다.

 

육수부터 순대까지 매장에서 직접 만들고 있는데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창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

순대국으로 창업 아이템을 정하고 6개월 정도는 전국에 유명하다는 식당을 전부 돌아다녔다. 약 70곳을 벤치마킹하면서 레시피를 정리해 나갔다. 이후 3개월 동안은 속초에 위치한 맛집에 머물며 육수 뽑는 비법을 배웠다.

 

 

육수를 내려면 뼈 부위별 특성, 맛의 차이가 어떤 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남극의 순대국은 진하고 구수한 육수를 우려내기 위해 돼지 사골과 돼지 머리뼈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돼지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아 젊은 층의 반응도 좋다.

 

 

건강한 순대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들어가는 재료에 변화를 줬다. 초창기에는 연근, 우엉 등 뿌리채소를 넣다가 지금은 색감과 은은한 단맛을 주고자 단호박을 당면과 함께 사용한다. 순대도 처음에는 절반은 속이 터져 고생했는데 지금의 거의 그런 일이 없을 정도로 숙련됐다.

 

리뷰를 보면 순대국 맛과 함께 정감있는 상차림에 대한 긍정적인 평도 많다.

뉴트로 트렌드가 뜨며 20~30대 층에서 복고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해 손님이 오면 따뜻한 보리차를 주전자에 담아 준다. 사소하지만 그냥 플라스틱 물통에 담아 주는 것보다 서비스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중장년층 손님들은 “막걸리를 담아줬나”라고 농담을 하면서 웃기도 한다.

 

 

또, 다른 순대국집이랑 차별점을 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한 끝에 마늘다대기, 귀때기무침을 선보였다. 마늘을 식감이 느껴지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양념다대기에 넣었다. 순대국에 다대기를 풀어서 먹다 보면 온기로 익은 마늘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귀때기무침은 복어집의 복껍질 무침을 보고 영감을 받아 개발한 반찬이다. 새콤달콤하게 무쳐 여성 손님도 좋아하고, 순대국이 나오기 전 안주로 먹어도 제격이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지

파인다이닝처럼 순대를 고급 음식처럼 먹는 다이닝순대 콘셉트의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 뜻을 함께할 분들을 찾고자 전수 창업 과정을 진행하고, 이후 프랜차이즈 전개까지 확장하고자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마친 상태다. 배우고자 하는 간절함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 있다.

 

 

맛은 기본이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사람 살아가는 정을 느끼도록 밥, 반찬을 추가로 요청하면 아낌없이 드리려 한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 않나. 순대국으로 얼어버린 몸과 마음 모두 녹여주는 '남극의 순대국'이 되도록 하겠다.

 

발효요리, 사찰음식에도 관심이 많아 전문적으로 더 공부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이전에 방송 출연 제의를 많이 받았을 때는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 생각해 거절했으나 향후에는 적극적으로 출연할 계획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회가 되면 남극에 다시 갈 의향이 있냐고 묻자 강 대표는 주저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눈과 얼음뿐인 그곳에서 따뜻한 순대국을 먹는 대원들의 모습은 상상만해도 그를 미소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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