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진짜 회사 그만둔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가져봤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지만 불안한 현실에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일본 신주쿠에 있는 카레가게 ‘Curry 草枕(쿠사마쿠라)’의 마오하라 사장은 샐러리맨에서 사장님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장사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개업 2년이면 절반 넘게 문을 닫는 냉정한 외식 업계에서 초보 사장님이 살아남은 원동력은 무엇일까? 시작은 대학 시절의 카레 부 마오하라 사장은 일본 간토지방 이바라키현 출신이다.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라 카레라고는 어머니와 급식으로 먹어본 것이 전부였다. 특별히 카레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대학교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카레에 빠졌다. 마오하라 사장이 진학한 홋카이도 대학 기숙사에는 식당이 따로 없었다. 기숙사생들이 당번제로 돌아가며 요리를 했다. 향신료를 제대로 갖추고 카레 요리를 하는 친구를 옆에서 보며 배우기 시작했다. “기숙사는 반년마다 방이 바뀌었다. 각 방 마다 ‘기숙사 신문 제작’ 등 컨셉이 있었고 학생이 뜻에 맞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그 중 ‘선택한 게 카레부’다. 진심으로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매일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뉴트로 트렌드'( New+Retro, 새로움을 더한 복고열풍)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90년대 일본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목욕탕 타일형의 흰 벽면 건물에서 일본식 스타게티를 파는 가게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일본식 스파게티는 다양한 토핑을 올려 먹을 수 있어 그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에 소개된 나폴리탄 스파게티, 명란젓 스파게티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1950년대 탄생한 일본식 스파게티 맛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향수불러일으켜 일본식 스파게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53년 창업한 ‘카베노 아나(壁の穴)’가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일본에서는 스파게티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낮았다. 손님들이 가진 스파게티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자 개발한 것이 바로 최초의 일본식 스파게티 ‘명란젓 스파게티’였다. 이어 ‘카베노 아나’에서 일하던 직원이 1972년 독립해 ‘하시야(HASHIYA)’라는 일본식 스파게트 전문점을 열었다. ‘하시야’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식 스파게티 매장 중 하나다. 이곳에서 경력을 쌓은 후 창업한 매장들을 ‘히사야계’라고 부를 정도로 그 수가 많다. 지금
도교 시부야구 요요기공원 근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빵집 ‘365日’은 가게 이름처럼 매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2013년 문을 열어 올해로 7년 차를 맞았으며 일본을 넘어 한국, 중국, 유럽 등 각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번성점으로 성장했다. 짧은 시간에 빵집 ‘365日’을 도쿄의 핫플레이스로 만든 주인공은 '아키마사 스기쿠보' 대표다. ‘365日’라는 가게명에는 매끼 식사가 쌓여 사람의 몸과 마음을 만든다는 스기쿠보 대표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빵을 만들 때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무농약·저농약 국산 재료만을 사용한다. 또한, 빵에 들어가는 베이컨도 직접 만들어 넣는다. 연애 초기 마음으로 빵 대해 365日의 빵은 잡지나 매체에서 관련 특집을 다루면 반드시 게재될 정도로 맛으로 정평이 났다. 사실 스기쿠보 대표가 쉐프로서 빵을 배운 것은 1년밖에 되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가게에서 일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의 빵과 과자를 공부했다. 스기쿠보 대표는 소재가 각각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고, 그들을 옮길 때 어떤 화학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우선 익혔다.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지 않고 근거 있는 이론을 토대로 그 위에 자신
포스트 흑당버블티의 자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일명 ‘마시는 떡’ 라이스 스무디가 신감각 음료로 화제를 모으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라이스 스무디는 일본 미에현의 북서부 지역 ‘이가’에서 생산하는 찹쌀을 이용해 만들었으며, 도쿄 나카메구로에 위치한 ‘OPEN NAKAMEGURO’에서 지난 9일부터 기간 한정으로 첫선을 보였다. 차세대 음료로 주목받는 ‘라이스 스무디’ 라이스 스무디는 찹쌀을 이용해 걸쭉한 끈기를 가진 음료이다. 현지 농산물 소비량을 높이기 위해 주로 떡으로 만들던 재료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해석했다. 영양가 높은 찹쌀을 미세 분쇄해 흡수율을 높였다. '라이스 스무디'는 찹쌀 가루를 우유, 사탕수수와 섞어서 완성한다. 1컵당 약 0.5홉(약 0.09리터)의 찹쌀을 사용하며, 맛은 다른 재료를 추가하지 않은 플레인, 시금치, 바나나 3종류이다. 시금치, 바나나를 하나씩 통째로 사용해 재료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마시는 것만으로 충분히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어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길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가격은 플레인이 500엔, 시금치·바나나가 각 550엔이다. 흑당 버블티에 이어 새로운 음료을 원
한국에서는 삼겹살이 대표적인 외식메뉴이지만, 일본에서는 '생삼겹살'을 취급하는 삼겹살 전문점은 만나보기 힘들다. 일본에서는 귀중하게 여겨지는 ‘생삼겹살’을 취급하는 ‘한식당 개구리’가 3월 6일 동경 이타바시에 오픈했다. 한국 오리지널 기술을 습득한 스태프가 최고의 상태인 생삽겹살을 최고로 맛있는 방법으로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해준다. 한국과 동일한 상태의 생상겹살을 제공 ‘한식당 개구리’에서는 냉동시키지 않은 생삼겹살을 취급하고 있다. 고기를 냉동하게 되면 맛과 풍미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식당 개구리’에서는 매일 직접 고기 상태를 확인한 신선한 돼지고기가 들어온다. 돼지고기는 치바현산 ‘치바 더포크’로 돼지에게 최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거나, 전용 배합사료를 주는 등의 노력으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한다. ‘내가 직접 구워먹는 삼겹살’이란 삼겹살에 대해서는 상당한 고집과 철칙이 있다고 점주는 밝혔다. 사실 삼겹살은 조리하는 사람에 따라 맛의 차이가 상당한 음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식당 개구리’에서는 반드시 조리 기술을 습득한 스태프만이 고객 앞에서 고기를 구워줄 수 있다. 재료는 물론이고, 굽는 방법, 불의 세기, 타이밍
10년이면 강산이 변하지만 100년이면 세대가 변한다. 우리나라에선 자영업을 한 지 5년 넘으면 장수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명이 짧다. 반면에 일본은 노포(老舖,しにせ)라 불리는 가게가 유달리 많다. 교툐의 히가시야마 거리는 세계에서 가장 노포가 많은 거리로도 유명하다. 현 사회 분위기를 읽는 트렌드는 물론 중요하나 5년이 아닌 10년, 20년 이상 가게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싶다면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100년, 일본의 연호가 4번이나 바뀌는 긴 역사 속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하는 노포 3곳을 알아본다. 일본식 돈가스의 시초, 긴자 렌가테이(煉瓦亭) 돈가스와 오므라이스로 유명한 긴자의 렌가테이는 1895년 창업했다. 현재 양식당의 단골 메뉴를 처음으로 정립한 가게로 알려져 있다. 포크 커틀릿은 프랑스 요리의 코트렛을 바탕으로 한 요리로 원래 야채를 곁들인 데미글라스 소스를 뿌려 먹는 서양 음식이다. 렌가테이 초대 창업자는 포크커틀릿에 양배추 소스 등을 추가해 지금의 일본식 돈가스를 만들어냈다. 또한, 현재 제공되는 인기 메뉴 대부분이 당시 직원들끼리 먹던 마카나이 요리(まかない料理, 메뉴로 나오지 않고, 식당 직원끼리 식사로 먹는
일본 도쿄에는 1884년 창업해 136년이 넘은 디저트 가게 ‘쿠야’가 있다. 이곳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인기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하기도 했다. 1949년 긴자로 이전해 지금의 도쿄 명물 디저트가게로 자리 잡았다. 쿠야의 대표 디저트인 ‘쿠야 모나카’는 도쿄 명물 선물 목록에 항상 올라와 있으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사기 힘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가게를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도 바삭한 모나카 빵의 비밀 쿠야는 도쿄 우네노 공원의 연못 근처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하지만 가게가 화재로 인해 소실되며 현재의 긴자 6초메 가로수 길로 이전했다. 시대가 변하며 사용하는 재료에는 약간의 차이가 생겼지만 변함없는 맛을 자랑한다. ‘모나카’ 빵은 하루에 8000개만 만들어 판매한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구매가 어려울 정도로 순식간에 동이 나 버린다. 쿠야의 5대 사장인 야마구치 히코유키씨는“새벽부터 준비한 팥으로 앙금을 만든다. 현대에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일지라도 당일 제작, 당일 판매 원칙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앙금으로 들어가는 팥은 홋카이도 도카치 지청에 위치한 농가에서 재배한
1인 가구의 증가세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총조사 기록을 보면 2018년 우리나라 1인가구 비중은 29.3%(584만 명)에 달했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식품·외식 문화도 바뀌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오히토리사마’(お一人様, 혼자 온 손님)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식당, 술집 등에는 ‘오히토리사마’를 위한 1인 좌석이 마련돼 있으며, 1인용 조리기기가 인기를 끈다. 마케팅 전문가 아라카와 가즈히사는 책 ‘초솔로사회’ 통해 2035년이면 일본 인구 약 50%가 독신으로 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은 2017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35%를 기록했다. 주류 문화로 커진 ‘혼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단주의 문화 성향이 짙은 우리나라에선 혼자 밥을 먹는 일은 기피했다. 일본도 벤조메시(便所飯,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일)라 해서 ‘혼밥’을 숨기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성장하며 이제는 당당히 ‘혼밥’, ‘혼고기’, ‘혼술’을 즐긴다. 일본에서 1인 고깃집으로 가장 유명한 건 ‘야키니쿠라이크’이다. 2018년 도쿄 신바시에 1호점을 오픈해 인기를 끌며 빠르게 점포 수를 확
젊은 청년 아키 노리히로 사장은 26살때 유럽 일주 경험을 살려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Pinchos y Whisky’ 매장에는 그가 유럽을 누비며 경험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산다'가 인생의 철학인 아키 사장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인생 전환점 맞아 아키 노리히로 사장은 교토의 리쓰메이칸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했다. 졸업 후 CM이나 프로그램 제작 등 미디어 분야에 취업을 하고 싶어 광고 대행사에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인생의 변화가 온 건 3학년 때 친구와 교토의 식당 ‘코코데노메’를 방문하면서 부터다. 마치 게스트하우스 분위기의 선술집에서 직원, 손님의 경계없이 편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묶어주는 장소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 그는 다음날 바로 찾아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을 하던 중 광고 대행사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광고사 직원은 “무엇을 목적으로 CM이나 프로그램 제작하고 싶은지 명확히 해야 한다. 그 안에 메시지를 담지 못하면 공허할 뿐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는게 영상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조언을 했다. 진로를 고
일본에 78년 동안 식빵 하나만으로 장수하는 빵집 ‘Pelican’이 있다. ‘식빵 전문점’은 소규모·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이점덕분에 국내에서도 붐을 이룬 외식창업 아이템이다. ‘Pelican’은 전통 상점이 늘어서 있는 일본 도쿄의 ‘아사쿠사’ 거리에서 1942년 처음 문을 열었다. 판매하는 제품은 식빵과 같은 반죽을 쓰는 롤빵 단 2종류뿐이다.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유명한 ‘Pelican’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78년간 변함없는 식빵의 맛 ‘Pelican’ 빵집의 하루는 이른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개점 시간인 8시에 맞춰 식빵 장인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문을 열 시간이 다가올수록 갓 구운 그날의 첫 식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다. 가까이 사는 단골 손님들은 하나같이 “아침밥으로는 ‘Pelican’의 빵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며 입을 모은다.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아침부터 찾아오는 여행객들도 많다. 식빵과 롤빵 외에 카레빵, 팥빵 등 인기 있는 빵을 추가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Pelican’이 개업할 당시 아사쿠사 지역에는 빵집이 하나 둘씩 늘어 경쟁점이 많아지던 시기였다. 차별성 없는 빵 종류를 늘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