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메리고키친. 겉보기에는 평범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처럼 보이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은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투자한 미래형 식당으로, QR코드로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의민족 앱으로 결제를 하면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을 서빙한다. 홀 서빙 직원의 역할을 스마트폰 앱과 자율주행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미래기술 결집한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마트오더, 자율주행 서빙로봇 등 진화된 매출 관리 서비스 선보여
우선 주문은 ‘배민스마트오더’로 한다. 배민스마트오더는 QR코드 주문 방식이다.
테이블 위에는 QR코드와 주문방법이 담긴 안내서가 준비되어 있었다. 배달의민족 앱을 켜고, 우측 상단의 [─]를 눌러 QR코드를 스캔한 다음, 메뉴를 선택해 결제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배달의민족 앱을 열어 각 테이블에 부여된 QR코드를 찍으면 메뉴 확인과 주문, 결제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메뉴 전체를 여러 장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미리 볼 수 있어 선택의 고민을 덜어준다.
여기서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하면 끝이다. ‘스마트오더’ 방식으로 배달의민족 앱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과정과 동일하다. 메뉴를 선택하고, 수량을 정하고, 주문하면 결제창이 뜬다.
결제까지 완료하면 주문 끝. 배달음식을 주문할 땐 언제 음식이 도착하는지 주문 현황을 알 수 있었다면, 이번엔 주문한 음식이 언제쯤 서빙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조리완료’ 메시지를 푸시 메시지로도 받아볼 수 있다.
고객은 기다림 없이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음식을 주문하면 된다. 요리가 완성되면 자율주행 로봇이 테이블로 음식을 전해준다.
매장 안을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서빙 로봇은 한 번에 최대 4개 테이블에 음식을 나를 수 있다. 이 로봇은 장애물이 나타나면 스스로 알아서 피하도록 고안됐다.
매장 내 직원이 음식 쟁반을 서빙 로봇에 담아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로봇이 최적의 경로로 주문자의 테이블까지 가져다 준다.

벽 쪽에는 모노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두 대의 로봇이 있다. 홀을 돌아다니는 서빙 로봇과 마찬가지로 직원이 로봇에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음식을 실은 로봇이 주문자가 앉은 테이블 앞에 정확히 멈춰 선다.
뿐만 아니라 업주의 주문 매출 관리를 편리하게 만들어 줄 매장 관리 전용 프로그램도 시범 운영한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주문 접수, 서빙, 결제 뿐 아니라 매출 및 비용 관리까지 간편해지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매장 내 테이블 구성, 고객과 직원의 동선, 주방과 테이블 간의 거리 등을 감안해 레스토랑에 가장 잘 맞는 로봇 두 종을 배치했다. 각 로봇은 식당 운영의 효율화를 높임으로써 고객과 점주 모두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음식점 운영은 일반인 외식업주에게 맡기고
배민은 미래기술 구현 및 관리로 역할 분담
‘메리고키친’ 운영은 배달의민족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일반 외식업주가 맡는다. 메뉴 구성, 요리, 직원 관리, 매출 관리 등 운영 전반을 점주가 책임진다. ‘메리고키친’이라는 이름도 점주가 직접 정한 이름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곳에 외식업 관련 미래 기술을 구현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역할을 구분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목표는 완전한 ‘무인식당’이 아닌, 매장의 효율성 증대에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인간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메리코키친의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무로 운영 상황에 따라 향후 변동될 수 있다.
메리고키친에서는 앱 내 결제만 가능했다. 모바일 결제가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편리하겠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중장년, 시니어 세대가 메리고키친에 방문한다면 주문을 잘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로봇식당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메리고키친을 시작으로 머지않아 다른 식당에서도 서빙로봇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메리코키친
- A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51길 7
- H 10:00-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