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나태주 시인의 시구처럼, 코로나19 이후 소비자가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가까운 지역 식재료나 산지 직송 주문으로 눈을 돌리면서 근거리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로컬의 가치가 재정립되고 있다.
로컬 푸드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의 트렌드가 아니다.
로컬 식재료를 찾는 행위는 탄소발자국을 줄임으로써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실천인 동시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맛을 발굴하는 즐거운 탐험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농가에서는 버려지는 식재료가 식료품점에서는 사재기 등으로 품절되는 등 식품 공급망의 취약성과 식량 분배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경험하면서 로컬리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고려 사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의 한 보고서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식품의 이동 거리가 짧고, 더 안전하며 공정한 로컬 푸드 시스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맞닿아 있다.
로컬리즘은 지역사회에 대한 유대감이 강화되면서 지역 농가 및 음식점을 돕기 위한 가치 지향적 소비도 포함한다.
실제로 영국의 식료품 마켓 웨이트로즈는 2020년 6개월간 영국 내 로컬 해산물 판매량이 3배 증가했다고 밝혔고, 국내 농협 로컬 푸드 직매장 매출은 지난9월 말 기준 3천4백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 증가했다는조사 결과도 있다.
또 오라클이 발표한 영미 소비자 트렌드 리포트에따르면 격리 기간 미국 소비자의 39%, 영국의 36%가 지역의 소규모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지역 사회 내의 순환적인 분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소비자와 농장이 직접 농작물 구독 계약을 맺는 지역사회지원농업(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또한 효율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국 NPR은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미국 전역에 CSA 회원 수가 급증했고 대기자 명단이 계속해서 증가한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중국에서도 최근 가입 수요가 300% 가까이 늘면서 지역 생산자와 직거래가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지역 농산물을 꾸러미로 묶어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가 성행 중이다.
주목할 점은 간편식과 배송 시스템이 발달한 나라답게 지역 사회 내 배송에 그치지 않고, 신선 식품 및 이를 활용한 간편식, 밀키트를 고유 브랜드로 개발해 전국으로 판로를 개척한다는 점이다.
경기남부두레생협은 안산 지역 농가의 농산물로 구성한 된장찌개 키트를 선보였는데, 머지않아 스테이크, 라면, 김치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완주군은 로컬 푸드 HMR 브랜드인 ‘완주바로밀’을 론칭해 간편식, 샐러드, 음료 등의 프리미엄 밀키트 제품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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