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바리스타의 커피 이야기ㅣ아늑하고 멋진 교토의 카페

 

일본의 옛 수도 교토는 오랜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가운데 약동하는 도시다. 고즈넉한 도시 분위기처럼 카페 역시 특유의 감성을 품은 채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교토에서 느리게 걸으며 만난 특별한 공간들.

 

초록 식물이 감싸는 휴식 공간

 

 

교토 중심부에 위치한 니조성은 큰 규모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주변 골목골목에는 아늑한 카페들이 숨어 있다. <클램프 커피 사라사> 역시 그러한 카페 중 하나다.

 

 

처음 방문할 때는 입구를 찾기 어렵지만 줄지어 선 초록 식물을 따라 가면 통로 깊숙한 곳에 있는 문이 나타난다. 건물 1층에서는 커피와 빵을 판매하고, 2층에서는 다양한 나무와 꽃을 가꾸고 있어 크고 작은 화분도 구경할 수 있다.

 

 

<클램프 커피 사라사>는 로스팅과 베이킹을 직접 하는 곳으로, 로스팅 전 결점이 있는 생두를 손으로 제거하는 핸드픽 과정을 거쳐 품질을 유지한다. 입장을 위해 모기에 물려가며 기다려야 했지만, 카페에 앉아 진한 커피와 토스트를 음미하다 보니 기다림의 시간은 자연스레 잊혀 갔다. 창문을 가득 채우는 초록의 덩굴과 원목 테이블, 그리고 빈티지한 소품으로 꾸며진 그곳의 휴식이 지금도 그윽하다.

 

수준급 카페라테를 찾는다면

 

 

<퍼센트 아라비카>는 교토에서 출발한 커피 브랜드로 <블루보틀 커피 교토>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카페다. ‘%’ 모양의 로고 때문에 한국에서는 ‘응 커피’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교토 내에 여러 개의 지점이 있는데, 그중 산과 강, 대나무숲을 만날 수 있는 아라시야마 지점이 특히 유명하다. 역에서 내린 뒤 다양한 상점을 눈으로 훑으며 강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카페에 도착한다.

 

 

그곳의 대표 메뉴인 카페라테를 맛보았는데, 고소하면서 커피의 단맛이 잘 발현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점은 직원들의 라테아트 실력이 수준급이었다는 것이다. 테이크아웃용 종이컵에 라테아트를 잘하기란 쉽지 않은데, 모두 개성 있는 아트를 그려내 마시기 아까울 정도였다. 내부 공간은 넓지 않으니 커피를 마시며 가쓰라강변을 산책하기를 추천한다.

 

교토의 공예품을 만나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회색 건물에 자리한 <가이카도 카페>도 빼놓을 수 없다. 교토를 닮은, 교토다운 카페라고 생각한다. 노면 전차의 차고 겸 사무실로 이용하다 문을 닫은 문화재 건물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외관은 옛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는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탈바꿈했다.

 

 

알고 보니 이곳은 찻잎 통을 생산하는 전통 공예 브랜드 ‘가이카도’가 오픈한 카페 겸 쇼룸이었는데, 그릇과 잔 하나하나 교토의 장인들과 협력해 만든 수제 식기를 사용해 그 가치를 알리고 있다. 2층 숍에서는 다양한 차 도구와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장인이 만들었다는 수제 차도 마셔보고 싶었지만 커피가 궁금했기에 따뜻한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유명 로스터인 나카가와 와니의 원두로 내린 진한 커피는 멋진 공간 덕에 더욱 만족스러웠다. 빈티지한 건물과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교토만의 감성을 전하는 곳이다.

 

잊지 못할 작은 빵집

 

기억에 남는 베이커리 한 곳도 소개하고 싶다. <플립업FLIP UP>은 당시 묵었던 숙소 근처의 작은 빵집으로, 오픈 전부터 줄을 선 광경을 보고 자연스럽게 대열에 합류했다.

 

 

사실 골목에 빵 굽는 냄새가 솔솔 퍼져 피해갈 수 없었다. 공간이 좁아 포장만 가능한데 특히 베이글이 유명하다. 입장하자 눈에 들어온 6명 남짓한 직원들은 만든 빵을 진열하느라 바빴고 그러면서도 단골손님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다.

 

가격도 저렴한 식사 빵을 사 들고 숙소로 가 뜨거운 커피와 먹으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베이커리로 여전히 그곳을 꼽는다.

 

춘천에서 맛본 환상의 카페라테


 

 

<퍼센트 아라비카>의 맛있는 카페라테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한국 카페가 있다. 바로 춘천에 위치한 <크로프트 커피>다. 평소 우유를 넣은 커피보다는 블랙커피를 즐겨 마시지만, 이곳의 라테류가 유명하기에 주문해보았다. 그리고 연달아 3잔을 들이켰다.

 

고소함과 단맛의 조화가 훌륭한 피콜로와 플랫 화이트는 놀라울 정도였다. 카페라테를 좋아한다면 꼭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또 피콜로와 플랫 화이트는 여러 국내 브랜드의 오래된 빈티지 잔에 나오는데, 복고풍 기물과 어우러져 더욱 매력적이었다.

 

 

마당 있는 가정집을 개조한 건물은 빈티지한 느낌을 물씬 풍기니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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