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푸드트립] 스위스의 마켓 다이닝-2

여름 시즌이 시작되는 5월부터 10월까지 스위스 주요 도시의 광장에선 매주 골목마다 긴 가판대가 놓이며 진풍경이 펼쳐진다. 근교 생산자들이 공들여 만든 농산물과 수산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여행지에 왔다면 시장에 가보는 건 응당 정해진 공식인데, 단순한 기념품 쇼핑뿐 아니라 시장 식재료들로 독특한 메뉴를 만드는 인근 레스토랑도 미식가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생산자와 요리사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스위스 곳곳의 동네 시장들과 그곳의 마켓 다이닝 7선을 엄선했다.

 

로컬 와인이 있는 불금 놀이터​

비스프의 퓌루메트 시장 × 베르크레스토란트 기브

 

‘스위스의 일광욕 테라스’라고 불릴 만큼 화창한 남부 도시 비스프에는 주말을 알리는 신호탄이 있다.

금요일마다 구시가지에서 열리는 비스퍼 퓌루메트(VISPER PÜRUMÄRT)시장이다.

1999년 4월 30일 장터가 처음 열린 이후 지금까지 단순한 시장을 넘어 주민의 ‘불금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이 되면 주민은 로컬 생산물을 담은 요리에 주변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을 마시며 주말을 맞는다.

 

이런 유쾌한 정서를 체험할 수 있는 마켓 다이닝 공간이 있다. 로컬 육가공품과 와인을 주력으로 제공하는 산장 콘셉트의 식당 <베르크레스토란트 기브>다.

매주 장터에서 건조 소고기와 건조 햄, 베이컨, 훈제 송어를 구매해 식재료로 활용한다. 와인 또한 근처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제품들만 취급하는데, 대표적으로 2022년 발레주 ‘올해의 와인’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요한넬리 피’를 들 수 있다.

 

 

이 와이너리에선 험준한 산세가 펼쳐진 절경 속에서, 와인과 함께 즐기는 공연과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시장 채소를 한껏 활용한 메뉴​

베른의 주간 시장 × 레스토랑 로칼

스위스의 수도 베른에는 두 곳에 장이 선다. 분데스플라츠 광장과 배렌플라츠 광장에서 화·토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이 그것. 도시를 관통해 흐르는 아레 AARE 강과 국회의사당만큼이나 베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베른 시민 대다수가 일주일에 한 번씩 장터에서 쇼핑하는 것이 일상이다. 근교 유기농 농장에서 길러낸 채소부터 마을의 베이커리에서 전통 방식 그대로 구워낸 빵들, 베른과 취리히 사이의 청정한 아레강에서 잡은 생선까지 베른의 맛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시장이 열리는 배렌플라츠 광장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위치한 <레스토랑 로칼>은 이름 그대로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오픈한 신상 플레이스로,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단품 메뉴를 선보인다.

 

절인 방울토마토와 바질 크로스티니를 곁들인 혼합 채소 요리 ‘로컬 샐러드’부터 구운 가지 요리에 토마토 콩피, 파르메산 치즈를 얹은 ‘로컬 파르미지아나’, 웨지 감자, 수제 케첩과 함께 양파 패티, 렌즈콩 크림, 토마토 처트니를 넣어 만든 ‘채소 버거’ 등 시장 채소들로 조리한 비건 메뉴가 다채롭다. 주류 또한 바이오다이나믹 와인 위주로 리스트가 꾸려졌다.

 

마켓에서 활약하는 스타 셰프

제네바 카루주 시장 × 도맹 드 샤토뷰

제네바는 국제기구가 밀집된 평화 도시이자 에너지 도시로 유명하다.

그 명성답게 제법큰 규모의 장터도 매주 수·토요일에 열리는데, 바로 도시 외곽 카루주의 마르셰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카루주 시장이다.

 

 

아티초크의 조상 격인 잎채소 카르둔부터 크리미한 질감의 톰므 보두아즈 치즈, 다양한 로컬 와인 등 이곳만의 독특한 식재료가 가득하다. 매주 이곳을 드나들며 로컬 메뉴를 선보이는 데 앞장서는 제네바 출신 스타 셰프가 있다.

제네바 내에서 여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 필리프 슈브리에(PHILIPPE CHEVRIER)가 그 주인공.

 

 

호텔이자 미쉐린 2스타를 받은 프렌치 다이닝 <도맹 드 샤토뷰>가 그의 대표 업장이다. 매주 카루주 시장을 직접 방문해 생산자와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신선한 식재료들을 공급받는다.

 

토스트를 곁들인 해조류 타르타르와 카르파초, 그리고 오레가노 생강즙을 적신 파타네그라 돼지고기 등이 그 결과물이다. 생선도 그의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재료. 제네바호수에서 16세기부터 대대로 어업을 해온 어부 조엘 부아뎅(JOËL VUADENS)으로부터 가재와 생선 등을 수급 받는다. “제네바는 운 좋게도 기름진 땅과 함께 물고기가 넘쳐나는 호수까지 가졌다”고 셰프는 자랑한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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