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홈술 문화가 확산되며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단체가 아닌 홀로 음주를 즐기게 되자 20~30대에서는 개인 취향에 맞는 수제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수제맥주 양조장 ‘와일드웨이브’는 펍을 운영하고, 해변에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캠페인 와일드세이브(Wildsave)를 열며 MZ세대와 적극적인 교류를 한다. 최근 열린 <2022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은 와일브웨이브의 김관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 및 와일드 웨이브 브랜드 소개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와일드웨이브 대표 김관열입니다. 저희 와일드웨이브는 자연 효모와 미생물을 사용하여 만든 유니크한 맥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희 와일드웨이브는 독일의 바이젠, 체코의 필스너, 아일랜드의 스타우트처럼 각 나라를 대표하는 맥주들이 있듯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꿈을 가지고 홈브루어들이 모여 시작했습니다.
맥주의 원료인 맥아, 홉, 효모 중 효모가 저희가 생각하는 고유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후 토종 효모와 미생물과 관련된 연구와 제품개발을 진행하며, 저희만의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영학을 대학에서 전공하고, 해외여행 경험을 통해 다채로운 술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집에서 맥주를 제조하는 홈브루잉이라는 취미를 접하게 되었고, 그 계기로 본격적으로 양조사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도제식으로 배우기 시작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여 독일의 맥주 전문 연구교육 기관 ‘VLB Berlin’에서 브루마스터(brewmaster)과정을 마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이 분야에 계속해서 종사하고 있습니다.
주세법 개정 후 수제 맥주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졌다.
시장 내 와일드웨이브의 포지셔닝은 어떻게 되나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주세법이 개정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를 기반으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터지면서 시장 상황이 극과 극으로, 편의점&마트에 입점할 수 있는 규모가 있는 수제 맥주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희비가 갈렸습니다.
자본력이 있는 큰 규모의 회사들이 현재 시장의 파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고, 저희는 와일드웨이브만의 유니크한 맥주들로 다른 회사와의 차별점을 두면서 고유의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저희 맥주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소비자들이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필스너, 바이젠, 페일에일, 아이피에이와 같은 종류의 맥주들에 국한하여 제품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와 차별된 내츄럴비어, 와일드 에일 같은 맥주들을 만들어 출시하여 저희가 전달하고자 하는 와일드웨이브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주력 맥주 소개 및 제품별 특징
와일드웨이브의 대표 맥주인 설레임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워 에일로써, 화이트와인을 연상시키는 산미와 레몬, 오렌지의 맛과 향이 어우러지는 경쾌한 맥주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출시한 더 와일드웨이브 2017은 우리나라 최초의 내추럴비어로, 벨기에 전통 방식 그대로 제조하여 오크통에서 장시간 숙성한 원액들을 블랜딩하여 샴페인 형태로 패키징하여 출시했습니다. 내추럴와인 같은 다채로운 향과 맛이 나는 맥주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와일드웨이브의 플래그쉽 맥주입니다.
갈수록 식품외식기업의 브랜딩이 중요해지고 있다.
상품 외에 고객과 교감하는 세계관, 내러티브 등 브랜딩 전략이 있는지
저희는 그동안 저희가 위치한 부산 송정, 해운대의 모습들을 제품에 투영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설레임, 서핑하이와 같은 제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또 우리 주위의 자연현상에서 받은 영감들을 시즈널 제품에 담기도 합니다.
작년의 경우 프롬디어스(From the Earth)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시즈널 제품을 제작 출시하였습니다. 현재 저희가 주목하는 것은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와일드웨이브가 함께 했으면 하는 순간에 어떻게 이 맥주들을 즐기면 좋을지를 제안하며 오프라인 매장과 행사를 통해 함께 즐길 예정입니다.
부산에서 수제맥주 펍을 함께 운영 중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나
저희가 가지고 있는 주류 제조면허가는 ‘소규모 주류 제조’ 면허이며, 원래 이 법안의 취지가 음식점에서 본인들이 만드는 음식과 어울리는 술을 제조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즉 음식점을 겸해야 허가를 내줬습니다.
지금은 법이 바뀌어 꼭 매장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저희는 기왕이면 단순히 맥주를 판다는 느낌보다는, 와일드웨이브를 제대로 즐기려면 양조장 옆에 붙어 있는 곳에도 한 번 와봐야 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인테리어도 목재 위주의 마감처리를 했습니다.
맥주 라인업도 자사 맥주 위주로 운영하고, 다양한 굿즈를 제작·판매해 100% 충만하게 와일드웨이브를 느끼고 돌아가게 하자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 와일드세이브라는 환경 캠페인 진행했다. 그 외 ESG 경영사례를 설명해준다면
저희는 플로깅을 기반으로 하여 와일드세이브 등의 행사를 연례행사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조 중에 발생하는 맥아 찌꺼기들을 농장과 계약하여, 음식물 쓰레기 또는 일반 쓰레기로 버려질 찌꺼기들을 가축 사료로 함께 사용되는 선순환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발효 중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내부 팀원 연령 구성은 어떻게 되며, 조직문화는 어떻게 되는지
지금 현재 팀원은 총 10명입니다. 상하 관계없이 각자 맡은 업무를 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월 1회 진행하는 워크샵을 이용하여 맥주 테이스팅, 맥주 교육, 유명 맛집 방문을 통한 미식 경험 증진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연차는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고, 그와는 별도로 월차 1회를 통해 자기 계발 또는 휴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두고 있는 브랜드 이슈는 무엇이며,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먼저 현재 인허가 취득을 앞두고 있는 제2 양조장 셋업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고, 2번째 과제는 현재 양조장을 이전할 부지를 물색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이 2가지만 잘 마무리하여도 행복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이루고 싶은 목표는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에서도 맥주 매니아들이 앞다퉈 방문하는 그런 맥주 회사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양조장 비즈니스는 보통 가족 비즈니스라고 할 정도로 자리를 잡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고, 그 색을 갖추는 데도 오래 걸린다고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급하기보다는 꾸준히 저희의 색깔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그런 와일드웨이브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