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음식 트렌드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한국에서 뉴트로(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컨셉이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일본 또한 주먹밥, 다도 문화가 다시 유행했으며 새로운 식문화를 찾는 이들로 인해 동남아 음식이 큰 인기를 모았다.
무엇보다 새롭게 일어난 3차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10~20대가 증가하며 한식당 거리도 호황을 맞았다. 일본인의 선택을 받은 음식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짚어본다.
1. 다시 뜨는 일본인의 소울푸드 '주먹밥'
일본인의 소울 푸드라 불리는 주먹밥이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샐러드, 과일만으로 체중 감량을 하던 젊은 여성에게 가벼운 식사 대용 음식으로 선택을 받았다.
김으로 감싼 둥그렇게 뭉친 흰 밥에 원하는 재료를 올리면 일본식 주먹밥이 간단하게 완성된다. 일본에서 주먹밥은 크게 ‘전통파’와 ‘모던파’로 나뉜다. 최근에는 매실, 다시마, 연어, 명란젓 등을 사용한 ‘전통파’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
도쿄 외곽에 위치한 리사쿠(利さく)는 미리 만들어두지 않고 주문을 받으면 매장에서 바로 만드는 초밥 스타일로 쌀의 부드러움과 김의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데 집중한다. 솥으로 지은 밥으로 주먹밥을 만들며 함께 먹을 된장국이 한 세트로 판매된다.
2. 도쿄 여성들이 선택한 베트남 음식 ‘반미’
도쿄 여성들 사이에선 단연 베트남 전통음식인 ‘반미’가 인기였다. 반미는 베트남식 바게트(baguette)를 반으로 가른 다음 그 안에 채소 등의 속재료를 만든 샌드위치이다. 짧은 기간에 도쿄 시내에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민 베트남 음식 전문점이 속속 생겨났다.
바게트 빵에 베트남 햄, 무와 인삼 절임, 파쿠치, 양파 등 야채를 듬뿍 넣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것이 반미의 인기 비결이다. 도쿄에만 현재 30개가 넘는 반미 전문점이 있다.
그 중 ‘에비스 반미 베이커리’는 매장에서 정통 베트남 제법으로 바게트빵을 굽어 현지 맛을 충실히 재현해냈다. 직원을 채용하면 2주 동안 함께 합숙하며 기술을 전수한다. 질기지 않은 바게트 식감으로 부드럽게 먹기 편하다.
3. 흑당에 이어 대만 음식 열풍을 이어가는 ‘물만두’
외식업계는 대만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에서는 ‘타이거슈가’, ‘티앙웨이’, ‘호이차’ 등 흑당 버블티가 외식시장을 이끌었지만 일본에선 대만의 ‘물만두’ 열풍이 불었다. 대만 가정집을 떠오르는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매장을 꾸미고 정통 대만 물만두와 요리를 선보이는 곳으로 손님이 몰렸다.
도쿄 나카메구로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는 ‘도쿄 대만’은 조용한 뒷골목에 위치해있다. 쫀득쫀득한 물만두가 이곳의 대표 메뉴다. 2014년 가을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며 올해 봄 리뉴얼해 손님을 맞고 있다. 대만에서 가져온 간장에 다양한 향신료와 과일을 섞어 만든 특제 양념을 만두에 찍어 먹는다.
4. 제3차 한류 붐으로 일본인의 사랑 받은 한식
일본에서는 아이돌, 패션 & 뷰티에 이어 다시 한번 한류 붐이 일어나 한식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코리아타운이 있는 도쿄의 신오쿠보를 가면 한국 음식점이 줄지어있다. 한류 붐을 이끄는 10~20대 연령층에 맞춰 캐주얼하며 저렴한 가격대의 가게가 인기다.
불고기, 떡볶이, 삼겹살과 반찬까지 다양한 한식 메뉴들이 일본인의 선택을 받았다. 그 중 한식당 모던 코리안 PANCHAN은 불고기와 한국식 가정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일본산 소고기 A5 등급을 사용해 불고기를 조리하며 김치, 깻잎, 오이무침 등 정갈한 반찬이 함께 나온다. 간장 새우는 이 집의 별미로 불고기만큼이나 인기인 메뉴다.
신오쿠보역에는 10대 청소년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식당이 있다. 이곳은 떡볶이 뷔페로 한 시간에 980엔을 내면 원하는 재료를 넣어 마음껏 떡볶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한국에 있는 떡볶이 뷔페처럼 떡을 정하고 함께 넣을 달걀, 김말이, 라면 등을 골라 조리하는 방식이다. 사이드메뉴로는 김치전, 어묵 등이 준비돼 있다.
5. 신감각으로 새롭게 태어난 일본의 다도 문화
일본은 차를 즐기는 다도 문화가 발달 된 나라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성행하며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유행이 다시 돌 듯 차를 즐기는 새로운 느낌의 카페가 올 상반기에 주목받았다. 기존 카페와는 전혀 다른 찻집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도쿄의 ‘사쿠라이 차 연구소는’ 일본 차 돌풍을 일으킨 선구자이다. 들어가면 저절로 침묵하게 되는 정적인 느낌을 주는 가게로 큰 카운터 테이블 주위에 테이블 8개가 놓여 있다. 엽차, 녹차와 차를 사용한 마든 술이 있어 늦은 시간 방문해도 좋다. 사쿠라이 점주는 스스로 개발한 방법으로 찻잎을 볶아 손님에게 대접한다.
도쿄 시부야에 있는 GEN GEN AN은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만 차를 즐긴다는 이미지를 바꾸며 차세대 찻집으로 떠올랐다. 매장 외·내부를 검은색으로 칠하고 하얀색 간판이 덩그라니 있어 멀리서도 눈에 잘 뛴다. 가게 직원 역시 20대로 구성되어 있고 시가현 우레시노 밭에서 수확 및 생산에 찻잎을 사용한다. 최대한 젊은 느낌을 살려 누구나 쉽게 찻집을 즐기자는 것이 GEN GEN AN 가게의 모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