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 제철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

음식과 와인의 매칭은 여전히 어려운 주제로 여겨지곤 한다. 와인 전문 교육기관 WSA와인아카데미는 맛의 기본 원리와 몇 가지 공식만 이해하면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고 말한다.

 

 

매월 제철 음식을 따라 배워보는 와인 마리아주의 여정, 6월의 테마는 여름철 대표 보양식 ‘장어구이’다.

 

성공적인 마리아주의 공식

‘마리아주’란 결혼과 결합을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비롯된 용어로 음식과 와인의 조화, 매칭이란 의미를 지닌다.

서로의 단점은 가려주고 장점은 더욱 부각시켜주는 결혼의 참 의미처럼, 음식과 와인도 서로를 빛내줄 때 훌륭한 마리아주가 완성된다.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마리아주를 이뤄낼 수 있을까. 필자는 마리아주의 공식을 나열하기보다, 실제 음식과 와인을 예로 들며 그 안에서 공식을 대입, 설명해보려 한다. 음식은 제철 식자재로 정해지며 와인은 그와 어울리는 것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번 달의 제철 음식은 무엇일까.

 

바로 ‘장어’다. 장어와 와인 매칭을 생각해본 분들은 많이 없을 터. 하지만 실제로 장어는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며, 프랑스 루아르 지역에서는 마틀로트 당기유MATELOTE D'ANGUILLE라는 장어 요리와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을 자주 곁들인다고 한다. 하지만 마틀로트 당기유와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장어 요리는 차이가 있기에, 이 글에서는 한국식식 장어 요리에 초점을 맞춰 그에 어울리는 와인을 소개하려 한다.

 

묵직하고 산미 있는 와인을 매칭하라

먼저 음식과 와인을 매칭하려면 음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장어는 기본적으로 기름기가 많은 흰살생선이다. 기름이 많으면 보디감이 풍부해지는데, 이 보디감이 첫 번째 고려 사항이다. 보디감이란 입안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의 정도를 말한다.

와인으로 예를 들면, 무거운 시라가 가벼운 피노 누아보다 보디감이 훨씬 높은 것이다. 와인에만 보디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도 보디감이 있는데, 기본적인 마리아주의 원칙 중 하나는 음식과 와인의 보디감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묵직한 편이기 때문에, 보디감이 풍부한 와인을 매칭해야 어울린다. 그리고 기름기 많은 음식과 매칭할 때 고려할 또 다른 사항은 와인의 산도다. 쉽게 말해 ‘신 맛’이다. 와인 산도의 높낮이는 와인을 마시고 난 뒤 침이 고이는 정도로 판단된다.

 

산도 높은 와인을 꺼리는 분도 많겠지만, 산도는 와인의 뼈대 역할을 하며 구조감을 형성해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음식이 기름진 경우 이 산도가 더욱 중요해진다. 와인의 신맛이 기름기를 씻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름진 음식과 산도가 낮은 와인을 매칭할 경우 느끼해서 금방 질릴 위험이 있기에, 기름진 장어에는 산도 높은 와인을 매칭하는 것이 좋다.

 

서늘한 기후에서 오크 숙성한 화이트 와인

그렇다면 보디감이 풍부하며 산도까지 받쳐주는 와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보통 보디감이 높을수록 산도는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보디감은 주로 알코올에서 기인하는데 알코올이 높을수록 포도의 당도가 높다는 뜻이므로, 당도와 반비례하는 산도는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만족시키는 와인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양조 과정, 혹은 포도 품종 고유의 특성으로 이것을 구현 할 수 있다. 먼저 화이트 와인부터 살펴보자면 프랑스 부르고뉴 샤블리 지역의 그랑 크뤼 와인을 추천한다. 샤블리 지역은 지도상 위도가 높아 날씨가 서늘하기에 기본적으로 산도 높은 와인이 생산된다.

 

하지만 그에 비해 보디감은 높지 않기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양조 과정의 도움이 필요하다. 바로 오크통을 통해서다. 오크 숙성을 진행하면 와인의 보디감이 증가하는데, 샤블리 와인들의 등급이 높을수록 오크통을 많이 사용하는 와인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샤블리 그랑 크뤼 등급(최고 등급)에서 산도도 높으며 보디감도 있는 와인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샤블리의 그랑 크뤼는 부르고뉴의 다른 지역 그랑 크뤼 와인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 다른 화이트 와인으로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와인을 추천한다. 보르도의 화이트는 주로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 품종을 섞어서 만드는데, 소비뇽 블랑은 산뜻한 산도를, 세미용은 보디감을 부여한다. 따라서 이들이 블렌딩된 와인은 장어와 최적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타닌이 적고 산도는 높은 레드 와인

그렇다면 레드 와인은 어떨까. 해산물에는 화이트라는 말이 있는데 과연 레드도 어울릴 수 있을까? 정답은 ‘어울릴 수 있다’. 해산물과 레드 와인을 매칭하면 안 된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레드 와인의 타닌 성분 때문이다.

떫은맛을 내는 타닌은 레드 와인만이 가진 특성인데, 이 성분이 해산물과 만나면 비린 맛과 함께 금속성의 맛을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간단하다. 타닌 성분은 적으면서도, 비린 맛을 씻어줄 산도 높은 레드 와인을 매칭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한 레드 와인 품종에는 대표적으로 피노 누아가 있다. 피노 누아는 서늘한 지역에서 자라 높은 산도를 갖게 되며, 껍질이 얇아 타닌 함량이 낮다(타닌은 껍질에서 기인한다). 다만 보디감이 레드 와인치고는 낮은 편이어서 장어와 매칭할 시 밀릴 수 있기에, 좋은 빈티지(포도 생산 연도)의 피노 누아, 혹은 미국 피노 누아를 추천한다.

 

또 다른 레드 와인으로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바르베라’라는 품종이 있다. 이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많이 생산되는 와인인데, 이 와인 역시 타닌은 적으며 산도와 보디감이 높아 장어와 최적의 조합을 이룬다. 추가적으로 덧붙이자면, 양념 장어에는 간장의 단맛과 비슷한 풍미를 지닌 호주 시라나 미국 진판델이 잘 어울린다. 이 마리아주의 원리는 ‘음식 풍미와 와인 풍미의 일치’이다. 음식과 와인의 풍미가 일치하면 좋은 마리아주를 이루는데, 토마토소스 베이스의 음식과 토마토의 풍미를 지닌 이탈리아 와인이 서로 잘 어울리는 것 또한 이러한 원리라고 할 수 있다.

 

 

  • WSA와인아카데미(www.wsaacademy.com)

16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초의 국제 인증 와인 교육기관이다. WSET 레벨 4 디플로마 자격을 획득한 강사진을 국내 최다로 보유해 수준 높은 와인 교육을 진행한다.

WSET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강의뿐만 아니라 지역심화과정, 세미나 등 와인 관련 지식과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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