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식물성 식품의 진격은 현재진행형

“이제 더 이상 비건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말하지 말라. 비건을 넘어 ‘식물 기반’ 식품이 일상화되었다. 맛이나 비주얼을 유지하면서도 지구와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미국의 레스토랑 컨설팅 전문 ‘앤드루 프리먼&컴퍼니’가 올해의 푸드 트렌드 첫 번째 키워드로 꼽은 내용이다.

 

세계 다이닝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하는 기관 10곳 이상이 주요하게 다룰 정도로 식물 기반 식품은 올해 다이닝 신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이 이슈는 최근 사회 곳곳에 깊숙이 자리 잡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필두로 기온 상승, 수질 오염, 동물 복지 등 동물성 식품으로 인해 초래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건강’, ‘웰니스’ 등 인간의 삶에 중요한 여러 키워드와 맞물려 있다.

 

미국 레스토랑 컨설팅 회사 바움앤화이트맨은 “우유, 버터, 치즈, 달걀 등이 식물성으로 대체됨으로써 모든 식품 포장에 ‘글루텐, 락토스, GMO, 항생제, 설탕, 콜레스테롤, 소금, 지방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라벨이 붙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의 주요 토픽으로 꼽혔던 ‘비건’을 부담스러워하는 일반 소비자도 식물 기반 식품은 부담 없이 받아들이는 편.

 

글로벌 식음료 시장 조사 기업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는 “지난 5년간 식음료 시장에서 식물성 제품은 연평균 68%의 성장률을 보였다”면서 “육류나 대체품을 구입할 때 소비자는 ‘비건(VEGAN)’ 혹은 ‘베지테리언(VEGETARIAN)’ 제품보다 ‘식물 기반(PLANT-BASED)’ 제품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한 닐슨의 2019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의 6 %만이 채식을 하지만, 40 %는 식물성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식물 기반 식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식물성 우유인 ‘대체유’다.

이미 두유에서 벗어나 아몬드, 코코넛, 귀리, 쌀 등 곡물 혹은 과일로 만든 대체유의 유형은 다채롭다. 최근에는 영국의 홀푸드 매장에서 완두콩 우유도 출시됐다.

 

짜낼 수 있는 식물은 모조리 찾아내 대체유로 만드는 양상이다.

미국의 농업협동조합은행 코뱅크(COBANK)는 미국의 식물성 단백질 음료 매출이 5년 새 61% 늘어난 데 이어, 2022년까지 15-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연스럽게 우유 소비량은 점점 줄어든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그 변화가 극명하다. 닐슨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에 귀리 우유 판매는 무려 636% 증가했는데, 일반 우유 판매는 같은 기간 2.4%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보든데어리, 딘푸드 등 미국의 최대 우유 브랜드들이 지난해와 올해 초 잇따라 파산 신청을 했다.

이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성 재료를 활용해 만든 유제품들이 최근 1년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 속속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씨앗 가공품 제조업체 ‘88에이커스(88ACRES)’는 수박씨와 호박씨로 만든 버터를 출시했다.

 

일반 버터보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풍미는 그대로 살아 있다는 평. 또한 아이슬란딕 요구르트 브랜드 시기스(SIGGI'S)는 마카다미아로 만든 요구르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미국 아이스크림 브랜드 반리우웬은 홈메이드 오트 밀크, 유기농 코코넛 크림, 생코코넛 오일 등을 기반으로 만든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리테일을 위한 신제품으로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인공 달걀을 우리 식탁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다. 닭이 낳지 않은 달걀, ‘저스트 에그’를 개발한 미국의 푸드 테크 기업 ‘저스트(JUST)’는 성장세를 거듭해 매출액이 지난해 4백 억원이 훌쩍 넘었다. 인공 달걀의 주재료는 다름 아닌 녹두. 녹두를 끓이면 몽글몽글해지면서 식감과 맛이 달걀과 유사해지는 점을 활용했다.

 

 

이 달걀은 미국과 캐나다를 넘어 지난해 초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국내에는 달걀 전문 기업인 ‘가농바이오’와 협업해 올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조시 테트릭 저스트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보다 많은 식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찾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동물성 원료를 대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직 연구되지 않은 식물의 숫자는 39만1천 가지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다이닝 신에서는 식물성 고기 패티의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시장은 햄버거를 앞세운 패스트푸드 업계. 버거킹은 지난해 4월 소고기 패티 대신 식물성 고기로 만든 ‘임파서블 와퍼’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콩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고기 형태를 만들어내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인 임파서블 푸드와 손을 잡은 것. 영양 면에서 일반 고기 패티와 동일한 단백질을 함유했으며, 지방은 15%, 콜레스테롤은 90% 적다. 버거킹은 유럽 시장에도 식물성 패티 버거인 ‘레블 와퍼’를 지난해 11월 선보였다.

 

이 밖에 미국의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데니스(DENNY’S)는 지난해 10월부터 비욘드미트의 고기 없는 버거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던킨 도너츠는 미국 내 9천여 매장에서 식물성 소시지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다.

 

일반 고기의 맛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육류와 식물 성분을 혼합한 패티를 넣은 버거도 잇따라 선보인다. 미국 외식문화협회 제임스 비어드 파운데이션은 ‘블렌디드 버거 프로젝트’를 통해 일반 소고기에 버섯을 25% 함유한 버거를 선보였다.

 

또한 애플게이트(APPLEGATE) 등 미국 주요 육류 가공 업체들은 밀, 버섯, 보리 효모 등 식물성 성분을 25-30% 첨가한 버거 패티를 출시했다. 일반 소고기 버거에 비해 낮은 지방과 콜레스테롤, 경쟁력 있는 가격 등을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국내 식음 업체들도 식물 기반 식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수요도 높은 편. 특히 식물성 우유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인 유로모니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9년 우유 대체제 시장 중 두유를 제외한 코코넛 우유, 아몬드 우유와 같은 식물성 우유 시장이 지난 3년간 판매액 기준 4배 이상 성장했다.

 

식물성 고기 시장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동원F&B가 미국의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를 수입해 지난 2월부터 비욘드 버거를 독점 판매하며 스타트를 끊었으며, 롯데푸드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신제품 ‘엔네이처 제로미트’의 판매를 지난 4월 시작했다.

밀 단백질을 기반으로 닭고기의 풍미를 살린 제로미트 너겟과 커틀릿 형태의 제로미트 까스 등 2종이다.

 

푸드 테크 스타트업인 지구인컴퍼니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지난 10월 론칭했다.식물 기반 식재료를 주로 활용하는 한식을 토대로 식품을 개발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기대도 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12월 보고서를 통해 “녹두 가루, 도토리 가루 등 한식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식물성 가루들로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개발한다면 해외 시장 진출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바앤다이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barndi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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