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태풍, 쓰나미 등 한국보다 자연재해 발생빈도가 높은 일본에선 자연스럽게 비상식량, 장기보존식품 사업이 발달했다.
실례로 일본의 대표적인 잡화 전문점 '도큐핸즈(東急ハンズ)' 신주쿠점 방재코너에는 레토르트식품, 컵라면, 통조림을 비롯해 상온에서 6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는 가공식품이 무려 100종류나 된다.
비상식도 맛있다, 일본 비상식량 카페 등장
작년 12월 신주쿠에 문을 연 ‘IZAMESHI Table’이란 이름의 카페는 음료와 함께 재해 발생 시 찾는 ‘비상식량’을 카페의 주메뉴로 구성, 화제가 되었다. 이색적인 상품구성으로 새로운 경험을 찾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카페 관계자는 “재해 대비 장기보존식품도 맛있을 수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스기타 에이스(杉田エース)가 2014년에 ‘IZAMESHI’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다. 지금은 보존 기간이 3년인 레토르트 카레와 죽, 우동, 라면 제품과 5년인 사탕, 7년인 물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IZAMESHI Table’을 방문한 고객들은 여러 비상식량을 함께 구매, 다양한 맛을 즐긴다. 진열된 비상식량을 포장 구매해가는 고객도 많다고.
일반적인 가공식품과 동일하게 제품 사진이나 이미지를 패키지에 넣고, ‘장기보존’이라는 문구를 상품 오른쪽 하단에 넣는 방법으로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점을 표시했다.
밥과 반찬을 한 캔에
소고기덮밥 체인점으로 인지도가 높은 ‘요시노야’(吉野家)도 재해에 대비해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식품사업을 2019년에 시작, 간판메뉴인 소고기덮밥, 돼지고기 덮밥, 닭고기덮밥 등 6종류의 캔 용기 덮밥 제품을 출시했다.
데울 필요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장점과 밥과 반찬이 한 캔에 들어있어 한 끼 식사를 위해 최소 2개 제품을 구비해야 하는 다른 제품과는 달리 준비가 간편하며, 보존 기간도 3년이라는 효율성 덕에 소비자 관심도가 높다.
캔에 사용하는 쌀은 미야기, 아키타현 현미쌀로 가공식품으로 쌀 소비 확대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
통상 요시노야 점포에서 먹는 덮밥은 평균 4~5천원인 것에 비해 캔 제품은 약 9천원으로 2배가량 비싸, 농수산물의 고부가가치 상품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장기보존 가능한 ‘디저트 비상식량’도 인기
일본 잡화점에는 재해대비 식품이 한 점포에 1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쌀밥류, 반찬, 수프, 디저트까지 상품 카테고리가 다양해 뷔페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여러 상품군 중에서도 치즈케이크, 바바루아(과일·우유·달걀·설탕·젤라틴 등 재료로 만들어서 디저트로 먹는 프랑스 과자) 등 디저트류가 빠른 속도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디저트류의 매출 증가는 맛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비상시에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편리성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긴장과 불안 속에서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단 음식이나 평소에 먹는 과자 등 기호식품도 준비할 것을 일본 농림수산성도 권장하고 있다.
기부하면 재해대비 식품이 '집으로' 오는 제도가 있다?!
일본에서 연말정산 시기가 되면 검색하게 되는 ‘핫’한 제도가 있다.
지역 공헌을 위해 지자체에 기부하고, 기부금액 중 2,000엔(한국 돈 2만 원 정도)을 뺀 금액에 대해 원칙적으로 소득세, 주민세를 공제해주는 제도 ‘후루사토 노제(ふるさと納税/고향 납세)’다.
기부자는 지자체에 기부한 답례로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농수산식품 등을 고르면 집으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지자체의 재정난을 해소하고 지역 특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제도로 평가되기도 한다.
JA마인즈(JAマインズ)는 도쿄도 후츄시 지역에서 생산한 쌀 중에서 상품성이 떨어져 팔 수 없는 쌀가루로 재해비축용 빵 통조림을 만들었다. JA마인즈는 후루사토 노제 활용 사이트 ‘후루사토 초이스’에 빵 통조림을 후츄시 기부 답례품으로 작년 12월에 등록했다. 3개월 만에 약 90명의 기부자가 답례품으로 빵 통조림을 선택했다고 한다.
자료참조 : kati 농식품수출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