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편의점 중독 증후군’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MZ세대의 편의점 중심 소비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식품전문 매체 식력(食力)이 지난 5월 약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45%가 일주일에 5~7일 편의점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응답자 중 27.8%는 ‘매일 편의점을 방문한다’고 답했다.
편의점 문화를 주도하는건 단연 MZ세대라 일컫는 젊은 층이다. 학창시절부터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편의점 공간에 익숙해져있고, 무엇보다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식품을 찾아볼 수 있어 선호한다.
대만 편의점에서도 인기인 K-푸드
케이팝을 필두로 한 한류 콘텐츠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이제 진정한 문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매운맛 챌린지, 달고나 커피 등 한국의 식문화는 MZ세대의 SNS를 타고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최근 대만의 패밀리마트에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한국의 맛을 그대로 전하고자 국내 냉동식품을 수입해 들여왔다. 즉석 떡볶이, 전통 잡채, 모짜렐라 치즈 핫도그, 속초 붉은 대게 딱지장 등이 진열돼 있어 마치 한국 편의점을 연상케한다.
해외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한식 상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소개하며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했다. 패밀리마트측은 초기 한정 판매를 계획했으나, 수요 증가로 인해 상품을 재입고해 판매를 확대했다.
59~129대만 달러(한화 약 2,400~5,200 원)라는 저렴에 가격에 맛, 간편함이 더해져 가성비 상품으로 인기를 끌며 예약 구매를 받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편 패밀리마트는 한국에서 수입한 김치 등을 활용해 김밥, 도시락 등 PB 즉석식품도 판매 중이다.
냉동, 신선 식품이 편의점 성장 견인
냉동·신선 식품이 대만 편의점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대만의 편의점 업계는 일찌감치 냉장·냉동 식품 성장을 예측하고 매장 내 냉동 공간을 확장해왔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대만의 냉장·냉동식품 시장은 460억 대만 달러(한화 약 1.8조 원) 규모로 성장, 패밀리마트의 지난 1분기 냉동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
또한, 초기 신선 식품은 아침 식사를 겨냥한 차예단 (찻잎 달걀), 빵, 주먹밥 등으로 간단했으나 이제는 도시락, 샐러드만 해도 수십 종류가 넘는다. 편의점 이용의 주된 이유로 ‘신선 식품(도시락 등) 구매’가 74.4%를 차지하는 만큼 업계에서도 차별화된 신선식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2019년 5월 기준, 대만은 약 1만 개 이상의 편의점을 운영 중이며, 인구당 밀집도는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보다 높다. 일본은 2,235명당 편의점이 1개이나 대만의 경우 2,148명당 편의점 1개가 분포하고 있다.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코로나19로 매장 방문이 어려워지며 편의점 업계에선 탄탄한 자체 유통망을 기반으로 냉장·냉동 간편 식품 출시, 지속적인 PB 신메뉴 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를 잡기 위한 노력이 치열히 펼쳐지고 있다.
자료참조 : kati 지구촌리포트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