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영업 엿보기]수수께끼 풀어야 입장 가능한 스피크이지 바 ‘JANAI COFFEE’

평범한 커피 매장처럼 보이지만 수수께끼를 풀면 와인 바로 연결된 비밀의 문이 열리는 스피크이지 바 매장이 일본에 등장했다. 카페와 바를 합친 혼합형 매장으로 주간, 야간 모두 영업이 가능하다. 특히 수수께끼를 풀어야 만 입장이 가능한 컨셉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피크이지 바는 1920년대 미국의 금주법 시대에 무허가 술집을 조용히 말하라는 일종의 은어다. 밤사이 은밀히 오간 술은 당시 문샤인(Moon shine)이라고 불렀다. 이후 미국, 유럽에서 간판 없이 장사를 하는 스피크이지 바가 문화로 자리 잡았고 국내에도 해방촌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외식업·광고· 디자인 전문가 친구 3명이 뭉치다

‘JANAI COFFEE’를 공동 창업한 오오츠키 마사유키, 요시다 준키, 스구루 3명의 대표는 학창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사이였다. 사회로 나와 각자 외식업, 광고, 디자인 등 전공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오다 코로나19 이후 의기투합해 매장을 열었다.

 

 

매장을 준비하며 가장 크게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집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매장으로 오게 할지였다. 셋이서 회의를 하다 나온 컨셉 중 하나가 바로 미국 금주법 시대 유행하던 스피크이지 바였다.

 

오오츠키 대표는 “스피크이지 바 특성상 공간이 한정되어 소수의 손님만 받을 수 있으니 방역, 안전에도 유리해 오히려 코로나19 시기에 맞는 컨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 회사에 근무하며 상식, 관념을 깨는 일을 즐겼기에 역발상으로 이번 위기를 돌파해보고 싶었다. 3명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젊은 패기가 있기에 도전했다.”

 

간판 없이 매장만 운영하는 방식은 아쉬움이 들어 젊은 층이 원하는 체험적 요소를 추가하기로 정했다. ‘JANAI COFFEE’ 모바일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형으로 그려진 로고를 금고 다이얼처럼 돌리면 카페 이미지가 와인 잔으로 바뀐다.

 

 

지난 8월 매장을 열고 고객 반응을 살피고자 테스트기간을 두었을 때 10팀 중 4팀이 스피크이지 바에 입장하지 못했다. 입장을 못해도 이러한 과정에 재미를 느낀 고객들이 SNS에 해당 내용을 올리며 자연스럽게 매장 홍보로 이어졌다.

 

카페 속에 와인 바를 감춘 ‘JANAI COFFEE’

‘JANAI COFFEE’ 위치를 찾아가면 와인 바는 없고 작은 커피 스탠드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만이 보인다. 카페 직원에게 와인 바 존재를 물어봐도 스피크이지 바 컨셉상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수수께끼를 푼 화면을 살짝 직원에게 보여줘야 바로 스피크이지 바로 통하는 비밀의 문을 알려준다.

 

 

마치 카페로 위장된 모습이 고객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동시에 바 손님이 뜸한 오전, 오후 시간에 커피로 매출을 올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 카페 운영과 커피, 음료의 맛은 커피브랜드 사루타히코 커피(猿田彦珈琲)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한 요시다 대표가 맡았다.

 

 

이벤트 기획, SNS 채널 관리 등은 광고 회사를 다닌 스구루 대표가 책임지며,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오오츠키 대표가 홈페이지 관리, 온·오프라인 고객 관리를 담당한다. 각자 전문성을 살려 분업을 하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거쳐 의견을 통일시킨다.

 

부담 없이 어른들이 마시는 커피 우유

‘JANAI COFFEE’의 세 대표는 코로나블루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모두 어려움을 겪는 시기라는 걸 잘 알기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메뉴를 구성했다. 주 메뉴는 요시다 대표의 커피와 칵테일을 조합한 ‘어른 커피 우유’(1200 엔), 원두커피를 레몬 껍질로 담근 술과 섞은 ‘커피 레몬 사워’(1000 엔)다.

 

 

주류 시장에서 저도수, 무알코올 음료가 트렌드인 만큼 도수를 낮춰 가볍게 마실 수 있게 했다. 수제 맥주와 와인은 술 종류에 대한 정보가 없는 고객들도 주문에 어려움이 없도록 이미지, 캐릭터 중심의 귀여운 라벨을 붙여 직관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견과류, 치즈 등 가볍게 먹는 핑거푸드 외에 음식 메뉴는 주변 가게와 제휴해 평일, 토요일 저녁 6시부터 10까지 배달을 시킬 수 있다. 3명 다 요리는 잘 못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위해 안주는 과감히 포기했다. 배달을 통해 주변 음식점의 매출이 올라 상생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오오츠키 대표는 “처음에는 적자만 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하루에 손님 3명만 오는 날도 있었다. 추가 은행 대출을 고민하고 있을 무렵 오픈 초창기에 방문했던 만화가가 SNS에 ‘JANAI COFFEE’ 매장 체험기를 그림으로 올려주며 홈페이지 접속자가 급증했고, 현재는 10월말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코로나19 속에서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재미를 찾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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