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냉동식품 소매 수요가 급증했다. KATI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외식이 감소로 인해 가정 내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고, 외출을 기피하며 식료품 쇼핑을 하는 빈도가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식품전문지 푸드네비게이터(Food Navigator)의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영국 냉동식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72억 파운드(약 11조 609억 원)에 달했다. 주요 인기 품목은 냉동 감자, 아이스크림, 냉동 채소, 냉동 향신료, 간편식 순이었다.
푸드네비게이터는 Z세대(1997년 이후 출생)의 냉동식품 구매율이 크게 증가했고(코로나 이전 대비 23% 상승), 편리하고 맛있는 채식주의자용 냉동 제품들이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에서도 냉동식품 판매가 급증했다. 프랑스 식품 전문지 LSA에 따르면, 약 90억 유로(약 1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프랑스 냉동식품 시장은 지난해 11.5%가량 성장했다. 프랑스 언론사 BFM의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 최대의 냉동식품 전문 슈퍼마켓 피꺄(Picard)는 2020년 한 해 동안 50만 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유치했고, 경쟁기업 티리에(Thiriet)는 전년 대비 30%가량의 매출 상승을 거뒀다.
특히 냉동 채소의 수요가 급증 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보건위기로 인해 신선한 식재료 구입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손질되어 냉동된 채소는 보관이 쉽고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을뿐더러, 신선 채소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프랑스인들이 애용한다. 지난해 말 실행된 CSA사의 설문 조사에 약 70%의 프랑스 소비자들이 냉동 채소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독일 냉동식품 시장은 2019년 기준 약 154억 유로(약 20조원) 규모였는데, 2020년 7.5%가량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냉동 피자, 냉동 간편식, 냉동 채소, 냉동 생선 등이다. 한편, 독일 경제지 dpa-AFX의 기사에 따르면, 냉동식품 소매는 급증했지만, 외식산업의 침체로 도매 전문기업들은 큰 손실을 보았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냉동식품의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냉동식품 기업들은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제품군을 늘리는 등,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프랑스 냉동식품 전문마트 피꺄(Picard)는 배송 전문기업 크로노포스트(Chronopost)와 협력해 냉동식품 배송시스템을 구축했고, 배달 전문기업 딜리버루(Deliverloo)를 통한 당일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유럽 냉동식품 시장에 한식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냉동식품 전문 슈퍼마켓 체인 아이슬란드(Iceland)는 최근 한국식 치킨 밀키트 제품을 출시했다. 손질된 채소와 닭, 밥 등을 분리해 담은 반조리 냉동식품으로, 10분간 조리해 먹는 제품이다.
이 외에 한국식 소고기면 제품도 판매한다. 프랑스 국적으로, 세계 10여 개국에서 사업을 확장 중인 피꺄(Picard)도 닭불고기·김치 덮밥, 닭·김치 만두, 잡채, 비빔밥 등의 한국 음식을 냉동식품으로 제조해 판매 중이다. 또한, 영국 대표 슈퍼마켓 테스코(Tesco)에선 아시아 식품 전문브랜드 잇수(itsu)의 한국식 냉동 만두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