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오늘은 장보는 날, 서울 농부 장터 7

농가 생산물의 판로 확대를 위해, 농촌과 도시 문화를 연결하기 위해, 도시 농업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저마다 다르고 또 비슷한 이유로 열리는 농부의 장터.

 

클릭 몇 번이면 그게 무엇이든 하루 만에도 오는 로켓 딜리버리의 시대. 무인 키오스크 시스템을 장착한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는 비대면의 시대. 우리는 이를 두고 ‘편리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시 한편에서는 장이 열리는 날짜를 맞춰 가까이는 동네로, 멀리는 강 건너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농부의 장터가 늘어나고 있다.

농가 생산물의 판로 확대를 위해, 농촌과 도시 문화를 연결하기 위해, 도시 농업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저마다 다르고 또 비슷한 이유로 열리는 농부의 장터.

 

분명한 건 시장의 일방적인 ‘짝사랑’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회용품을 조금이라도 덜 쓰기 위해 사람들은 장바구니를 직접 들고 오고, 음식과 음료를 먹기 위해 접시와 텀블러를 가지고 온다. 농부와 소비자 사이에는 단순히 작물과 돈을 넘어 ‘대화’가 오간다.

 

어떻게 키웠는지, 어떻게 먹는지, 하물며 안부 등의 일상의 말도 오간다. 어느 농부는 자신의 채소, 쌀을 가지고 다른 농부에게 가서 들꽃송이를 받아와 자신의 테이블을 장식하고, 일찍 작물이 다 팔린 농부는 다른 곳에 가서 돕는다.

농부의 장터를 취재하면서 동시에 소비자였던 우리가 마주한 것은 조금은 불편하고, 많이 아름다운 대면들. 어느 농부 장터의 기획자가 한 말로 서두를 마무리한다.

 

인생이 재미 없다는 사람이 있다면, 시장에 가보라고 하고 싶어요

농부와 요리사와 소비자가 함께 키운 시장 마르쉐@

“또 오셨네요. 지난번에 사가신 돌미나리는 괜찮으셨어요?” 농부가 다정하게 묻고 손님은 화답한다. “처빌 향이 참좋네요. 어떻게 먹는 게 좋아요?” 다시 손님의 질문에 농부는 망설임 없이 서너 가지 음식을 소개한다. 벌써 8년째를 맞은 ‘마르쉐@’의 흔한 풍경.

시작 단계부터 ‘생산의 경험이 축적되어 있고, 대화 의지가 적극적인’ 생산자들로 시장을 꾸려온 까닭이다. 비단 소비자와의 교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 한편에는 요리사들이 농가의 재료를 사용해 연신 맛있는 냄새를 풍긴다. 산양유를 생산하는 <모심목장> 옆에 서 한남동의 <치즈플로>는 그 산양유를 활용해 만든 치즈를, 빈투바 전문점 <카카오다다>는 서양의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초콜릿에 토종 쌀, 박하 등의 토종 작물을 접목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수공예가는 농가를 방문한 후 받은 영감으로 작물을 패턴화해 앞치마, 테이블보 등을 만들었다. 모두 마르쉐에서 맺은 인연이 만든 보석 같은 변화다.

​도시 농부 중심의 30여 개 팀으로 시작한 ‘마르쉐@’는 이제 친환경 농가와 요리사, 수공예가까지 90여 개 팀이 참여하고, 이 시장을 사랑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소비자들이 한 달에 한 번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을 가득 채운다.

 

“농農은 너무나 아름답고 배울 것이 많은 우리 문화의 뿌리인데, 도시의 효율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는 내다버렸어요. 농부의 삶과 도시민의 일상을 연결해 외면받았던 농農의 가치를 다시 불러오는 것, 그것이 농부의 시장의 역할입니다.”

 

마르쉐@를 기획한 이보은 씨는 덧붙여 “시장에서 농부는 단지 농부로만 남아 있지 않아요. 그들이 보여주는 작물의 다양성은 소비자와 요리사들에게 영감을 주고, 식의 다양성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시 농부에게도 영향을 끼치죠. 저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 수 있는 힘은 농부에게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작물도 ‘알아야’ 찾고 먹는 법. 자급률이 고작 0.8%에 미치는 우리밀을 알리기 위해 11월에는 쌀을 비롯한 토종 작물을 소개하는 토종장을 여는 등 마르쉐는 다양한 기획으로 소비자들에게 ‘먹는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올해는 새롭게 ‘채소시장’도 열었다. 한 달에 두 번 각각 성수동과 합정동에 열리는 이 시장은 이름 그대로 20여 농가의 1차 농산물로만 꾸렸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농부를 직접 만나고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오늘 본 장으로 밥을 지어 먹는 ‘일상의 시장’을 지향한다.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채소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생긴 지금, 가능하면 더욱 많은 동네에서, 더욱 자주 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 A.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 H. 매달 두 번째 일요일, 11:00-16:00

 

농부 덕에 삽니다

서울시 농부의 시장

농부의 시장은 농부에게는 판로를 제공하고 도시민에게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제공하고자 문을 연 지 8년 된 정기 직거래 장터다.

올해에는 전국 80여 개 시군의 다양한 농수특산물 농가가 참여해 시중가보다 10-30% 저렴한 가격으로 만리동광장과 강동구 도시농업공원, 광화문광장과 덕수궁돌담길 서울 곳곳에서 판매한다. 손님들은 다양한 농수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 좋고 농부들은 농가에서 생산한 싱싱한 작물을 손님에게 선보일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손님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작물이어도 빛을 발할 수 없다. 그래서 서울시 농부의 시장은 꼭 장을 보지 않는 사람들도 찾을 만한 활기차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계절별로 혹은 월별로 장터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를 녹여냈다.

 

4-6월에는 볏짚공예 체험, 나만의 장바구니 만들기, 누에 실 뽑기 체험, 비건 페스티벌, 우프데이, 농악과 함께하는 봄나물 장터가 열리고, 하반기인 9-10월에는 보리막장 담그기, 농부와 함께 치즈 만들기, ‘자연의 맛! 생긴 대로 농산물전’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그중 ‘우프데이’는 친환경 농가에서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은 경험이 있는 우퍼들을 만나 한국 농촌의 삶과 문화를 이야기 나누는 의미 있는 행사 중 하나다.

 

취재진이 장터를 찾은 날도 만리동 농부의 시장에선 ‘채소 비빔밥 나눠먹기’ 행사가 한창이었다. 비빔밥 나눠먹기 부스 옆에 비빔밥 채소를 나누어 준 농부들과 농장 이름이 삐뚤빼뚤 정겨운 손글씨로 적혀 있다.

 

“점심 먹었어? 이리 와서 비빔밥 먹고 가요. 무지 맛있어요.” 장터를 찾은 손님들에게 연신 비빔밥 한 술 뜨고 가라며 엄마같이 챙겨주는 농부들. 만리동 농부의 시장에서 처음 만난 이들의 애정에 감동할 틈도 없이 농부들은 시장 안 손님들에게 더운 날씨에 목이 마를까 칡즙을 뜯어 주고 재빠르게 깎은 더덕을 입에 물려주었다.

 

이날 만리동 농부의 시장에 참여한 농가는 41곳. 채소류인 파프리카, 고구마, 산나물, 버섯을 비롯해 특용 채소인 퍼플 아스파라거스와 노루궁뎅이버섯이 올라왔으며 곡류, 수산물과 더불어 가공 제품들이 장터를 가득 채웠다.

전국 팔도의 농수산물이 모이고 생산자와 호기심으로 가득한 손님이 모여 서로 궁금한 것은 묻고 답해가며 장터를 즐기니 이곳에 활력이 넘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A. 만리동광장, 강동구 도시농업공원 / 광화문광장 / 덕수궁돌담길
  • H. 매주 토요일 / 매주 일요일 / 첫째·셋째·다섯째 주 일요일

 

지구를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

고맙습니다

못생긴 농산물이 결코 먹을 수 없는 것이 아님을 이제 많은 소비자가 알고 있다. 오히려 화학비료와 제초제 없이 키우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멋’이라는 것도.

막상 농부와 소비자는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아직은 거대 유통망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직거래 장터로 올해 4월 개장한 따끈따끈한 새내기 시장 ‘고맙습니다’에서는 삐뚤빼뚤 토마토, 흠집 있는 사과, 제멋대로 자란 더덕 등이 한 점 부끄럼 없이 소비자들과 만난다.

 

그 밖에도 자연 방사 유정란, 흙 묻은 대파, 구매 직후에야 숭덩숭덩 줄깃대를 잘라 내어주는 마늘 등 각 지자체의 인증이나 추천을 받고 올라온 친환경 농가들의 작물을 만나 볼 수 있다.

 

“대화 한 번만 할 기회가 있어도 소비자는 금방 알아줘요. 농부는 적정 수준의 가격을 직접 책정하고, 소비자는 인정하고. 농부 장터에 나올 때마다 내가 키운 작물에 대한 자부심도 점점 더 커져요.” 충주에서 복숭아와 사과를 재배하는 <사과꽃마을> 박춘성 농부가 꼽는 이 시장의 매력이다.

‘고맙습니다’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디자인. 업사이클링 테마의 복합 문화 공간인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열리는 장터답게 버려진 현수막을 엮어 만든 천막이나 장바구니 등 곳곳에 가치 있고, 그래서 더 예쁜 디자인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이 장바구니를 ‘고르는’ 재미에 빠진 손님들도 있다. 다음 장이 설 때 대여한 장바구니를 반납하면 일회용품 규제에 함께 힘써준 마음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 시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준다.

 

장터를 기획한 ‘쌈지 농부’의 대장 농부 천호균 씨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사동 쌈지길을 만든 인물이다. 예술가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작품의 가치를 알려온 천 대표는 어느 날 농부가 하는 일이 예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일구는 농부들을 찾아 우리의 일상에 들여놓는 작업들을 시작했다.

 

이왕이면 아름답게. “제가 생각하는 농사에서의 아름다움이란 생긴 그대로의 멋이에요. 자본주의 논리는 그 멋을 잃어버리게 했죠. 아직 남아있는 숨겨진 멋이나 버려진 멋을 엮어 새로운 멋으로 소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 A.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
  • H. 매달 첫째·셋째 주 토·일요일

 

우리 동네 농부 장터

화들장

‘매주 화요일 들에서 난 것들을 판다’는 의미로 이름 지은 ‘화들장’. 어쩐지 화창한 날씨를 떠오르게 하는 이름 덕분일까? 장이 열리는 날이면 바로 어제까지 세차게 불던 비바람도 멈춰준 덕에 야외 장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장이 열렸다고 한다.

많게는 20개 정도의 부스가 들어서는 소박한 장터. 그중 금천구 지역사회에서 재기를 시도하는 엄마들의 수공예품이나, 농산물 가공품을 제외하면 농부를 만날 수 있는 장터의 수는 생각보다 적었다.

 

“봄이 되면 작물이 많아 지니 장터가 풍성할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예요. 농부들이 가장 바쁜 계절이기 때문이죠. 양봉을 하는 분들은 꿀을 수확하러, 쌀농사 짓는 분들은 모내기를, 꽃차 만드시는 분은 꽃 따러 다녀야 하니까요.”

 

화들장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건강한농부 협동조합의 김선정 이사장이 말했다. 작물의 변화뿐만이 아니라 참여하는 농부의 얼굴들도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체감할 수 있는 진짜배기 농부 장터의 모습이었다.

 

40여 곳 정도의 고정 농가와 신규 농가가 주 품목이 겹치지 않게 교대로 출점하는데, 그중 ‘언니네텃밭’은 1년 내내 장터에 나오는 인기 농부팀 중 하나다. 전국 2백50여 명의 여성농민생 산자협동조합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유기농이나 자연농법 등 친환경 방식으로 채소, 과일, 토종 농사를 짓고 지역 공동체를 통해 채소 꾸러미를 배송하거나 장터에 나온다. 부스는 하나지만 한 번 장에 나설 때마다 홍성과 횡성에서 족히 40여 개 농가의 농산물을 거둬들여 올라오니 ‘작은 거인’인 셈이다.

 

그 마음에 보답도 하고 농부들의 매출에도 도움이 될 방법을 찾던 건 강한농부 협동조합은 커뮤니티 부엌에서 ‘화들장 백반’을 시작했다. 장터에서 남는 농산물을 전량 소진하는 동시에 부러 챙겨 오지 않는 이상 끼니를 때울 길이 없는 농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 밖에도 양주시에서 달디단 꿀고구마를 재배하는 ‘은아네농원’, 고창땅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각종 잡곡을 판매하는 ‘고창차동영농조합’, 충북 음성의 사과 농장 ‘산들애’ 등 다양한 농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

 

장터를 찾은 손님들은 과일을 하나씩 구매해 그 자리에서 바로 먹기도 했지만, 양손 가득 무겁게 돌아가는 모습이 다른 도심 장터와 달라 보였다. 듣자하니 무나 배추 등의 무거운 1차 농산물도 화들장에서는 인기 품목. 일부러 찾아오는 이보다 인근 주민들이 더 적극 방문하는 동네 친화적 시장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 A. 금천구청 옆 금나래공원
  • H. 매주 화요일

 

행복한 농부들의 놀이터

얼굴 있는 농부 시장

고층의 패션몰, 불시착한 우주선이라는 별칭을 가진 복합 문화 공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 그 사이를 쉼 없이 내달리는 자동차들. 서울에서 가장 도회적인 느낌을 풍기는 곳 중 하나인 동대문에 매달 첫째·넷째 주 토요일이면 농촌의 향기가 퍼진다.

바로 ‘얼굴있는 농부시장(얼장)’이 열리는 날. 도농문화컨텐츠연구회가 2016년 15개 농가와 시작한 이 농부 장터는 어느덧 50여 곳의 농가로 근육을 키웠다.

매주 출점자를 모집할 때마다 1백여 농가가 신청을 하는데, 친환경 유기농, 슬로 푸드 정신에 맞는 소규모 농가 위주로 장을 꾸리고 유통사는 제외한다.

 

“장이 열리는 DDP가 아무래도 서울의 랜드마크이다 보니 대외적으로 빨리 성장했어요. 내부적으로는 아직도 갖춰야 할 게 많지만, 분명한 건 농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장터 운영자인 홍서웅 팀장이 농부들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표했다. 서울 미래로 다리 위, 동대문 팔거리 후미진 곳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 얼장은 지금처럼 찾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매출에 관계 없이 농가들이 함께 놀이처럼 즐겁게 시간을 보내주었고, 이 모습을 본 시민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대표적으로 맛의 방주 등재 품목이기도 한 ‘팥장’을 만드는 <홍주발표식품>의 이경주 대표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오직 얼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얼굴이다.

그 밖에 노루궁뎅이버섯을 재배하는 ‘송이뜰 농장’,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자야농장’, ‘친환경바로채소’ 등 얼장에는 유독 청년들이 눈에 많이 띈다.

함께 성장하는 ‘인큐베이팅 마켓’을 지향하는 만큼 시작 단계에 있는 청년들에게는 직접 생산의 원칙에서 벗어나 기준에 맞는 농산물을 유통하는 팀도 받고 있다.

그중 ‘양평친환경로컬푸드’는 도농문화컨텐츠연구회의 청년기획단이 운영하는 부스로 상추 등의 쌈채소부터 로메인, 쑥갓, 치커리, 적근대 등 양평 지역의 친환경 농가 작물을 모아서 판매한다. 2018년부터는 청년 농부 그룹만을 모아 매달 셋째 주 토요일과 넷째 주 일요일에 ‘청년 얼장’도 열고 있다.

 

  • A. 동대문디자인플라자
  • H. 매달 첫째 주, 넷째 주 토요일

농부와 소비자 그리고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마들장

도시 농업은 아주 작은 면적에서 작물을 키우기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보다는 퇴비나 유기물을 이용한 생태적인 농법을 활용한다.

이렇게 건강하게 키운 농산물은 가족이나 이웃끼리만 나누기엔 양이 많고, 일반 유통 경로를 통해 판매하기에는 지극히 적은 양이다.

이왕이면 더욱 많은 시민이 건강한 농산물을 나눌 수 없을까? 그에 대한 하나의 방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노원구의 ‘마들장’이다. 노원구에 기반을 둔 도시 농부 모임인 노원도시농업협의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기획하고, 취지에 공감한 노원 에코센터, 지구의친구들 등의 단체가 합류해 2014년 11월 첫 장을 열었다.

참여 농가가 점점 늘어나면서 지난해 최대 90여 개 팀이 함께 했는데, 올해에는 75개로 팀으로 제한해 장터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마들장은 좋은 교육의 장이 되기도 한다. 빗물의 소중함을 통해 물 절약의 필요성을 알리는 빗물체험 행사,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산 모시짜기 체험 행사, 어린이 마들장 투어 프로그램, 흙 놀이터 등 마들장에서는 아이들에게 교육적 가치가 있는 이벤트를 매회 다르게 연다.

4월부터 11월까지 더운 한여름을 제외하고 총 6번 계획된 장의 일정을 「바앤다이닝」 취재진은 아쉽게도 맞추지 못했다. 장터의 생생한 분위기를 담아낼 수는 없지만, 마들장 추진단 김의동 씨와의 인터뷰로 마들장의 가치를 공유한다.

 

  • ​A. 노원구 등나무근린공원(북서울미술관 옆)
  • H. 월별 상이, 하반기 일정은 6월 29일, 9월 7일, 10월 5일, 11월 2일

 

한국형 파머스 마켓을 향한 힘찬 발걸음

렛츠런파크 서울 오픈마켓

과천경마공원 입구와 연결되는 ‘꿈으로’ 구간에 자리한 ‘렛츠런파크 서울 오픈마켓’. 주말이면 경마 경기 관람을 위해 과천경마공원을 찾는 인파가 폭발적으로 늘어 오픈마켓의 농특산물을 구경하는 사람 수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판매가 활발하다.

2016년 첫 개장해 올해로 3년째, 지자체 20곳에서 1백72개 농가가 참여하던 것이 2018년에는 지자체 29곳에서 2백53개 농가가 참여하며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장터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주말 지자체별로 돌아가며 10-20여개의 농가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마사회가 지자체의 참여 희망 시기를 고려해 순서를 배정하는데 5월 중순에는 강원도 인제군과 홍천군 지자체에서 선정한 우수 농특산물 생산 농가가 손님을 맞이했다. 재배 작물뿐만 아니라 청국장, 장아찌 등 지역 특산물을 반영한 가공 토산품, 전통 목기류 등의 공예품도 있었다.

 

뽕나무과의 꾸지뽕나무에서 열리는 열매 ‘꾸지뽕’ 가공품을 판매하는 김윤화 농부는 강원도 인제에서 꾸지뽕나무 8천 그루를 직접 재배한다.

꾸지뽕 재배에 통달한 농부들을 찾아다니며 보고 배운 지 10년. 본인도 베테랑이건만 아직도 배움에 열심인 열혈 농부다. 무농약·친환경으로 재배한 꾸지뽕은 항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차나 환 등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어서 우렁찬 목소리로 ‘잔대’를 외치며 시식을 권하는 농부가 보인다. “몸을 정화하는 작용이 뛰어나 독소를 배출시켜줘요. 잔대 잎은 향과 맛이 좋아 겉절이로 해서 먹어도 좋고 살짝 데쳐 나물로 무쳐 먹어도 돼요”

강원도 홍천에서 10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는 농장 <신선놀음>의 고광석 농부가 아직 낯선 작물인 만큼 효능과 먹는 법을 두루 소개한다. 더덕 이상으로 대중화될 수 있는 작물이라는 확신에 10년 동안 잔대 연구와 재배에 공을 들였다고.

 

농부는 땀 흘려가며 정성스럽게 기른 작물의 가치를 손님에게 인정받으며 힘을 얻고, 손님은 농부의 귀한 농작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즐겁고. 오픈 마켓의 진정한 순기능은 이런 게 아닐까.

 

  • A. 과천경마공원 꿈으로 구간
  • H. 매주 토·일요일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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