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사회적으로 이동이 제한되며 로컬리즘(지역주의)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지역 농산물 중심으로 식생활을 하는 로컬보어(Lovalvore) 소비자를 위한 푸드마켓이 등장했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백화점인 한큐 우메다본점 지하 2층에 ‘커뮤니티 푸드마켓’이 지난 3월 31일 문을 열었다. 약 300㎡(90평) 규모의 매장에는 총 7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는 지역의 제작자가 매장에 나와 직접 소비자를 응대하며 상품을 소개해준다.
크래프트 밀크 숍(CRAFT MILK SHOP), 쿄라쿠세이안쇼(京らく製あん所), 후라베도(フラベド) 등 신규 브랜드가 ‘커뮤니티 푸드마켓’에 입점해 로컬보어 소비자를 만난다.
전국 소규모 목장의 우유 맛볼 수 있는 크래프트 밀크 숍
첫 번째로 소개하는 곳은 일반 유통매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우유를 취급하는 브랜드다. 크래프트 밀크 숍은 일본 전국에 흩어진 소규모 목장에서 생산한 최고급 우유와 가공품을 다루는 전문점이다.
목장마다 젖소에게 주는 사료, 키우는 환경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유의 맛, 향이 모두 다르다. 매장에는 상시 5~8 종류의 우유가 들어온다. 계절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우유 색의 차이 등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우유를 찾은 후 관련 상품 구입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소비자를 응대하는 칸다 다이스케씨는 “크래프트 밀크 숍은 우유의 새로운 발견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다. 와카야마현 목장과 오사카 키타하마의 베이커리가 콜라보해 선보인 식빵 등 독특한 상품들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이외에도 치즈, 요구르트,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가공해 판매한다”고 말했다.
1400년 역사의 제법으로 팥소 만드는 제빵소
쿄라쿠세이안쇼는 1400년 전 견수사(일본에서 중국 수나라로 파견한 사절)에 의해 전해진 단팥소 제조 방식을 이어 받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신선한 향이 강하고, 절묘한 식감으로 완성한 팥소로 현재에도 직화 방식은 그대로 고수하는 중이다. 젊은 소비층의 기호에 맞춰 설탕 사용량은 낮추었다. 가열살균을 하지 않기 때문에 팥 본래의 맛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우토 겐이치 대표는 “팥의 매력을 젊은 세대도 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에 시작한 브랜드이다. 팥이 들어간 오랜 먹거리인 도리야키, 팥죽뿐만 아니라 서양의 디저트를 모티브로 국산 유염 버터, 꿀을 넣은 앙버터와 딸기, 복숭아 등 제철 과일을 첨가한 달콤한 팥소도 야심작이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가 확산되며 대중들의 생활 반경이 이전에 비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지역에서 식품 소비를 해결하려는 로컬보어가 지금의 트렌드인 만큼 지역민들과 밀착하고자 ‘커뮤니티 푸드마켓’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쿄라쿠세이안쇼의 생크림 단팥빵(648엔), 제과점과 공동 기획해 상품화시킨 ‘크래프트 우유 푸딩’(864엔), 과일 팥소와 바삭한 파이가 어우러진 파이세트(1620엔) 등 상품은 한큐 우메다 본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치바현 야치마타산에서 3대째 이어온 땅콩 디저트
치반현의 야치마타산에서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3대가 가업을 이어받아 땅콩을 제조·가공하는 이케미야 상점이 과자제조사 슈큐레이, 한큐백화점과 합작해 땅콩 전문 브랜드 '땅콩 숍 도레(Doré)'을 탄생시켰다.
이케미야 상점의 이케미야 료카 대표는 “야치마타산 토양에는 모래와 점토가 섞여 있다. 관동옥토층에서 배수가 좋아 땅콩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다. 수확한 땅콩은 일주일간 볕에 말려 단맛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껍질 그대로 구워 풍미를 간직한 땅콩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일본 땅콩 생산력 약 75%를 책임지는 치바현의 매력을 알리고자 커뮤니티 푸드마켓에 출점을 결정했다.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주는 땅콩버터, 피낭시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십여 가지 땅콩 가공품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