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채식 식습관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유럽에서 비건, 락토, 플렉시테리안 등 채식이 중요한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채식주의자와 비건은 여전히 소수이나(국가별 4~10%),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갖는 플렉시테리언안(Flexitarian)은 유럽 주요 국가별 약 28~48%에 달한다.
건강뿐만 아니라 동물복지, 환경문제 등 윤리적인 관점에서 육류보다 야채 위주 섭취를 지향한다. 특히 코로나19이 식품 안전에 대해 민감해지며 채식 트렌드가 더욱 강화됐다. 현재 유럽 식품기업들은 앞 다투어 채식 식품군을 늘리고 있다.
남인도식 고구마 카레 등 이국적인 채식 조리식품 등장
영국에서는 매해 1월 ‘비거뉴어리(Veganuary)’ 캠페인이 펼쳐진다. 2014년 설립된 비영리단체 비거뉴어리에서 주최하는 캠페인으로 1월 한 달간 채식 소비를 장려한다. 영국의 식품전문지 더그로서(The Grocer)는 올해 참가자가 지난해 대비 46% 증가한 약 58만 명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채식 상품으로는 식물성 고기로 만든 버거, 베이컨, 매운 치킨, 피자 등이 다양하게 출시됐으며, 유제품을 포함하지 않은 제과류 등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비슷한 종류의 채식 식품이 많았으나 앞으로는 이국적인 맛의 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영국의 대형유통기업 아스다(Asda), 코옵(Co-op), 알디(Aldi)는 남인도식 고구마 카레, 데리야끼 버섯 누들, 스리랑카식 병아리콩 카레 등의 채식 조리식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인공색소, 향료를 첨가하지 않았으며 팩, 파우더 형태로 제작돼 집에서도 간편하게 채식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아스다는 올해 2월 48가지 신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채식 식품군을 늘려 나가고 있다. 1.5파운드(약 2,300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식물기반 식품을 공급해 고객층을 넓혀갈 계획이다.
'아스다 플렌트 베이스드(Asda Plant Based)'라벨이 붙은 자체 상품(PB) 품목은 전부 영국의 비건 협회인 ‘더 비건 소사이어티(The Vegan Society)’의 인증을 받았다. 미트 프리 버거, 스모키 두부 부리또, 오리고기 없는 스프링롤 등 선택 폭이 넓다. 상품 포장에 사용하는 용기, 패키지 역시 100% 재활용한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을 중시한다.
유럽 채식시장 진출하는 한국식 비건 식품
영국 국적의 아시아식품 전문브랜드 네이키드(Naked)는 지난해 말 한국식 바비큐 맛 채식 라면을 공개했다. 말린 녹두와 구운 고추를 첨가한 매운 라면으로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비건 라면이다.
영국 슈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스(Sainsbury’s)는 PB제품인 한국식 바비큐 소스에 비건 로고를 부착해 판매한다. 이외에도 대형 유통마켓, 온라인 몰을 통해 비건 표시가 부착된 다양한 한국식 양념장을 찾아볼 수 있다.
유럽 채식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식품은 단연 김치이다. aT에서 인터넷으로 자체 조사한 주요국 김치 판매현황에 따르면, 유럽 현지생산 김치브랜드 26개 중 24개가 채식주의자용 김치를 판매 중이다.
유럽 채식주의자에 맞춘 한식의 현지화
현지 채식주의자의 입맛에 맞춰 재석한 한식 요리들도 선보이고 있다. 영국의 밀키트 전문회사 마인드풀 셰프(Mindful Chef)는 비건용 밀키트 메뉴 중 하나로 구운두부와 각종 채소, 김치를 밥과 함께 먹는 ‘참깨 두부 김치볼’을 개발했다.
영국의 아시아식품 전문 밀키트업체 피스트 박스(Feast Box)가 판매하는 ‘비건 한식 박스(The Vegan Korean Box)’는 매운 콜리플라워 윙, 애호박 양파전, 매운 크리스피 두부, 잡채, 김치 볶음밥 등 5가지로 구성된 한식 재료와 조리법이 담겨 있다. 가격은 45파운드(약 6만 8천원)로 4~6인분 분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