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정간편식(HMR) 인기에 힘입어 국내 ‘죽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일반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상온 죽 시장 규모는 2015년 327억원에서 지난해 745억원으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올해 상온 죽시장 규모는 약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냉장 죽과 외식죽 시장을 합하면 죽 시장은 총 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본죽’, ‘죽이야기’ 등 죽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좌우하던 시장은 어느새 ‘동원F&B’, ‘CJ제일제당’ 등 대기업들이 진입, 5000억원 규모로 커진 죽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파우치죽, 돌풍의 주역
시장 성장 배경엔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선호 트렌드
최근 죽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건 ‘파우치 죽’이다.
30년 가까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용기 죽’이 시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CJ제일제당이 비닐 재질의 봉지(파우치)에 담긴 파우치죽을 선보이면서 죽시장이 다양해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파우치죽 시장은 지난해 10월 3억9400만원 규모로 전체 6%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파우치죽’ 출시 이후 파우치죽 점유율은 두자릿수로 뛰었다. 지난 8월에는 42억2800만원으로 용기시장의 절반 이상으로 성장했다.
성장의 배경엔 간편식 트렌드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즉석 죽제품은 간편하면서도 맛과 영양을 동시에 갖춰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죽’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고 있는데, 과거 환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환자식 개념에서 이제는 간편하게 조리하는 간편식 개념으로 자릴 잡았다.
이에 따라 식품·외식업계도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파우치죽을 적극 개발하며 가정간편식 죽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본죽은 HMR 형태의 죽을 개발하며 라인업을 지속 강화하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본죽의 HMR브랜드인 아침엔본죽은 2017년 490만개, 지난해 530만개가 판매됐다. 누적 판매량은 올해 2월 기준 2200만개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은 작년 11월에 ‘비비고 죽’을 선보이며 뒤늦게 죽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단숨에 시장 점유율 기준 업계 2위(23.5%)에 오르며 시장을 키우는 중이다. 시장 1위는 용기죽 강자인 동원F&B(43.6%)가 차지하고 있고 오뚜기가 14.6%로 3위에 머물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시장 진출 후 적극적 프로모션과 제품 개발로 파우치죽 시장은 늘어났다. 지난해 69억원 가량이던 시장은 올 7월 기준 116억원으로 증가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파우치죽 누적 판매량(올 8월 말)도 1000만개, 누적 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992년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십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원F&B도 오는 2020년 양반죽을 연매출 2000억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동원도 지난 7월 상온 파우치죽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 중이다. 구성은 전복죽·쇠고기죽·단호박죽·밤단팥죽 등 4종이다. 지난 11일에는 풀무원식품이 파우치 형태 ‘슈퍼곡물죽’ 3종을 출시했다. 귀리소고기죽·현미전복죽·오곡삼계죽 등 3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이 지속 성장하며 죽 관련 외식업체들도 상품죽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품죽 시장이 확대되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