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 씹을수록 건강해지는 곡식의 작은 낱알, '그래놀라'

건강한 식사는 국적, 연령을 불문하고 언제나 모두의 화두다.

 

최근에는 건강의 범위가 인간을 넘어 자연, 지구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비건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요즘, 건강하고 간편한 식사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그래놀라에 대해 알아보자.

 

 

그래놀라는 곡류를 기본으로 하여 견과류, 건과일 등을 설탕이나 꿀, 메이플시럽, 오일 등과 섞어 오븐에 구운 음식을 말한다.

 

그래놀라의 기본 구성 요소인 곡류는 어떤 것이든 가능하지만,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재료는 귀리를 납작하게 눌러 만든 오트밀이다. 통곡물의 형태를 유지해 건강함을 배가하는 그래놀라는 언제부터 섭취하기 시작했을까. 오늘은 그래놀라의 시작과 그 흐름에 대해 알아보자.

 

그래눌라? 그래놀라?

그래놀라는 뉴욕의 내과 의사이자 영양학자였던 제임스 케일럽 잭슨 Dr. James Caleb Jackson에 의해 ‘그래눌라 granula’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등장했다. 이는 곡식의 작은 낟알을 의미하는 ‘그래뉼스granules에서 따온 것이다.

 

요양원을 운영하던 그는 껍질까지 분쇄한 통밀가루를 반죽해 굽고 잘게 부순 후 다시 구워냈고, 이를 환자들의 아침 식사에 제공했다.

식이요법을 중시하는 채식주의자였던 그는 보편적인 미국 아침 식사 메뉴인 베이컨, 달걀 등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동물성 식품과 카페인 함유가 높은 차, 커피 등을 환자들의 식단에서 제외하고, 곡류, 과일, 채소 위주의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가 만든 그래눌라는 최소 몇 시간은 물에 담가놓고 불려 먹어야 할 정도로 딱딱했다고. 편의성이 부족했던 그래눌라의 단점을 보완해 탄생한 것이 우리가 아는 ‘그래놀라’다.

 

켈로그의 그래놀라

 

미국 미시간주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던 의학박사 존 하비 켈로그 John Harvey Kellogg는 잭슨 박사의 요양원에서 머물렀던 지인을 통해 그래눌라를 알게 되었다.

역시 건강한 음식에 관심이 높았던 존 하비 켈로그는 동생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 William Keith Kellogg와 함께 통밀 대신 귀리를 납작하게 미는 방식으로 그래눌라를 만들었다.

잭슨 박사의 그래눌라보다 부드러웠던 켈로그의 그래눌라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사실을 안 그래눌라 개발자인 잭슨 박사가 켈로그 형제를 고소하자, 이들이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1889년 상품명을 ‘그래놀라 granola’로 바꾸면서, ‘그래놀라’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당시 켈로그 형제의 그래놀라는 일주일에 2톤가량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고, 같은 해 밀과 옥수수 가루를 압착해 말린 ‘콘플레이크’를 출시했다.

 

맛있는 시리얼의 시대

 

환자의 건강식을 위해 그래놀라를 개발했던 존 켈로그는 ‘콘플레이크’에 설탕을 가미해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자 했던 동생 윌리엄 켈로그에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윌리엄 켈로그가 홀로 회사를 설립해 시장 판매를 시작했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시리얼 회사 ‘켈로그 Kellogg’s’다. 간편식인 시리얼의 인기가 치솟자, 여러 업체가 시리얼 시장에 뛰어들었다. 많은 회사가 판매를 위해 건강보다는 시리얼의 맛을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켈로그도 시리얼에 색과 맛을 가미한 후루트링 코코팝스, 초코 첵스 등을 출시했다. 환자들의 건강식을 위해 만들어졌던 그래놀라는 점점 사람들에게서 잊히게 됐다.

 

히피 운동과 그래놀라

1960년 발발한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에서는 주류 Mainstream 문화에 반하여 비폭력, 평화, 행복을 지향하는 히피 운동 The hippie movement이 일어난다. 이런 흐름은 음악, 패션,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었고, 식문화도 그중 하나였다.

 

가공되지 않은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추구했던 히피 문화는 건강식 그래놀라를 다시금 부상하게 했다. 2017년 「뉴욕타임스」는 “히피들이 승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보다 좋은 것을 소비하려는 현상을 ‘히피문화의 승리’로 본 것.

1970년대에 이런 시장 변화를 감지한 시리얼 회사들이 제품에 영양소를 표기하기 시작했고, 퀘이커 Quaker, 켈로그 Kellogg’s, 제너럴밀스 General Mills 등 대형 식품 회사들은 줄줄이 대중을 위한 그래놀라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곡물의 형태가 변하거나 설탕과 같은 첨가물이 과도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아쉬움을 보완해 제작에 큰 비용이 들더라도 형태를 그대로 살린 곡류와 말린 과일, 마카다미아너트 같은 견과류, 코코넛, 메이플시럽, 카카오 파우더 등의 고급 재료를 여러 방식으로 조합하여 수제로 만든 아르티장 그래놀라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푸드 큐레이터의 음식 이야기

박준영 JUN YOUNG PARK

고객과 마켓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진정성 있는 F&B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푸드 큐레이터. 현재 SSG닷컴의 SSG푸드마켓 상품 기획을 맡고 있으며, 낮에는 회사 업무, 밤에는 음식 인문학 탐구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뉴욕과 코펜하겐 등에서 공부하고 경험을 쌓았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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