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확산으로 집에서 냉장·냉동식품을 배송받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냉장, 냉동보관된 식품의 변질 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식품의 신선도를 한 눈에 파악
투명도 통해 상온 노출시간 알 수 있어
한국화학연구원은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연구팀이 냉장·냉동 상태로 배송 받은 생선, 고기, 과일 등 식료품이 상온(10도 이상)에 몇 시간동안 노출됐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를 개발했다.
해당 스티커를 이용하면 냉장·냉동 배송차량, 이른바 탑차의 오작동으로 식품이 상한지 모른 채 먹어 발생하는 식중독·햄버거병 등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냉장·냉동식품은 상온에 노출되면 세균이 증식해 상하기 시작한다. 눈으로는 식품의 상온 노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연구팀은 상온에서 투명해지는 나노섬유 필름을 스티커 앞면에 붙이는 방법을 떠올렸다.
저온 상태에서 나노섬유는 까치집과 같이 가느다란 실이 복잡하게 얽힌 구조라 빛이 통과하지 못해 불투명하다.
반면 10도 이상의 온도에 오래 노출되면 섬유가 녹아 서로 엉기며 구조가 흐트러지고 투명하게 변한다. 상온에 오래 노출될수록 투명해지기 때문에 노출 시간도 짐작할 수 있다. 한 번 투명해지면 다시 돌아오지 않아 조작 가능성은 낮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상온에서 나노 섬유 필름이 투명해지는 시간도 조절했다.
스티커별로 최단 30분에서 최장 24시간 후 투명해지도록 일종의 타이머를 설정했다. 여기에는 나노 섬유의 조성과 두께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했다.
현재 경쟁제품으로 상온 노출 이력을 알려주는 키트가 있지만 고가의 의약품 저온유통 용도로 만들어졌다. 특수 잉크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상온 노출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며 제조비용도 수처원대이다.
이 스티커는 얇고 유연한 데다 제조비용이 개당 10원대로 저렴하다. 임의로 조작을 할 수도 없어 최근 급성장하는 신선 배송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