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사람] 한국 고기요리, 어디까지 먹어봤니(1)

7년간의 미트로드 취재기에서 뽑은 전국 고기 미식 10선

미국육류수출협회와 함께 한국의 다름이 있는 고기 문화를 기록하고자 ‘미트로드MEAT ROAD ’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 지 7년이 지났다. 지난 7년간 계절마다 취재팀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통 맛집부터 뉴웨이브 맛집을 발굴해왔다.

 

 

한반도의 고기 문화는 지역마다 고유한 자연과 역사가 담긴 맛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해온 여정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미트로드’가 시작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소개해온 고기 맛집과 요리를 돌아보며, 특히 기억에 남는 전국의 고깃집 10군데를 꼽았다. 지방마다 다름이 있는 고기 문화부터 젊은 층의 새로운 아이디어로 꿈틀대는 가능성을 직접 경험했던 지난 미트로드의 여정을 숏폼처럼 전한다.

 

짜고 달지 않은 포천의 단짠 갈비맛

송영선할머니갈비집

 

포천 이동갈비는 이동막걸리와 함께 포천에서 가장 유명한 지역 브랜드로, 군부대 지역인 포천시 이동면 일대에 갈비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동면은 북한 치하 시절 철원으로 행정구역이 분리되었던 곳. 격동의 근현대사 속 척박했던 땅에서 어떻게 소갈비가 명성을 얻을 수 있었을까?

 

 

그중 40년 전통의 <송영선할머니갈비집>의 이동갈비는 갈비촌 내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다. 이 곳 주인장 송영선 할머니는, “포천 이동갈비는 인심으로 꽃피운 음식 문화입니다. 손님이 대부분 군인과 면회객이라 장병들 배불리 먹이려는 생각으로 1인분에 갈비를 넉넉하게 내어준 것이 인기가 아니었을까요?”라고 회상한다.

 

지금도 포천 이동갈비는 넉넉한 양과 감칠맛 나는 간장 양념에 버무린 ‘맛난’ 고기요리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두툼하게 포 뜬 갈비를 영업 비밀 1호인 비법 양념에 통째로 담가 3일간 숙성하면 은은한 단맛이 감돌면서 결코 짜지 않은 마성의 단짠맛, 포천 이동갈비가 완성된다.

 

  • 송영선할머니갈비집
  •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 2097 1층, 2층

실향민들의 소울푸드 어복쟁반

평가옥(분당점)

 

<평가옥>을 유명하게 만든 메뉴는 단연 어복쟁반이다. 추운 겨울 둥글게 둘러앉아 육수를 부어가며 먹던 평양의 별미 요리. 한국전쟁 이후 이북 실향민들이 남한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 조리법과 재료가 전파되며 지금 우리가 맛볼 수 있는 어복쟁반의 모습이 완성되었다. 어복쟁반의 어원은, 장터 백정들이 상품 가치가 없는 소의 뱃살을 끓여 먹던 음식이라 ‘우복’이 어복이 되었다는 설, 임금에게 진상하여 어복이라 불렸다는 설 등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진다.

 

 

놋 쟁반에 소고기 편육과 채소를 돌려 담은 뒤 육수를 부어 먹는 요리로 간도 거의 하지 않고 국물이 졸면 다시 육수를 추가해 먹어 재료 자체의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육수는 소고기 양지를 채소와 함께 맑게 끓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고기 편육과 채소를 담아 끓여 먹는 기본 틀은 같지만, 양지, 지라(소의 비장), 우설등 저마다 사용하는 고기의 부위도 다르고, 채소 몇 가지만 담아내는 곳이 있는가 하면 10가지가 넘는 채소에 전까지 올려내는 곳도 있다. 쟁반 한가운데는 양념간장 자리다.

 

  • 평가옥 분당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느티로51번길 9

진정한 갈빗집의 원조는 수원이다

본수원갈비

 

한때는 부의 상징이었고, 가족 외식의 대명사였던 소갈비는 1940년대 수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45년에 문을 연 <화춘옥> 주방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나와 식당을 차리면서 영동시장 싸전거리라는 갈비촌이 형성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수원 갈비는 달짝지근한 간장 양념이 아니라 소금으로 밑간을 해 소고기 본연의 맛을 살린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 맛의 비결을 알기 위해서는 수원 3대 갈빗집으로 꼽히는 <본수원>을 방문해야 한다. 갈비에 참기름, 특제 소금, 다진 마늘 순으로 뿌리는데 참기름은 고소한 맛, 소금 양념은 2-3일 숙성해도 육질과 색을 유지하는 역활을 해낸다고. 그렇게 구워낸 이곳 양념갈비의 두툼한 육질과 촉촉한 육즙은 과연 소문대로다. 11시 30분, 문을 열자마자 2층 규모의 매장은 금세 손님들로 가득 차고 오전 번호표를 든 손님들로 가게 앞은 그야말로 문전성시. 언제 어디서든 갈비구이를 먹을 수있는 요즘이지만 수원 갈비의 명성은 여전하다.

 

  • 본수원갈비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223번길 41

​돼지고기는 역시 청주 지렁물로

장군집

 

청주는 충청도의 대표 도시다. 청주에서 유명한 음식은 삼겹살 그리고 ‘지렁물’이라 불리는 맛간장이다. 청주에는 삼겹살거리가 있을 정도로 현재는 1천여 곳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삼겹살 식당이 가장 많다. 그중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장군집>은 다양한 특수 부위를 선보이는 곳이다.

 

 

기본 12가지 부위를 담은 1kg짜리 모둠 메뉴는 성인 네다섯 명이 먹어도 배부를 양에 가격도 저렴하다. 한춘앵 대표는 부위마다 개성이 다른 돼지 부속 구이의 매력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업장을 열었다고. 당시 청주에 부속 구이 전문점은 거의 없었기에 주변에서 우려하기도 했으나, 청주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 지금은 전국에서 찾아올 정도로 유명하다. 부속 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잡내 제거다.

 

당귀, 황기 등의 한약재와 파뿌리 등을 넣고 한 시간가량 달인 뒤 식힌 지렁물을 돼지 부속에 넣고 대파와 함께 버무려 낸다. 이외에도 껍데기부터 갈매기살, 살코기, 껍질 뺀 모둠 등 다양한 고기를 즐길 수 있으니 돼지고기 마니아에게는 천국이 아닐 수 없다.

 

  • 장군집
  •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성봉로220번길 156

세종시에서 맛보는 젊은 비스트로의 맛

비스트로 세종

 

한반도의 중심인 이곳은 ‘세종특별자치시’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진 젊은 행정 도시로만 익히 알려졌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옛 전통의 흔적을 바탕으로 젊은 셰프들의 네오 비스트로가 펼쳐지면서 새로운 바람으로 꿈틀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비스트로 세종>이다.

 

 

‘세종’이라는 키워드에 매료된 청년들이 같은 이름을 가진 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겨 ‘세종시삼십분’이라는 법인을 세웠고, <비스트로 세종>을 오픈한 것. 국내 다수의 레스토랑에서 셰프 경험을 쌓은 김동우 총괄 셰프가 <비스트로 세종>의 메뉴 개발을 맡고 있다. 서양의 조리 기법을 이용한 모던한 한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고. 훌륭한 맛과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 재료 선택에 정성을 들인다.

 

  • 비스트로 세종
  • 세종특별자치시 바른3길 46 지하 1층

 

한국 고기요리, 어디까지 먹어봤니-2편으로 이어집니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푸드&라이프

더보기
[식품오늘] 국민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 26마리, 다이어트·건강 열풍에 닭가슴살도 인기
우리나라 닭고기 소비량이 2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전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5.7kg으로 집계됐다. 2003년 7.8kg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양이다. 국내에서 도축한 닭고기와 수입 닭고기를 합쳤을 때 한 사람당 26마리씩 먹은 셈이다. 닭고기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매우 중요한 식품으로 꼽힌다. 소와 돼지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만 아니라 백색육인 닭고기는 적색육에 비해 발암 위험이 적기 때문에 비교적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닭다리·안심·가슴살 등 부분육 인기에 힘입어 닭고기 소비가 취향에 따라 세분화되는 추세다. 닭가슴살은 닭고기 부위 중 지방 함량이 가장 적으면서 단백질은 가장 많아 운동을 하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00g 단위의 냉동 닭가슴살으로 대표되는 가공 닭가슴살 시장은 갈비맛·마라맛 등 다양한 맛이 추가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훈제나 수비드 등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한 제품이 추가되면서 선택지가 넓어졌다. 푸드나무가 운영하는 간편건강식 전문 플랫폼 ‘랭킹닭컴’에서는 지난해 출시한 ‘잇메이트

비즈니스 인사이트

더보기

식품외식경영포럼

더보기
[메뉴개발 세미나] 원조 숯불닭갈비·닭구이 전수창업 강좌 열려
닭연골과 닭목살, 닭안창살 등 ‘특수부위’를 내세운 <숯불닭갈비전문점 메뉴개발> 과정이 오는 7월 31일(수)에 열린다. ‘닭갈비’라 하면 갖은 야채에 고추장에 버무린 닭고기를 철판에 볶아 먹는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본래 닭갈비의 원조는 숯불에 구워먹었다고 한다. 1960년대 닭고기를 양념에 재웠다가 숯불에 구워 ‘닭불고기’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춘천 닭갈비의 시초다. 최근엔 닭구이 일명 ‘숯불닭갈비’를 전면에 내세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2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원조 춘천 숯불닭갈비 방식 그대로 전수 닭 해체 방법부터 업소환경에 맞춘 대용량 양념레시피까지 '숯불닭갈비'는 껍질이 얇아 노련한 손길이 아니면 태우기 쉽다. 조리의 핵심은 바로 굽는 기술이다. 일반가정에서 만드는 단순한 조리레시피와 과정들만으로는 식당, 전문업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이에 자영업자, 예비창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이번 <숯불닭갈비전문점 메뉴개발> 과정에서는 부위별 해체 작업부터 시연을 하고 부위별 쓰임새, 양념 소스 제조법, 곁들임 음식 구성, 상차림 방법을 자세하게 전수한다. 외식 전수창업 전문가단이

J-FOOD 비즈니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