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트남에서 Z세대(1995년 이후 출생)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스페셜티 커피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 커피시장에서는 Cà phê sữa đá (카페 쓰어다)라는 자국 주요 커피 생산 품종인 로부스타 빈에 연유 혹은 설탕이 들어간 우유를 넣어 쓴맛을 잡은 아이스밀크커피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는 애호가들이 늘어나며 아라비카 품종을 비롯 케냐,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게이샤 등 스페셜티 커피 원두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커피 시장은 가격대 별로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저가인 스트리트 커피 혹은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 미니 커피 스탠드, 그 위로 로컬 프랜차이즈 브랜드(하이랜드 커피, 커피하우스 등)가 위치한다.
상대적으로 커피 가격이 높은 해외 프랜차이즈 브랜드 커피(스타벅스, 커피빈), 스페셜티 커피숍이 프리미엄 커피 시장을 양분한 형태다.
베트남 커피시장, 로컬·해외 브랜드 각축전
베트남 산업 연구 컨설팅 JSC에 따르면 베트남의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는 2018~2019년에 걸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 1위인 하이랜드커피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랜드커피는 2019년 기준 6,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년도 대비 31%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업계 2위인 커피하우스는 저렴한 베트남 커피부터 중가의 이탈리안 커피까지 모두 아우르는 메뉴로 구성돼 있다.주요 번화가에 2-3층 규모의 대형 매장을 오픈하는 전략으로, 전년도 매출은 2,872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타벅스(Starbucks)는 커피하우스와 근소한 차이로 매출 3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9년 2,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커피 및 음료 한잔 당 가격이 VND 60,000~150,000(약 3,000원~7,700원 )으로, 하이랜드 커피보다 약 2-3배 비싼 편이다.
푹롱은 업계 4위로 2,017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차와 커피를 동시에 취급, 전년도 대비 39%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푹롱은 차 전문 브랜드로서 커피 보다는 차의 매출이 더 높은 기업이다.
한편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진출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는 2020년 6월 현재 빽다방이 유일하다. 메뉴가격은 VND 30,000~80,000(약 1500원~4000원)으로 하이랜드 커피와 유사한 가격 정책을 쓰고 있다. 베트남 전통 커피인 에그 라테를 반영한 커스터드 라테를 메뉴에 포함해 로컬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고 있다.
비싸도 맛과 분위기 좋은 스페셜티 커피숍 인기
스페셜티를 취급하는 카페의 커피 가격은 VND 60,000 이상(약 3,000원)으로 로컬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비해 두 배에 가깝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에서 질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어 베트남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베트남도 하노이, 호찌민 시내 중심부는 임대료가 높아 개인 카페의 경우 번화가를 벗어난 골목 안쪽으로 위치한 경우가 많다. 외진 곳에 위치하더라도 일단 SNS를 통해 커피 맛과 분위기가 알려지면 젊은 손님들을 모을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숍은 해외에서 프리미엄 생두를 수입해서 로스팅하는 로스터리 카페가 주를 이룬다. 다양한 원산지의 생두를 로스팅하여 고객이 원하는 대로 원두를 블렌딩 하거나,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호찌민 시내의 2군과 7군에 위치한 한 프리미엄 카페에서는 12가지 종류의 원두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드립 종류도 베트남 전통 드립 커피 추출 방식인 핀 커피 드립은 물론, 하리오 드립, 사이폰 드립, 필터 드립, 융드립, 모카포트 추출 등 8가지가 넘는 드립과 추출 방식을 갖추었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와 예가체프 커피 빈을 블렌딩 하여 사이폰 드립으로 내려달라고 하면 즉석에서 미리 로스팅 해놓은 원두의 정량을 측정하여 블렌딩 한 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내려주는 고객 주문 메뉴 제작 방식이다.
호찌민 3군에 위치한 N카페의 경우 대부분의 밀크 폼 커피 메뉴들은 아인슈패너 커피, 아이리쉬 커피와 흡사한 커피를 제공한다. 우유 거품을 낼 때 약간의 소금을 넣어 우유 특유의 단맛을 배가 시킨다.
이용 고객은 외국인 관광객이거나 대부분 젊은 세대의 현지인이다. 베트남 Z세대들은 커피숍을 일반적인 만남의 장소보다는 사무실 대용, 회의 장소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칸타르 월드패널 (Kantar Worldpanel)의 연구 보고서는 60% 이상의 베트남 20-30 세대들은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기보다 카페에서 마시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점진적으로 베트남 국민의 총 소득이 증가하며 프리미엄 커피 시장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