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안전과 위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비대면 푸드 테크를 다각적인 용도로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로봇은 대표적인 비대면 기술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도 뉴노멀 시대에 주방 및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로봇의 등장이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로보잇츠(ROBOEATZ)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로봇 주방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주방 보조나 특정 메뉴 조리에 그치던 기존 로봇과 달리 따뜻한 음식부터 차가운 음식까지 자동 조리가 가능하다.
이 로봇 주방은 회사 사무실, 대학 캠퍼스,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됐다. 조리가 아니라 주방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청결 로봇도 등장했다.
트렌드 조사 기관 스타일러스는 최근 트렌드 발표 자료에서 요리사와 서버가 손을 얼마나 철저하게 씻는지 현장에서 피드백을 해주는 주방용 로봇 손 스캐너를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의 IT 기업 미소(MISO)가 위생 기술 스타트업과 협업해 만든 이 로봇은 가시광선 스펙트럼으로 박테리아 등 각종 오염 물질이 남아 있는지를 식별해준다.
국내 외식 업장에서도 이제 로봇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AI 로봇 시스템 업체 ‘브이디컴퍼니’는 비대면 서비스를 구현해줄 각종 서빙 로봇을 판매하는데, 서비스 로봇 ‘푸두봇’, 음성 인식으로 손님과 대화가 가능한 프리미엄 서빙 로봇 ‘벨라봇’, 퇴식 로봇 ‘홀라봇’, 방역 로봇 ‘푸닥터’ 등 서비스 영역도 다양하다.
현재 국내 4백여 개의 외식 업장에서 이 회사의 푸두봇 5백50대가 활약 중이라고. 로봇 없이도 자동화와 무인화로 완벽한 비대면을 실현하는 구내식당 시스템도 등장했다.
풀무원식품이 지난 12월 선보인 ‘출출키친’은 스마트폰 앱으로 희망일 하루 전까지 미리 주문하면 원하는 시간에 도시락을 픽업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자판기로 무인 구내식당 서비스를 담당한다.
식품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추구하는 점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식품 이력 추적과 스마트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도입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서는 최근 GS홈쇼핑이 블록체인 품질이력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예를 들어 사과를 산 소비자는 박스에 기재된 QR코드를 통해 어떤 농가에서 사과를 생산하고 어떤 중간 유통망을 거쳐 홈쇼핑 업체에 전달된 뒤 배송됐는지 전체 정보를 볼 수 있다.
같은 원리의 와인 추적 서비스 ‘빈어슈어(VINASSURE)’를 지난 12월 IBM이 출시했는데, 회원사로 참여한 수입업체들에 의해 제품에 적용되는 중이다.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병의 코드를 통해 포도 원산지로부터 와인 제조업체, 유통업체를 거친 이력은 물론, 와인의 풍미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듯 보인다.
한편, 식품의 안전을 보장하는 HACCP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국내 개발돼 화제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난해 선보인 ‘팩토리원 HACCP’는 식품 제조업체가 공정상의 위해 요소를 수기로 관리하는 기존의 HACCP을 자동화·디지털화한 스마트 HACCP 종합 관리 솔루션으로서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중요한 관리 공정을 모니터링하고, 각종 기록 문서를 디지털로 저장한다. 편리함뿐 아니라, HACCP 데이터도 실시간 수집, 관리, 분석해 보다 정확하고 치밀한 식품의 위생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로봇, 샴페인 한 잔 부탁해요
영국 런던의 레스토랑 <M 빅토리아 스트리트>에서는 로봇 웨이터가 손님을 응대한다. 이들은 내장된 태블릿으로 주문을 받아 샴페인과 글라스를 나르고 스크린을 통해 표정을 짓거나 손님에게 인사를 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40초 만에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로봇이 등장했다. 로봇 개발 스타트업 커넥티드 로보틱스의 소프트아이스크림 로봇은 팔이 앞쪽에 돌출되어 있어 주문이 들어오면 콘을 홀더에 장착해 빠르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로봇 카페가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데, <달콤 커피>의 로봇 카페 <비트>가 대표적인 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영역을 확대 중이다. 전용 앱과 키오스크, 모바일 기반의 음성 서비스 등 100% 비대면 서비스로 운영되며 원두 선택 및 시럽의 양, 진하기 조절 등과 같은 세부 주문 요청도 가능하다.
사람 없어도 편리해요
비대면 만두 가게
지난 10월, 미국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브루클린 덤플링숍>이 문을 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인 비대면 서비스로만 운영되며, 동시에 입장 가능한 인원은 최대 2명이다. 입구에 온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체온을 측정한 뒤 주문은 핸즈 프리 키오스크를 통해 이루어진다.
주문을 마친 고객은 기계에서 만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매장 앞 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다. 요리가 완성되면 고객에게 알림 문자가 오고, 고객이 문자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사물함에서 완성된 만두를 꺼내 갈 수 있다.
정육점 자판기 프레시스토어
키오스크 자판기가 비대면 거래의 수단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4시간 신선한 고기를 살 수 있는 자판기 ‘프레시스토어’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6월 경기 하남에 첫선을 보인 후 현재까지 전국 7개점으로 늘어났다. 냉장용, 냉동용으로 나뉜 키오스크 자판기는 사물인터넷 기술이 접목돼 점주가 제품의 상태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객이 앱을 통해 매장에 비치된 상품 현황을 살펴보고 구매할 상품을 미리 예약해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해 더욱 편리해졌다.
※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