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건강 지향 트렌드가 지속되며 발효 식품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생겨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발효식품 '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식품제조 업계에서는 발효 음식의 주 소비층인 30~40대 여성에 맞춰 세련된 디자인과 제품으로 여심 공략에 나섰다.
된장으로 만든 치즈 케이크
일본 오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전개하는 치즈 케이크 브랜드 FORMA가 발효 식품을 이용한 케이크를 선보였다.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발효 식품인 된장을 넣어 만든 ‘된장 커스타드 치즈케이크’와 술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를 활용한 ‘술지게미(酒粕) 치즈 스플레’ 두 종류이다.
세련된 인테리어의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와 함께 된장 치즈케이크를 이색적으로 먹을 수 있다. 케이크 표면에서 된장의 향기가 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나 신선한 조합으로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된장 포타주부터 낫토 맥주까지
치즈케이크뿐만 아니라 된장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올해 5월 된장국 브랜드 ‘MISO POTA KYOTO’가 야채, 생선, 고기 등 여러 가지 재료 섞어 걸쭉하게 만든 수프 ‘포타주’를 이용한 퓨전 된장 요리를 만들었다. 옥수수 콘, 우엉, 양파를 이용한 ‘된장 포타주’로 일본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좋다. 빵에 찍어 먹거나 밥을 곁들여 먹기에도 적합하다.
일본 미에현의 한 레스토랑에선 ‘낫토 맥주’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낫토 공장을 직접 운영하며 2층에는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젊은 세대에서 낫토를 즐기는 수요가 늘어나자 이들을 겨냥한 맥주를 출시했다. 낫토에서 추출한 에센스를 맥주에 섞어 마신다. 낫토 맥주 에센스는 파인애플, 포도, 자몽, 오렌지 4종류 중 선택하면 된다.
일본 음식점 검색사이트 구루나비의 조사에 따르면 80% 넘는 사람들이 발효 식품을 활용한 음식을 먹고 싶다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여성에선 90%를 넘었다. 한동안 발효 식품 트렌드가 지속될만큼 일본에 진출한 한국 식품 기업도 김치, 된장, 고추장 등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 식품을 젊은 층에 맞춰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